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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의 삶,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렇게 살기원해요”

▶뒷줄 왼쪽부터 조상국.조희아 집사, 앞줄 오른쪽 이연희.김숙영(뒷줄 오른쪽) 집사와 가족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복음공동체를 시작한 조상국.조희아 집사, 이연희.김숙영 집사

거듭난 그리스도인이라면, 주님이 우리의 머리이시며 우리는 주님의 몸 된 지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렇게 주님의 몸 된 지체가 모여 산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번 호는 낮에는 같은 사무실 아래에서, 밤에는 한 아파트에서 공동체를 구성해 믿음의 길을 걷는 그리스도인을 만났다. 직장 및 가정이 동일한 공간에서 24시간 함께 예배하며, 일하며, 생활한다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 <편집자>

서울 이태원 한복판에서 의류업체를 운영하며 회사를 복음의 공동체로 세워보겠다는 소망으로 아침마다 예배와 기도로 시작하고 있는 조상국.조희아 집사 부부. 함께 일하는 직원 모두를 동역자로 여기며 살다가 올해 초 새로운 믿음의 발걸음을 뗐다.

몇 년 전부터 회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믿음의 발걸음을 걷는 이연희.김숙영 집사 가정과 집에서도 한솥밥을 먹는 삶의 공동체를 시작한 것이다. 공동체 시작과 함께 경기도 분당에 새로운 매장과 인근에 주거 공간을 마련, 자녀부터 부모님까지 3대에 걸쳐 11명의 대식구가 한 아파트 공간에서 벌이는 알콩달콩한 시간들. 때로는 복음의 진리 앞에서 눈물을 쏙빼야할 정도로 요청되는 믿음의 결단. 9월초로 공동체 삶을 시작한지 100일을 맞는 이들 가정을 방문했다.

– 마음으로 상상하기는 쉽지만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많은 생각과 결단이 있었겠지요. 어떤 계기로 각자 따로 살던 삶을 포기하고 이같이 한 집에서 살기로 결정을 하셨나요?

조희아(이하 희) : “맞아요. 사실, 우리 가정의 식구들만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데 다른 가정과 함께 그것도 한 아파트에서 산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일이에요. 사실 주님 은혜로 복음을 만나고 대화가 통하는 분과 함께 같은 회사에서 살아가는 것 만해도 기뻤어요.

그런데 한 공간에서 함께 산다는 것은 서로가 숨을 공간이 없는 거잖아요. 그래서 선뜻 동의하기가 쉽지 않았어요. 저희들 두 가정의 남자 분들이 간혹 공동체 얘기를 꺼내긴 했지만, 이렇게까지 올 줄은 몰랐어요.(웃음) 지금 함께 산다는 것은 주님의 은혜라고밖에 달리 설명이 안되네요.”

조상국(이하 상) : “저희 형제들의 경우는 조금 달랐어요. 처음 주님 안에서 두 집안이 교제하기 시작하며 언젠가 함께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어요. 회사 일을 마치고 이런저런 믿음의 삶에 대해 서로 은혜를 나누다보면 참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됐어요.

때로는 서로 할 얘기가 다 끝나지 않았는데 각자 집으로 가야한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주님이 말씀을 주셔서 기도하고 순종한 결과, 지금 함께 살게 됐어요.”

– 두 가정이 서로 알고 지내게 된 것은 언제부터였나요?

상 : “저희는 7년 전에 출석하던 교회에서 처음 만났어요. 당시 새 신자 담당과 신입교인, 그런 관계로 알게 됐어요. 이연희 집사님이 막 주님을 만나고 하나님을 알아가던 때였죠. 그랬기에 먼저 신앙 생활을 했던 저의 삶이 초신자의 입장에서 도움이 됐겠지요.

그 만남을 통해 주님이 저에게도 많은 깨달음을 주셨던 시기였어요. 그래서 저희들은 만나면 참 많은 주제로 대화를 나눴어요.”

