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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권 칼럼] 헝가리, 기독교 보수주의 전통을 지키다

▲ 크리스마스 시즌의 헝가리교회. 사진: dailynewshugary 캡처

헝가리는 1000년의 기독교 문화전통을 보존한 기독교 보수주의의 전통을 갖고 있는 나라다. 이런 헝가리가 최근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주도, 온라인으로 진행된 전 세계에서 100여개 국이나 넘는 나라가 참여한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초대받지 못했다.

서구 언론과 한국 언론을 통해서 알려지고 있는 헝가리의 이미지는 ‘기독교적 헌법’과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기독교 보수주의’ 전통을 대변하는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활동하는 나라이다. 이처럼 좌익 성향의 국내 언론들은 보수적인 사람이나 단체에 대해서는 ‘극우’라고 비판하면서도 자신들을 포함한 좌파는 ‘진보’라고 주장한다.  

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인 폰데어라이엔은 기독교 보수주의의 르네상스가 발생하고 있는 중부유럽(헝가리, 폴란드, 오스트리아, 체코 등) 회원국의 지지를 받고 선출된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 소속 정치인으로 7남매의 자녀를 둔 기독교 보수주의자이다. 서구에서 자녀가 많다는 것은 보수주의자일 가능성이 높다.  

헝가리와 연대하는 폴란드,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 등 중부유럽 국가들은 가장 역동적이고 생산적인 국가들로서 경제적으로 번영을 누리고 있을 뿐 아니라, 인구증가율도 서유럽의 2배나 된다. 반면, 독일을 중심으로 한 서유럽 국가들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이슬람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의 문제를 안고 있다. 

구소련 공산주의의 억압을 경험하고 1989년 공산주의의 붕괴 이후에 자유를 회복한 동유럽과 중부유럽 국가들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이 말하는 문화막시즘과 프로이트막시즘 그리고 (민주적) 사회주의 담론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이들의 사상이 구소련식 사회주의와 공산주의와 별다를바 없다고 본다.   

최근 EBS방송으로 국내 일반인들에게도 널리 알려지게된 주디스 버틀러도 인정하듯이 젠더이데올로기와 퀴어이론, 차별금지법 등은 프랑스, 헝가리, 남미, 폴란드 등에서 강력한 저항운동에 직면하고 있다. 헝가리의 절대 다수 ‘기독교 민주주의’ 정당의 노력으로 문화막시즘적이고 프로이트막시즘적인 젠더페미니즘과 퀴어이론의 연구중심지 역할을 했던 중부유럽대학은 폐교되고 다른 나라로 이전하게 되었다. 이 대학은 헝가리 출신으로 금융인이자 투자자인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대학이었다. 주디스 버틀러는 2020년 ‘누가 젠더를 두려워하는가’라는 강의를 통해서 이러한  글로벌 반-젠더이데올로기 운동에 대해서 소개하면서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BBC에서 최근 방송한 것처럼 조지 소로스는 유럽연합에 거대한 자본을 통해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헝가리 기독교 보수주의자들은 이 포스트모던적 흐름에 대해서 강력하게 저항하고 있다. 필자가 ‘문화막시즘의 황혼’에 소개한 영국을 대표하는 정치철학자 로저 스크러턴 경은 이 헝가리에서 개최된 몇몇 강연에서 글로벌리스트 조지 소로스가 말하는 ‘열린 국경'(Open Border) 개념을 비판하면서 민족국가의 주권의 회복을 주장했다. 그는 또 영국인들이 유럽연합의 초민족국가적 법제정과 사회주의적 질서수립을 위한 차별금지법, 젠더이데올로기, 문화전쟁의 무기로서의 유럽인권법원의 새로운 인권개념에 대한 저항행위로 브렉시트를 결단했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만의 독특한 길(Deutscher Sonderwerg)을 주장하면서 ‘열린 국경’ 개념을 수용해서 수백만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했다. 이에 대해 독일 내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철학자 슬로터다이크와 이슬람화에 의해서 ‘독일은 사라지고 있다’라는 책을 출간한 독일 사민당 소속의 자라친 박사는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기독교 보수주의 노선을 지향했던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을 사회민주주의화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필자의 책 ‘질투사회’에서 소개한 것 처럼, ‘독일은 사라지고 있다’라는 이 책은 독일에서 수백만권이 팔린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최고의 베스트셀러이다.

이처럼 유럽문명의 모태인 기독교 문화와 기독교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헝가리의 총리를 극우성향이라고 평가하는 것은 올바르지도 정의롭지도 않다. 20세기 후반 풍미했던 독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비판이론이 말하는 문화막시즘(프로이트막시즘)과 좌파담론이 유럽의 대세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프랑스에서도 포스트모더니즘은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이러한 학문적 동향은 21세기 유럽 (민주적) 사회주의 노선의 몰락과 연동되어 있다.[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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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권 박사 | 전 숭실대학교 기독교학대학원 초빙교수. 독일 마르부르크 대학 수학 및 연구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대학 신학박사(Dr.theol). 학제적 연구프로젝트 박사후연구자 과정(post-doc) 국제 지라르 학회(Colloquium on Violence and Religion)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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