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 사용하는지 안다면, 지리는 설교자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 ”
구약의 내러티브는 흥미진진하다. 여호수아를 예로 들어보자. 이 내러티브는 독자를 서사시에서 서사시로 이끌어간다. 기생 라합은 스파이 둘을 숨긴다. 요단강이 갑자기 그 흐름을 멈춘다. 여리고 성벽이 무너져 내린다.
그런데 여호수아서의 피날레 전에, 마치 아름답게 채색한 지도책을 워드 문서로 변환해 놓은 것처럼, 지리 정보가 가득한 열 장이 이어진다. 설교자는 여호수아 15장에서 하살 수알, 브엘세바, 비스요댜, 엘돌랏 같은 지리 정보가 들어 있는 총 63절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 아이들의 주일학교 교재에 들어 있는 색칠 공부 페이지는 보통 이런 긴 장소 목록은 건너뛴다. 설교자들도 많이들 그렇게 한다. 태양이 여호수아 10장에서 멈추어 서고, 강해 설교 시리즈도 거기서 멈추어버린다.
지리학 정보로 가득한 장이 여호수아서에만 많은 것도 아니다. 민수기, 사무엘상, 사무엘하, 에스겔, 느헤미야 같은 성서도 도시, 성읍, 복잡한 여행 일정으로 가득 차 있다.
지리를 설교한다는 게 까다롭다는 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음은 이런 까다로운 장들에 접근할 때 도움이 될 몇 가지 조언이다.
1. 설교 전에 먼저 위치를 추적하라.
어떻게 사용하는지 안다면, 지리는 설교자에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 설교하기 전에 시간을 내어 도시에서 마을로, 산에서 산으로, 호수에서 해안으로 플롯의 지리적 이동을 추적하라. 지리 추적을 성경 연구의 루틴으로 만들라.
설교 본문에 등장하는 지명이 성경책 뒷면에 있는 지도에 나오지 않는다면, 기운이 빠질지도 모르겠다. 이럴 때 성경 소프트웨어나 웹사이트가 수고를 들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로고스의 도움을 받기 전에 직접 지리 경로를 추적한다면 설교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주석을 참고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 주해하고 공부하면서 훈련을 쌓는 것처럼, 디지털 도구를 사용하기 전에 먼저 스스로 지리를 연구하는 습관을 들여라.
2. 지리 정보가 많은 본문의 신학적 목적을 기억하라.
신학이 항상 지리학을 이긴다. 너무 역사에 사로잡혀 본문의 신학적 중요성을 잊어버릴 수도 있다. 여호수아 15:33-63에는 100개가 넘는 마을과 성읍의 이름이 나온다. 최고의 성서 지도책도 따라잡기가 어렵다! 이런 본문에 접근할 때 “이 장소는 어디에 있을까?”라는 질문만 할 게 아니라, 이 질문도 해야 한다. “이 본문의 핵심은 무엇일까?”
여호수아 15장은 유다의 기업의 경계, 곧 하나님의 축복의 경계를 추적한다. 열거하고 있는 모든 계곡, 산, 성읍은 이 지파를 위한 하나님의 공급하심에 대해 들려준다. 상세 지도 속에서 쉽사리 길을 잃을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그 디테일 속에서 들어 있는 보물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 장 중간쯤에서 우리는 옷니엘의 영웅적인 정복과 그에 따른 보상을 본다(15:13-19). 그러나 이 위대한 승리조차도 유다가 여부스 사람들을 쫓아내지 못했다는 여호수아서 화자의 논평과 함께 그 빛이 바랜다(수 15:63). 모든 축복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장은 실패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이는 우리에게 여호수아나 옷니엘보다 더 나은 구주가 필요함을, 가나안 땅보다 더 영구적이고 완전한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가 필요함을 가리킨다.
3. 메시지를 보강할 때만 시각 자료를 사용하라.
대부분의 교회 역사에서 지도 부록이 있는 성경책을 가져본 사람은 많지 않다. 마르틴 루터는 라마가 베들레헴에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지도에서 찾아본 적이 없다. 그런 지도가 없다고 종교개혁을 못한 것도 아니다. 지도나 시각 자료 없이 설교하려는 당신에게는 무수히 많은 동료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시각 자료가 설교를 풍성하게 할 수는 있다. 그게 본문의 요지를 강화하는 데 사용된다면 말이다. 예를 들어, 지도에서 숙곳, 에담, 비하히롯의 위치를 본다면,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의 죄 때문에 짧은 거리에 있는 가나안에 들어가기 위해 먼 길을 돌아 여행했다는 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4. 본문의 지리를 회중이 익숙한 장소와 연결하라.
“단에서 브엘세바까지 거리는 150마일입니다.” 이렇게 말하는 대신에 “단에서 브엘세바까지의 거리는 디트로이트에서 그랜드래피즈까지 거리와 거의 같습니다”라고 말하라. 진정한 미시간 사람이라면 이해하고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두로는 고대 세계의 마서즈빈야드[미국의 유명한 휴양지]였습니다”는 “두로는 북이스라엘의 부유한 해상 도시”보다 더 맛깔스럽고 더 수월하게 머릿속에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 준다.
지리 정보가 빼곡한 본문에 접근할 때 겸손한 마음과 희망적인 기대를 똑같이 가지길 바란다. 그런 본문을 공부하거나 설교하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이 또한 하나님의 말씀이므로 설교자들은 이러한 말씀의 권위에 복종하며, 배우고 성장하는 데 힘써야 한다(딤후 3:16-4:5).
[복음기도신문]
브라이언 무라브스키(Bryan Murawski) |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에서 15년 넘게 목회 사역을 하고 있으며, Cairn University에서 구약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Preaching Difficult Texts of the Old Testament의 저자이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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