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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칼럼] “진실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로리 펙 수상자 에드윈을 만나다

▲ 전쟁 현장에서 취재중인 저널리스트 에드윈(가운데). 사진: 오영철 제공.

“진실을 밝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34세의 저널리스트 에드윈(Edward Win)은 담담하지만 확신에 찬 목소리도 대답했다. 그는 2021년 로리펙 상(Rory Peck Awards) 후보자로 선정됐다. 로리 펙 상은 신문의 퓰리처상(Pulitzer Prize), 방송의 피버디 상(Peabody Award)과 함께 세계 3대 언론상 중 하나이다. 로리펙 상은 세계의 분쟁 지역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들의 영상뉴스를 대상으로 주는 상이다. 그의 작품이 선정되었다는 것은 저널리스트로서 그의 능력과 작품성이 증명이 된 것이다. 또한 그가 얼마나 어려운 지역에서 촬영을 했는가를 의미한다.

그의 촬영물은 여러 곳의 방송사 뉴스에서 방송됐다. BBC방송에서 4차례, 중동의 알자지라(Al Jazeera)는 물론 한국의 KBS에서도 사용됐다. 알자지라 방송은 그에게 요청하여 취재를 할 정도였다. 그만큼 희소성과 중요성이 크고 그의 기자로서의 능력이 탁월했기 때문이다. 그의 영상은 주로 미얀마 내의 분쟁지역인 카렌과 까친 그리고 카레니 지역에서 취재됐다. 생명을 담보로 취재한 내용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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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세계 3대 언론상 중 하나인 로리펙 상 뉴스부문 후보자 에드윈. 사진: bbc 캡처

그는 23세의 부인과 신학교 안의 주택에서 살았다. 아내 김보순 선교사가 그의 부인 호산나를 신학교에서 상담학을 가르쳤다. 그녀는 태국어를 못해 내가 중간에서 카렌 통역을 도와주면서 가까워졌다. 붙임성이 좋은 젊은 부부였다. 작년 성탄절에 부부는 신학생들과 같이 집에 온 적이 있었다. 그들은 처음 왔지만 친근하게 다가왔다. 올해 6월경 그가 근처의 카렌 마을 방문할 때에는 나에게 같이 가자고 해서 동행하게 됐다. 지난 7월에는 갑자기 전화가 와서 집 근처라면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우리 집에서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를 삼촌과 숙모처럼 대했다. 한국 방문 중에도 몇 번 연락을 하게 되었는데, 영국에 가게 되었다고 했다. 로리펙 상 후보자가 되어서 11월 16일에 있는 수상식에 초대를 받게 된 것이다.

그들의 영국 일정은 예정보다 늦춰졌다. 코로나로 태국에 있는 영국대사관의 비자 발급이 늦어서 그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에야 방문할 수 있었다. 주최 측에서는 후보자들에게 2개월 동안 영국에서 지내면서 훈련과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했다. 참석할 수 없었던 그에게 BBC에서는 인터뷰를 했다. 그의 작품과 관련된 내용인데 수상식 중간에 방송했다. 그들이 11월 23일 영국으로 가면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다. 영국에서 일정을 마치면 그들은 미국으로 갈 예정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저널리스트로서의 그의 여정을 알고 싶었다. 식사와 커피타임을 하면서 그의 삶을 들을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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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으로 떠나는 에드윈 부부를 축복하며 기념사진을 촬영한 필자.

그의 취재가 얼마나 위험하고 위협적인지 이야기했다. 앞서 밝혔듯이 ‘로리펙(Rory Peck)’이라는 상은 분쟁지역의 상황을 보도하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들을 대상으로 한다. 위험은 늘 따라다녔다.

“전투지역에서 모두 4번 정도 촬영을 하였습니다.”

전투 지역은 저널리스트에게 군인들보다 더욱 위험한 지역이다. 군인들은 무기를 소지하고 총과 포탄의 위협을 피하고자 한다. 군인들은 공격과 방어를 집중할 수 있다. 반면 저널리스트는 총 대신 카메라를 들고 그런 전투상황을 촬영하는 것이다. 비무장한 저널리스트는 생명을 건 촬영과 보도자료를 만드는 것이다. 집안에서 편안히 TV나 미디어를 통하여 보는 전투장면은 목숨을 건 저널리스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에드윈의 작품은 이런 과정 속에서 기록됐다.

