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수 장로(트리니티소프트 대표)는 최근 전문인 선교 포럼에서 ‘IT비즈니스와 하나님의 기업가’라는 주제로 IT비즈니스에서도 “예수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길”임을 고백했다. 치열한 경쟁으로 전쟁터나 다름없는 비즈니스 현장에서도 거룩한 비즈니스, 정결하고 정직한 비즈니스를 외친 김 장로의 고백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울림이 된다. 남모를 어려움도 많았을 비즈니스 현장에서 이런 고백을 하기까지 어떤 은혜가 있었을까? 그의 고백을 들어본다.
– 먼저 운영하고 계신 트리니티소프트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지금 시대는 어떤 기업체의 정보서비스든 인터넷과 연결됩니다. 그래서 기업의 정보들이 외부의 해커나 공격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저희 회사는 그런 소프트웨어 개발의 취약점과 오류들을 찾아주고 그것들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 가이드를 제공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 이 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과거에 다녔던 회사에서 뱅킹 시스템을 온라인화 하는 일들을 했습니다. 그때 많은 기업들의 웹사이트가 보안에 취약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쉽게 말해 첨단빌딩을 만들기는 하는데, 잠금장치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이 사업을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2005년에 시작하게 됐습니다. 시작도 빨랐고 아이템도 좋아서 빠르게 성공했습니다. 3년 만에 CCRA(국제상호인정협정) 국제 인증서도 받고, 회사도 빠르게 성장했죠.”
– 부모님도 사업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사업적 재능을 배우신 것 같네요.
“재능보다도 어려서부터 사업가이셨던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많은 믿음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회사를 경영하시려고 몸부림치셨던 아버지의 모습은 지금도 제 기억 속에 생생합니다. 그래서 저도 아버지와 같은 크리스천 사업가가 되고 싶어서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도 아버지(고 김웅길 장로)는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업가이자 장로님이시기도 하십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하나님께서 아버지를 통해 저를 비즈니스의 길로 인도해 주신 것 같습니다.”
말씀으로 기업경영하던 선친의 삶 기억
–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어떤 분이셨는지 궁금합니다.
“할아버지(고 김추호 장로)는 1945년에 아세아산업공사란 회사를 창업해 농기계 사업을 시작하셨어요. 당시는 모두가 배고픈 시절이었는데, 할아버지는 우리 민족이 배고프지 않게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하신 일이었어요. 할아버지는 공장 옆에 교회도 세우시면서 한국교회를 많이 섬기셨고, 아버지도 역시 선교현장을 방문하시고, 많은 선교사들을 섬기셨습니다.”
– 장로님이 사업을 시작할 때 부모님의 도움도 있지 않았을까요?
“네 많은 분들이 지레 짐작으로 그렇게 생각을 하세요. 그런데 아버지는 재정적인 도움을 전혀 주시지 않았어요. 저도 원하지 않았어요. 대신 기도로 지원해주셨지요.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때, 딱 한번 차용증서를 작성하고 자금지원을 받기는 했지만 원금을 모두 갚았습니다.(웃음)”
– 할아버지께서 민족을 위해 사업을 시작하셨다는 말씀이 참 감동적입니다. 이러한 믿음의 선조들의 영향을 받은 사업이 어떻게 운영됐는지 매우 궁금합니다.
“처음에는 제품 출시 시점이 시장에서 필요로 할 때여서 반응이 좋았습니다. 놀라운 속도로 회사가 성장했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초고속으로 성장하면서 제가 매우 교만해졌습니다. 겉으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속으로는 웬만한 회사 대표를 봐도 대단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저희의 순이익은 웬만한 중소기업은 따라올 수 없을 정도였어요. 그래서 교회에도 많은 십일조를 내고 믿음이 좋다고 칭찬도 받았습니다. 표현은 안했지만 내가 뭔가 대단한 사람이어서 이렇게 된 것처럼 생각했죠. 하나님이 더 이상은 안 되겠다고 생각하시고 저를 다루기 시작하셨습니다.”
