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W. 토저의 <패배를 통한 승리>
A.W. 토저(1897-1963)는 189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작은 농촌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교육만 받은 토저는 18세 때 회심을 경험한다. 그 후 성경읽기와 기도, 독서와 연구로 ‘하나님을 알아가기’ 시작했다.
정규 신학교육을 받지 않은 토저는 당시 신생 복음주의 단체였던 기독교선교연맹(CMA, Christian and Missionary Alliance)에서 사역을 시작한다. 1963년 66세의 나이로 소천한 그의 묘비명에는 덜도 더도 말고 단지 “하나님의 사람(A MAN OF GOD)”이라고 새겨져 있다고 한다.
토저는 43년간의 사역기간 동안 왕성한 설교와 저작활동을 했는데 그의 설교와 책들은 지금도 우리에게 많은 도전을 주고 있다. 그는 인본주의 세계관과 실용주의적 복음주의 시대정신을 거부했던 20세기의 선지자라고 불리고 있다.
토저 자신이 기독교의 근본적 핵심을 저술해야 한다는 마음의 부담이 넘쳐 흘러나온 책이라고 서론에서 소개하고 있는 소책자 「패배를 통한 승리」는 1950년 미국에서 출판되었다.
회심 이후 그의 일생이 그러했듯 이 책도 ‘하나님을 알고자 하는 사람은 하나님께 시간을 바쳐야 한다’ 는 ‘하나님을 추구함’으로 시작하고 있다. 반면, 하나님을 알지 못한 것, 신학적인 관념과 종교적인 개념으로 조작된 하나님 외에 실재(實在)하시는 하나님을 만난 경험이 없는 것이 가장 크나큰 비극이라고 토저는 지적한다.
“기독교의 싸구려 복사본이 아닌 진품을 누리고 있는가?”라는 도전적인 질문 앞에 독자들을 초대하고 있다. 기독교의 진품은 나를 위해서(for me)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내 안에서 (in me) 생명의 기적으로 경험하게 한다는 것이다. 성령의 내주하심과 충만하심도 결국 그리스도께서 창조의 아침 이래로 행하신 이 일을 계속 행하시기 위함이었다는 것이다.
이 책의 통쾌함은 서론에서 밝힌 것처럼 기독교의 본질을 분명하게 드러내는데 있다. 십자가가 필요한 인간의 실존, 무엇으로부터 구원해 주셨는가? 저주스러운 자아, 육, 옛 사람, 자기 사랑, 자기 연민, 자기 추구, 자기 신뢰, 자기 주장, 자기 방어, 자기 의(自己 義)가 존재의 근원이라는 것이다.
이 자기, 자아의 유일한 정복자가 하나님이시며 그분의 완전한 지혜인 십자가뿐이라는 것에 ‘아멘’하게 된다. 교회에 다니면서 외형적인 변화는 되었지만 본질상 자아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은 자기의 악을 위장하는 기술만을 더 멋지게 터득하게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심지어 복음주의적 교회들마저도 그리스도와 함께 죽어야 하는 것은 가르치지 않고 다 죽어 빠진 인간의 힘을 가지고 애써 살아가라고 교육하고 훈련하는 현실에 대해서 토저는 타협하지 않는다. 육적 기반 위에 교회를 세우려는 당시 시대를 향한 질타는 오늘 날에 더욱 필요한 메시지 같다.
“오늘 날 인기집중하고 있는 복음주의가 내세우는 십자가는 엄밀히 말해서 십자가는 아니다.” 성경이 말하는 십자가는 옛사람을 죽이나 인기가 있는 십자가는 옛사람을 환대한다. 주님의 십자가는 육의 신뢰를 파멸하나 자기 고집적이고 육적인 기독교의 십자가는 육의 신뢰를 격려한다. 그 육신은 십자가 위에서 죽지 않고 생생히 살아 있어서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짊어지는 일에는 지독하게 완고히 거부하고 있다고 말한다.
결국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우리 편에서 보면 우리가 선택한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 편에서 보면 지극히 높으신 분이 우리를 사로잡으며 체포하며 정복시키시기 위해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잡으신 하나님의 선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구원은 하나님의 초자연적인 역사요 우리 믿음의 완성자이신 하나님의 은혜로 가능한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의 불신앙과 육, 자아로 향하는 천성을 꺾으시는 인자하신 하나님의 뜻에 복종하기로 매순간 결정해야 한다고 저자는 권면한다. 우리의 믿음과 순종으로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님께서 온전히 우리를 정복하시도록 기도하라고 권면한다. 또한 복음을 깨닫게 해 주시고 복음을 살게 하시는 성령충만은 우리가 모든 것을 버리는 것과 내적 죽음을 체험하는 것, 아담의 잔재물을 우리 마음에서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성령충만이 요구하는 것은 결국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살아가는, 말씀에 엎어지는, 진리가 결론이 되게 하는 믿음의 순종, 말씀 충만이다.
십자가를 믿음으로 옛사람, 자아가 하나님께 완전히 정복당한(The Divine Conquest), 하나님께 완전히 패배한 사람은 가장 행복한 사람, 승리의 사람이라고 밝히며 토저는 우리를 십자가로 초청하고 있다. 하나님께 철저히 정복당할수록, 타고난 내가 패배할수록 우리의 삶은 복되다. 이것이 오늘 날도 복된 소식이다.
[GNPNEWS]
성미경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