분쟁지역에서의 취재는 질병의 위험이 늘 상존했다.
“10년 동안의 취재하며 다섯번 말라리아에 걸렸습니다.”
소수부족 카렌, 까친군들의 활동을 촬영하는 지역은 의료지원이 거의 없었다. 다양한 질병의 가능성을 안고 취재한다. 말라리아는 그런 질병 중에 하나일 뿐이었다. 더 큰 위험이 있었다. 미얀마 군들이었다.

“미얀마군 지역을 통과해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미얀마군은 이런 저널리스트의 활동을 반가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적대적으로 대한다. 미얀마군에게 발각이 되면 그의 촬영 기록만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었다. 그가 촬영하였던 대부분의 작품들은 무명으로 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실명이 밝혀지면 가족들에게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야 실명을 밝혔다.

“가장 위험한 상황은 2013년도에 있었습니다.”
당시 까친 족의 군활동을 취재하면서 까친 군인들에게 다양한 촬영기법을 가르쳤다. 매일 장소를 이동하면서 가르쳤는데, 하루는 70명 정도의 교육생에게 촬영과 보도에 대해 교육했다. 그로부터 하루가 지나기 전에 교육을 받고 있던 시설로 미얀마군의 박격포 공격이 있었다. 약 70명 중에 4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 자리에 있었다면 그도 생명을 잃을 수 있었다. 생명을 건졌다고 그의 아픈 기억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안타까운 목소리 속에 그의 아픈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다.

위험이 상존하는 지역에서의 취재는 그 목적이 있었다.
“진실을 밝히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열망이 그를 사지(死地)에서 취재하게 했다. 2021년 2월 1일 미얀마군의 쿠데타 이후 분쟁지역은 전국적으로 확대되었다. 미얀마군의 잔혹상과 소수부족군들의 어려움들과 희생들을 담아냈다. 그리고 미얀마의 복잡한 정치적 상황을 그렸다. 이런 진실들을 외부에서 제대로 알기를 원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그도 카렌족으로서 카렌족의 어려움과 아픔과 핍박을 담아내고 싶었다.

같이 앉은 23세의 부인 호산나에게 질문했다.
“남편이 위험지역으로 가는 것을 말리지 않나요?”
위험한 분쟁지역에서의 취재를 떠나는 남편에게 권하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그가 할 일을 하라고 합니다.”
그에게 주어진 길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주저함이 없는 호산나의 대답이었다. 맑은 모습으로 대답하는 호산나의 미소는 묘한 질문을 남긴다.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하는 대답이었기 때문이다.

선교사도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 선교지에 간다. 나도 그런 목적으로 선교지에 왔다. 예수님이 진리(진실)이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에드윈(Edwin)의 자세와 헌신을 보면 내 자신이 부끄러워진다. 그는 모든 것을 걸고 진실을 밝히고 있다. 그의 생명도 포함한다. 나는 그런 마음으로 출발을 하였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 편안함과 안전을 우선시하지 않은가 질문한다. 에드윈은 그의 험한 길을 소명으로 여기고 있다. 그의 부인 호산나도 같은 마음으로 동행한다. 이런 헌신과 희생으로 진실은 밝혀지고 있다. 그리고 세계적인 언론사에서는 그의 업적을 기억하고 경의를 표하고 있다.

영원한 진리이신 예수님을 전하는 선교사들의 헌신과 자세는 어떤가? 적어도 이 젊은 부부 앞에서는 내 자신이 부끄럽다. 이들은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삶을 위하여 목숨을 걸고 살고 있기 때문이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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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철 선교사 | 1995년 GMS 선교사로 태국에 파송된 뒤, 현지 신학교에서 학생과 목회자를위한 교수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소수부족인 카렌족교회가 주민족인 타이족을 위한 선교적 교회를 세우는데 관심을 갖고 이들을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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