– 어떤 일이 전개될지 짐작은 됩니다만… 그래서 어떻게 되셨나요?
“비지니스가 최고치에 올라갔을 때 한꺼번에 몇 개 부서의 팀장들이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제가 개발자 출신 CEO가 아니기 때문에 사람들이 없으면 사업을 유지할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경쟁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유사 제품으로 뛰어들면서 우리 회사가 밀리기 시작했죠.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이 저를 선교하시기 위해 허락하셨던 것 같습니다. 이런 사실을 몰랐을 때는 하나님을 마냥 원망했습니다. 당시 선교단체나 NGO단체들을 매월 10군데 이상 후원하고 섬겼는데, 하나님께 돌아가야 할 영광을 제가 가로채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태로는 하나님을 위해 아무리 섬긴다고 해도 주님이 쓰실 수 없으셨던 것 같습니다. 복음의 진리와 무관한 삶을 살면서도 선한 행위를 한다는 것으로는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없었던 것이죠.”
승승장구하던 회사에 다가온 위기
– 아주 가난한 마음으로 회복이 일어나는 시간이 있으셨군요.
“처음에는 비즈니스를 하면서 정직하고 반듯하게 원리원칙대로 살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어요. 실제로 하나님의 말씀대로 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참 많았습니다. 그리고 주님이 저를 십자가 복음 앞에 세워주셨어요. 복음을 깨닫게 되면서 제가 한순간이라도 주님을 바라보지 않으면 언제든 변질 될 수 있는 죄인 중에 괴수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습니다. 제가 십자가로부터 시선이 멀어지는 순간, 죄짓고 넘어집니다.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동입니다. 그래서 항상 히브리서 12장 2절 말씀을 묵상하고 또 묵상합니다. ‘믿음의 주요 또 온전하게 하시는 이인 예수를 바라보자’ 주님께 초점을 집중하지 않으면 누구를 위한 전문인 선교인지 또 무엇을 위한 전문인 선교인지 그 핵심을 놓치게 됩니다. 주님이 그렇게 저를 변화시키셨어요.”
– 그런 원리원칙을 지키려면 쉽지 않은 순간이 많겠죠?
“순종의 결과는 주님이 책임져 주시기에 계속 순종의 자리로 나아가려고 믿음을 쓰고 있습니다. 정말 날마다 매순간 믿음을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곳이 제가 속해 있는 산업현장이라고 여겨집니다. 전문인 선교사 중에 ‘말씀에 순종하다.’ 망했다는 이야기를 별로 들어본 기억이 없습니다. 이런저런 전문인 선교 집회를 가보아도 예수 믿고 성공했다는 이야기는 많지만, 순종하다 손해 보았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망하려고 사업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성공보다 순종이 먼저 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하나님이 그렇게 장로님을 비즈니스 선교사로 만들어가셨군요.
“나를 위한 복음? 어떻게 들리시나요? 저는 예전에 주님께 이런 기도를 많이 드렸던 것 같습니다. ‘주님, 저 도와주세요! 그러면 제가 아주 유명하고 성공한 전문인 선교사가 되어서 하나님 일 많이 할게요.’ 그런데 복음을 알아 가면, 알아 갈수록 이것이 성숙하지 않은 믿음이라는 것을 주님이 가르쳐 주셨습니다. 순서가 바뀌어야 한다는 진리를 깨닫게 해주신 거예요. ‘나’를 위한 복음이 아니라, 복음을 위한 ‘나’라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것! 비슷하게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목적과 방법이 바뀌는 어마어마한 선포입니다. 내 문제 해결과 소원성취를 위해 복음을 이용했던 내가, 복음을 위한 전문인 선교를 한다는 것은 주인이 바뀌는 어마어마한 사건입니다. 말은 하나님을 위한 전문인 선교를 한다고 하면서 내 만족과 유익을 위한 전문인 선교를 한다면 아무리 ‘선교적’이라고 포장해도, 그 기업은 죄인의 자아추구를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하나님 나라와 복음이 가장 우선순위가 아닌 전문인 선교, 결코 은혜의 통로가 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 복음을 위한 ‘나’가 되기까지 과정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들려주세요.