주님 은혜로 공동체를 시작

이연희.김숙영 집사 부부는 7년 전인 2007년 무렵, 극심한 고난의 시기였다. 지인의 사업에 보증을 섰다가 빌딩을 포함한 거의 전재산을 다 날리게 될 정도로 엄청난 규모의 재정적 손해를 입었다. 경제적 고통도 그렇지만, 마음으로 받은 상처와 충격은 말로 설명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그 어떤 것으로도 위로를 받을 수 없는 시기에 주님이 이 가정을 교회로 이끄셨다. 조상국.조희아 집사 부부 역시 다양한 고난의 시간을 거쳐 왔기에 만신창이가 된 듯한 이연희.김숙영 집사 부부에게는 이들 부부의 삶은 그저 살아 있는 교과서나 다름없었다.

고난이 유익이라는 말은 바로 이같은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인 듯 싶었다. 고난을 경험한 인생만이 고난 가운데 있는 사람에게 위로와 용기와 격려를 베풀 수 있기 때문이다.

– 아무리 신앙 차원에서 대화가 통한다고 하지만, 함께 공동체로 삶을 살기로 결단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어떤 특별한 계기가 있었을 것 같습니다만.

상 : “지금 하고 있는 사업은 주님이 인도하신 일이에요. 어떤 조건이나 자격이 없었는데, 현재 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주님이 허락하셨지요. 처음에는 그러한 하나님의 뜻을 몰랐고, 어려움의 과정도 많이 거쳤어요.

그리고 저희 부부가 복음 앞에 서게 되면서 선교라는 의미를 가진 ‘미션’이라는 상호를 붙이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알게 됐어요. 그 이후 저는 사업장에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을 모두 복음 앞에 서게 하고, 아침마다 예배를 드리고 있어요. 또 선교훈련도 받게 하고 있어요. 예배공동체 같아요.

이 일을 10년 넘게 하면서 하나님 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위해 연합해야한다는 생각을 더욱 새롭게 인식하고 있어요. 그러던 중 주님이 지난해 사도행전 2장 43-47절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구원 받는 사람을 날마다 더하게 하시니라’는 말씀을 주목하게 하셨어요. 그때부터 공동체로 살아야겠다는 마음의 부담을 강하게 갖게 됐어요. 그리고 그 마음을 이연희 집사님 부부와 함께 나눴어요.”

이연희(이하 연) : “집사님 부부를 만나면서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 생명이 내게 온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소중한 가치를 많이 알게 됐습니다. 연합 없이는 생명이 흘러갈 수 없고, 그 복음의 영광에 대해 실제 삶 속에서 조금씩 조금씩 알아간 것이지요. 그 생명이 공동체를 통해 흘러갈 것이라는 말씀이 믿어졌어요.”

– 말씀으로 주님이 인도하셨군요. 그런데, 함께 생활한다는 것은 그리 녹록치는 않을텐데요. 서로 다르게 살아온 가치관이 충돌하기도 하고….

희 : “그리 오래 산 것도 아니에요. 이제 3개월이 지났을뿐인데, 정말로 쉽지 않다는 것을 실감해요. 함께 살게 되면서 조금 넓은 곳으로 이사해왔지만, 모든 것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공간에 살고 있잖아요? 저희 부부의 경우, 먼저 주님을 만나 먼저 된 사람으로서 모범을 보이고 싶은데 그게 안되는거에요.

제가 제일 늦게 일어나기도 하고. 처음에는 모범적으로 살아보려고 노력도 해봤죠. 그런데 그런 삶이 처음보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점점 어려워지는 거예요. 최근에 가장 어려운 시기를 지나온 것 같아요.”

김숙영(이하 숙) : “저희가 함께 회사에서 만나고 일하면서 언젠가는 함께 공동체로 살 수도 있겠다고 막연하게나마 생각해왔어요. 그런데 이렇게 그 시기가 앞당겨지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그런데 공동체의 생활공간도 저의 예상과 많이 달랐어요.

함께 살아도 막연하게 1, 2층 같이 공간만은 완전히 구분된 곳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파트에서 이렇게 11명의 식구가 모여 살게 된 거예요. 모든 것을 서로 바라보면서 살 수밖에 없는 환경에 대한 부담감, 빨래는 어떻게 하나 등등 아주 구체적인 질문이 생기더군요.”

