인도네시아 교회들이 11월 21일 서자바에서 발생한 규모 5.6의 지진 피해지역 생존자들을 돕기 위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구호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전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은 이번 지진으로 1000명 이상의 사람들이 부상을 입고, 5만8000명 가량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약 2만2000채의 가옥이 파손됐다.
데니 타리건이 외딴 마을 가솔에 도착했을 때, 젖은 흙냄새가 강하게 느껴졌다.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공중에 퍼졌다.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좁은 비포장도로를 가득 채웠다. 인도네시아의 기독교 구호 활동가인 그가 주변을 둘러보니 돗자리와 담요가 있는 파란색 임시 천막 안에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한 지진 생존자들이 보였다.
타리건은 지난 23일 욕야카르타를 출발해 10시간을 이동해 치안주르에 도착했다. 그는 “사람들은 이 상황에서 생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강하다”며 “그들 대부분은 이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다. 현재 그들은 정부와 다른 재난 구호 기관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교회가 재해 구호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도네시아에서는 정부 기관, 국제 NGO 및 무슬림 구호 단체에서 대부분의 인도적 지원이 제공된다.
인도네시아 교회가 재해 구호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전이라고 ‘배고픈 사람들을 위한 식량(Food for the Hungry)’ 단체의 인도네시아 지사장이자 인도네시아 재해 관리를 위한 기독교 공동체 네트워크인 자콤크리스의 집행팀인 에펜디 아리토낭은 말했다.
지진 직후 필요한 곳들이 긴급 투입
지난 21일 오전에 규모 5.6의 지진이 발생하자 아리토낭, 타리건 등 자콤크리스 멤버들은 행동에 나섰다.
인도네시아 비영리 단체와 교회로 구성된 이 팀은 도움이 필요한 곳을 조사하고 누가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조정 회의를 소집했다.
메노나이트 교회들은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로 했다. 기독의사협회 소속 의사 10여 명과 간호사 20여명이 환자가 넘쳐나는 병원에 환자 치료를 돕기 위해 도착했다. 장로교 교회들은 다친 사람들을 위한 위생 키트와 서비스를 제공했고, 오순절 교회들은 지진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다섯 군데 무료 급식소를 마련했다.
23일까지 지진으로 가옥이 무너지고 학교가 파괴되고 산사태가 발생해 271명이 사망하고 2000명 이상이 부상당해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특히 사망자의 대부분은 어린이였다. 게다가250만 명이 거주하는 치안주르는 언덕이 많은 지역으로 도로가 차단되고 전기가 끊긴 상황에서 피해의 전체 범위를 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콤크리스의 주요 임무는 커뮤니케이션에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협력 지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타리건은 말했다. 현재 지역 교회인 게레자 크리스틴 파순단 치안주르가 협력 지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곳은 자콤크리스의 파트너 기관들이 가장 필요한 곳에 구호품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정보 공유 센터 역할뿐 아니라 피해를 입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쏟아지는 기부금과 음식을 보관하는 물리적 공간으로 쓰인다.
자콤크리스는 또한 인도네시아 교회 공동체(Persekutuan Gereja-gereja di Indonesia, PGI)가 교회와 기독교 단체에 도움을 제공하는 내역 관련하여 일일 상황 보고서를 발행하는 것을 돕고 있다.
타리건은 현장에서 가장 힘든 부분 중 하나는 지진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가정들을 직접 목격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언젠가 또 다른 지진이 다시 일어날 것”이라며 “다시 튼튼한 구조로 주택을 재건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 비용이 많이 들고 사람들은 충분한 자금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지역 사회의 ‘든든한 기둥’되기 위해 협력
자콤크리스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은 어떤 면에서는 지금까지 없던 부분이다.