“제 인생은 복음학교 이전과 이후로 달라요. 머리로만 복음을 알고 의무적으로 말씀을 지켜왔다면, 복음학교 때 십자가를 정면으로 만나면서 복음이 실제 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됐습니다. 복음이 실제가 된다는 것은 복음이 내 말과 행동을 통치하고 다스리는 것이더군요. 이전에도 선교적 목적으로 기업을 경험했지만, 거기에는 제 마음이 많이 담겨있었습니다. 주님도 잘되고 나도 잘되는 식이었죠. 그러나 복음학교 이후에는 내 존재 자체가 하나님께 드려졌습니다. 이 말은 하나님이 나를 다른 일에 사용하시겠다면 언제든지 순종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복음학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나요?
“2008년에 교회에 새로운 목사님이 부임하게 되면서 2년 동안 복음에 대한 메시지를 듣게 됐습니다. 그때 김용의 선교사님도 오셔서 말씀을 전하시고, 여러 선교단체와 연합해서 말씀기도도 같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음학교에 대한 궁금증과 갈급함이 생겼습니다. 또 거기 정말 진짜야?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죠. 제가 나름대로 평생을 교회에서 먹고 자랐고, 5대째 모태신앙으로 태어나서 자부심이 있었는데, 김용의 선교사님 메시지에서 모태신앙으로도 안된다며 ‘모태장아찌’라고 표현하시는데 그 말이 제 마음을 찔렀던 게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마음의 갈등을 통해 은혜를 사모하게 하셨어요.”
– 복음학교에서 어떤 은혜를 받으셨는지요.
“지금도 너무 생생합니다. 복음학교를 시작하는 첫날부터 내가 얼마나 존재적으로 타락한 사람인지 십자가에서 부딪치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머리로는 복음이 99% 믿어졌지만, 1%는 여전히 안 믿어졌습니다. 복음을 다 알겠고 은혜로운데, 복음에 내 인생 전부를 바치기에는 1%가 부족했습니다. 그렇게 복음학교 마지막 날까지 왔는데, 마지막 예배시간에 합심해서 기도를 하는데 강대상 뒤에 있는 십자가에 제 아들이 못박혀 있는 환상을 보게 됐습니다. 하나님이 이만큼 사랑했다는 마음을 주셨어요. 아들을 내어주는 사랑이 뭔지 알겠더군요. 그 사랑이 어떤 사랑인지, 얼마만큼의 사랑인지가 깨달아지면서 그때 주님 앞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이상 258호에 게재>
– 16년 동안 선교적 목적으로 기업을 운영해오시면서 여러 경험들을 해오셨을텐데, 하나님이 선교적 사업에 대해 가르쳐주신 것이 있을 것 같아요.
“주님이 가르쳐주신 성공과 실패에 관한 몇 가지 정의가 있는데요. 첫째는, 영성이 비즈니스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흔히들 예수 잘 믿으면 돈도 많이 벌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예수님 잘 믿는 것이 반드시 돈 많이 버는 것으로 이어지지만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용할 양식인 만나와 메추라기는 반드시 공급해 주십니다. 그래서 지난 16년이 저에게는 기적과도 같은 시간이었습니다. 둘째는, 목적이 선하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만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 이러한 이야기의 구체적 사례가 있을까요?
