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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재정 도움은 복이 아니라 우리를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 분송 목사.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분송 목사의 표현은 파격적이었다. 일반적인 생각과 다른 의견이었기 때문이다.

“재정 도움은 복이 아니고 우리를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외부에서 재정 도움을 받게 되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는 그것이 오히려 현지 교회에 해를 끼치게 된다고 하였다. 상식과 다른 것과 같은 분송 목사의 의견은 선교지 교회와 어떻게 협력해야 할지를 잘 보여준다. 먼저 현지 교회가 주인으로서 충분히 헌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확신에 찬 이야기는 계속된다.

“사람들은 공짜를 좋아합니다. 저도 좋아합니다. 문제는 그런 도움을 계속 받게 되면 습관이 되어 버립니다.”

“도움을 받으면 모두 기뻐합니다. 그렇지만 나중에 그것이 옳지 않습니다. 교인들은 스스로 먼저 헌신을 해야 합니다.”

“외부에서 재정 지원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면 문제가 됩니다. 먼저 교인들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외부 지원이 오면 교인들은 축복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것은 축복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우리를 상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축복은, 우리가 먼저 헌신해야 축복입니다.”

“먼저 현지 교회가 도움을 요청하면 성숙한 방법이 아닙니다.”

그러면서 그렇게 교회당과 사례비 지원을 받은 후 어떻게 되었는지를 예를 들면서 설명하였다.

“선교사는 결국 본국으로 가게 됩니다. 현지 교회가 주인입니다. 우리가 먼저 헌신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그렇게 도움 받은 교회는 후원이 중단되자 목회자는 떠났고 교회당 예배는 없어졌다. 스스로 하였다면 스스로 계속 예배를 드렸을 것이라고 하였다. 그의 의견이 너무 앞서고 놀라워서 질문했다. 어떻게 해서 그런 관점을 갖게 되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제가 누구에게서 직접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30여 년 동안 교회와 지방회에서 일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성경은 헌신과 드림에 대하여 말씀하고 있습니다. ‘주는 것’이 복이라고 하였습니다.”

“저희 교회 건축을 할 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외부 도움을 통하여 건축한 교회는 약화가 되었습니다.”

“외부 도움은 마지막에 하면 됩니다. 먼저 자신이 헌신하고 드려야 합니다.”

그는 현장에서, 그리고 성경을 통하여 자립의 자세를 배웠다. 물론 선교지에 재정적인 필요가 여전히 있다. 전쟁이나 천재지변으로 어려움을 당한 경우 최선을 다해 재정을 지원해야 한다. 사람을 키우고 세우는 일에 재정이 필요하다. 때론 지역 개발이나 발전을 위한 재원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현지 교회가 마땅히 해야 할 헌신의 몫이 있다. ‘주는 것이 복’이라는 것은 모든 교회가 경험해야 한다. 외부의 지나친 지원이 현지인들에게 의존을 강화해서는 안된다. 가난한 미얀마 카렌 교회는 스스로 총회까지 자립을 한다. 그들보다 더 여유 있는 태국의 카렌 교회가 의존적이 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분송 목사는 그것의 원인을 외부의 지나친 지원이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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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송 목사와 오영철 선교사. 사진: 오영철 선교사 제공

사실 분송 목사의 의견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선교 대학원이나 선교 훈련원에서 교수들과 강사를 통하여 선교사들은 교육을 받고 있다. 차이점이 있다면 분송 목사는 그의 사역 현장에서 말씀과 체험을 통하여 체득한 것이다. 반면 선교학 교수는 대개 이론과 원리를 배우고 나눈다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분송 목사의 주장은 훨씬 무게가 있고 실제적이다.

그의 학력은 미천하다. 정규 학교는 초등학교 4학년을 마치고 통신 과정으로 7학년 과정을 졸업했다. 중학교 졸업장도 없다. 그의 교회는 시골에 있는 크지 않은 규모이다. 그의 사역 대상은 산악지방에 있는 여유롭지 않은 주변부 소수부족으로 그리 넓지도 않다. 그렇지만 그의 확신에 찬 관점은 선교학 교수도 배워야 할 실제가 있다. 어떻게 현지 교회가 스스로 설 것인가에 대한 핵심 원리를 명확히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분송 목사의 파격적인 의견은 사실 한국 교회에서 이미 적용됐다. 한국 교회 초기에 사역하던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이 사용한 방법이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한국은 찢어질 듯이 가난했다. 당시 미국 장로교회 선교사들은 교육과 학교, 그리고 병원에 많은 투자를 했다. 그렇지만 교회 건축지원을 하지 않았다. 목회자들의 사례비를 주지 않았다. 한국 교회가 스스로 하도록 했다. 미국 장로교 선교사들의 재정이 없어서 아니다. 그들은 가난한 교회도 주인으로서 스스로 헌신하는 것이 건강한 교회가 될 수 있음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기초를 건실하게 하였다. 그리고 선교하는 교회가 되도록 했다. 만약 초기 한국 교회가 교회 건축이나 사역자 사례비를 외부에서 지원받았다면 한국 교회는 선교하는 교회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한국 교회는 선교지 교회가 스스로 전도하고 선교하는 교회를 원한다. 그래서 그런 교회가 되도록 성도들에게 많은 후원을 하도록 도전한다. 선교지에 수십 개의 교회 건축 지원을 하는 교회나 단체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선교지의 현상은 한국 교회의 기대처럼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외부의 많은 지원이 선교지 교회가 더 의존적으로 변하는 경우이다. 좋은 목표인데 방법은 반대이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결국 현지 교회는 많은 헌신을 하지 않아도 된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본다. 나는 어떻게 현지 교회에 비쳐지고 있는가? 현지 교회를 헌신하도록 하는가? 아니면 더 의존하게 하는가? 이미 답을 가지고 있는 분송 목사를 알고 있는 것은 큰 복이다. 그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내 자신을 돌아보게 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선교사들이 배워야 할 다양한 사람들을 준비하여 놓으셨다. 분송 목사를 보면서 그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파격적인 통찰력을 가지고 먼저 실천하는 그는 선교사들이 배워야 할 하나님의 사람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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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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