이에 아리토낭은 그 이유에 대해 역사적으로 인도네시아의 교회들은 외부적으로 공동체의 필요를 채워주기보다는 내부적으로 신자들의 영적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7년에 7개의 기독교 단체가 모여 인도네시아 군도를 계속해서 강타하는 자연 재해에 직면하여 교회가 지역 사회의 “든든한 기둥”이 되는 것은 어떤 모습일지 논의했다. 인도네시아는 1만 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불의 고리에 위치하기 때문에 지진, 쓰나미, 화산 폭발이 낯설지 않다.
자콤크리스는 인도네시아 교회를 대상으로 재해 구호에 참여해야 할 필요성에 대한 교육 및 시기적절하고 지속가능한 대응을 제공할 수 있도록 교회들을 조직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과 함께 창설되었다. 전국의 교회와 비영리 단체를 연결하여 재해가 발생한 위치에 관계없이 지역 교회가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했다.
그들이 대응한 첫 번째 재해는 2018년 술라웨시 섬을 강타하여 쓰나미를 일으킨 진도 7.5의 지진이었다. 지진과 쓰나미 두 재해로 4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만 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자콤크리스는 300채의 집을 재건하고 여러 교회를 짓고 이동 진료소를 제공했다.
한편, 자연재해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교회들이 이 사역의 중요성을 직접 이해하면서 네트워크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0년 10월에 루터교 교단의 본부가 있는 수마트라 섬에 지진이 일어났다. 이 지진으로 루터교 교회는 재해 대비에 대한 필요에 눈을 뜨게 되고, 불과 일주일 전에 재난 대응 팀을 구성하기 시작했다.
CBN 인도네시아의 최고경영자인 마크 맥클렌든은 인도네시아에서 35년 동안 거주했다. 그는 24시간 이내에 CBN 팀이 시안주르의 또 다른 지진 피해 지역인 림방안 사리에 도착하여 음식과 구호 물품을 배포하고 충격을 겪은 어린이들의 심리적 건강을 돌보았다고 말했다. 25일까지 의료팀이 도착해 호흡에 문제가 있거나 감염에 취약한 사람들을 돌봤다.
그는 인도네시아 전역의 지역 교회들은 과거에 자연재해에 대한 대응이 느렸지만 20년 전에 비해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그는 “교회는 전체적으로 성숙해졌다.”며 “재난 상황에 지역 교회는 놀라운 친절을 베풀고 희생적으로 물품을 기부하고 자원을 관리하며 재난 상황의 회복 및 재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우리는 지역 교회들이 우리와 함께 피해 지역을 도울 수 있는지 샅샅이 뒤지고 묻곤 했다. 그러나 이제는 거의 반대이다. 우리는 지역 교회가 공동체의 맥락에서 지역 사회에 많은 책임을 지고 거의 모든 재해 순간에 봉사하는 모습을 본다.”고 말했다.
무슬림 재난 구호단체와도 협력
인도네시아의 기독교 구호 단체와 교회만이 재난 구호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바리산 안소르 세르바구나 나흐들라툴 울라마(Banser) 및 무함마디아 재난 관리 센터(MDMC)와 같은 많은 무슬림 구호 단체가 기독교 단체와 함께 현장에 있다.
타리건은 “그들은 수적으로 우리보다 많다. 우리는 그들과 협력하고 정보를 공유한다.”고 말했다.
타리건은 기독교 구호 단체는 현장 대응 시간과 관련해 무슬림 인도주의자로부터 배울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장 대응 전에 기도하고 회의를 하는데 너무 오래 걸린다.”며 “무슬림들이 먼저 와서 부서진 도로와 건물을 치운다.”고 했다.
무슬림이 다수인 인도네시아에서 소수자인 인도네시아 기독교인들은 재난 속에 뛰어듦으로 그들이 동등하게 국가의 일부임을 증명할 수 있으며 그들과 함께 힘든 시간을 보냄으로써 동포들을 축복할 수 있다고 아리토낭은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것을 지역 사회에 알리고 싶다.”며 “이런 시간들은 우리가 그들에게 가서 ‘예, 우리는 당신과 형제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짐을 나누고 당신의 필요에 따라 당신을 섬기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열린 문이 된다.”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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