“저는 지난 16년간 선교를 위한 비즈니스(BFM), 선교로서의 비즈니스(BAM), 또 교회개척(Church setting)과 같이 이런 다양한 형태들로 기업을 경영해 보았습니다. 각 형태별로 정말 많은 경험을 하게 되었는데, 그중 가장 큰 실패는 회사가 가장 성장했던 시기에 일어났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성공이 교만으로 이어져, 내 의로 행했던 많은 사역들이 오히려 독이 되어버리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사람들의 인정과 평판, 남과 나를 끊임없이 비교하는 죄, 성공에 목말라하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기 부인이 아닌 자아 추구하며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었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이 저를 포기하지 않으시더군요. 어렵고 힘든 상황 가운데 떡을 달라고 주님을 찾았을 때, 주님은 갈라디아서 2장 20절의 말씀으로 제게 찾아오셔서 당신의 생명을 제게 주셨습니다. 제게 정말로 필요했던 것은 떡이 아니었습니다. 성공한 비지니스 선교사가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내 옛사람이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이제는 내 안에 생명의 떡 되신 그리스도가 사시는 이 진리를 믿는 믿음이 필요했던 것이었습니다. 나는 죽고 예수님이 하시는 전문인선교! 이것이 제가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이었습니다.”
–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역시 복음이 전부가 되어야 하는군요.
“나를 드러내고, 내 이름을 높였던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서 죽지 않으면 어떤 형태의 전문인 선교도 하나님의 영광을 온전히 드러낼 수 없습니다. 최근 비즈니스 선교의 흐름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비즈니스 선교가 과정을 뺀 결과주의, 열매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신의 우월적 위치를 통해 누군가를 이기고 성공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어렵습니다. 그 비즈니스를 통해 하나님이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수님 없는 전문인 선교와 그로인한 성공은 비극만 가져다 줄 뿐입니다. ‘난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당신을 보면 하나님이 누구신지 알고 싶다.’ 누군가 이런 말을 한다면 이 보다 더 성공적인 전문인 선교는 없을 것 같습니다. 망하기 위해서 비즈니스 선교를 하는 분들은 없겠지만, 망하는 것까지도 순종할 수 있다면 그 멈춤은 실패가 아닌 승리가 될 것 같습니다.”
비즈니스에서도 오직 예수 그리스도
– 망하는 것까지 순종하는 게 승리라는 말씀이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비즈니스 선교 영역의 선배로서 지금 젊은이들에게 조언해주시고 싶은 것이 있을까요?
“제 기도제목이기도 한 것인데요, 모든 문제의 백문일답, 예수 그리스도라는 것입니다. 믿음의 주를 바라보고 주님과 동행하면 아들을 내어주시기까지 사랑하셨던 주님이 답을 안 해주실 분이 아니십니다. 땅을 바라보고 사람을 바라보는 건 돌아가는 길이요, 지름길은 믿음의 주를 바라보는 거예요. 주님께 모든 답이 있어요. 우리의 시선이 주님께 고정돼 있으면 주님이 만날 사람을 만나게 해주시고, 갈 길을 밝히 보여주시고 인도해주십니다.”
– 대단한 실제적 솔루션이 나올 줄 알았는데, 주님만 바라보는 것이 가장 실제적 방법이었군요.
“제가 ‘한국전문인선교훈련원(GPTI)선교 포럼’에서 나눈 발제를 들으시고 한 선교사님이 메시지를 보내주신 게 있어요. ‘선교에 순교가 있듯이 비즈니스 선교에도 순교가 있는 것 같습니다. 한 알의 밀알이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처럼 사업이 망해도 거룩하게 망하면 많은 열매를 맺게 됩니다. 선교사가 순교를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영광으로 여기는 것처럼 사업 망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거룩하게 망하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면 그것이 바로 순교이고 그것이 성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비즈니스 영역에서도 누군가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서 열매를 맺는 아름다운 멈춤이 비즈니스 선교에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망하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하나님이 멈추라고 했을 때 주님을 신뢰하고 멈출 수 있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복음기도신문]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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