– 그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해가고 계신가요?

상 : “예를 들면 빨래가 아주 구체적인 사례예요. 두 집이 합쳤으니 세탁기가 두 개가 된 거죠. 그런데 각자가 빨래가 생겼다고 그때마다 빨게 되면 물을 아낄 수가 없어요. 그래서 저희는 세탁기에 세탁물이 가득차면 빨래한다는 것을 원칙으로 삼았어요.

이런저런 규칙에 대해 젊은 저희들은 원칙에 맞춰 살아가면 되는데 가장 어른이신 저희 어머님은 조금 어려워하셨죠.”

희 : “사실,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저희가 지혜롭지 못하게 처신할 때가 많았어요. 회사 일에 바쁘다는 핑계로 집안 살림의 많은 부분을 어머니께 미루다보니 많이 힘이 드신 거죠. 그래서 최근 어른 네 사람이 가사 일에 대해 책임을 조금 철저하게 나눴어요. 예를 들어 저녁 무렵에 아이들 식사까지 챙겨야 하는 저녁식사 당번은 저희 네 사람이 순번을 정해서 집에 오기로 했어요.

때로는 아이가 버릇없이 굴 때면 죄송하죠. 최근에 함께 예배드리며 그런 마음을 나누고 함께 기도했어요. 저희는 매주 주일 저녁에 2시간 정도 말씀기도 시간을 갖고 있어요. 주로 아이들이 찬양인도를 하는데, 기도인도는 돌아가면서 맡아요. 이 시간을 통해 주님이 많은 말씀을 해주세요.”

상 : “시간이 흐르면 공동체 생활에 조금 익숙해지고 함께 사는 지체들을 더 사랑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럴 수 없는 나를 발견하면서 참 절망적이었죠. 그래서 주님께 기도했어요. ‘주님, 제 마음을 기쁘게 해주세요.’

그런데 주님께서 믿음 없는 제자들을 꾸짖으시는 말씀을 보게 됐어요. 그때 제가 작은 어려움에 매여 있다는 사실을 알았어요. 비로소 제가 저의 관점으로 지체들을 보고 있다는 태도에 대해 주님이 책망하신다고 받아들이게 됐어요. 결론은 믿음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밖에 없어요.”

연 : “함께 살게 되면 더 활발하게 대화를 자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렇지 못하더군요. 꼭 그런 느낌이었어요. 결혼하기 전 연애시절에는 대화가 참 활발한데, 결혼한 이후 부부 사이에 대화가 줄어드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노력해서 대화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또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그런 때는 그대로 유보하는 것도 주님 안에서 연합하는 방법이더군요. 뭔가를 꼭 결정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었어요.”

숙 : “저는 세워진 권위에 대한 순종, 배려에 대해 많이 깨닫게 됐어요. 조그만 것을 보고 분별하는 것은 어리석은 태도더군요. 주님의 말씀이 우리가 선택해야 할 결론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믿음으로 취해야함을 매번 깨닫고 있어요.

그리고 때로는 공동체에 권면을 하고 싶을 때가 있어요. 나 자신을 내 힘으로 부인하는 것이 너무 힘이 들어요. 그래서 공동체 삶은 십자가 아니면 불가능해요.”

십자가로 가능한 공동체의 삶

– 끝으로 이런 공동체 생활을 경험하고 있는 분으로 공동체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의견을 주신다면 뭐라고 할까요?

상 : “이런 삶을 전혀 살아본 적 없는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공동체에서 살아가는 삶은 정말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각자의 인생에 개입하시고,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람으로 다듬어 가시는 것 같아요. 믿음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정말 복된 시간이에요. 그래서 감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런 공동체 삶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함께 경험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십자가가 결론된 공동체. 한계 상황에서 십자가 복음을 주목하며, 믿음으로 나아가는 공동체는, 11명의 하늘가족이 날마다 품는 꿈이다. 인생인 우리로서는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으로서는 가능한 행복한 행진을 이들 가족이 누리고 있는 것이다.

[GNPNEWS]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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