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5일 TV 조선 뉴스에서 신동욱 앵커는 사람이 포옹하는 시간이 보통 7초라고 한다.
그 때, 2001년 봄의 어느 날. 선교사인 내가 후원이 중단되어 살 길이 막막할 때, 최창업 목사님은 중국 선양의 타오씨엔 공항에서 나를 안아주셨다. 목사님은 한국전쟁 때에 오른 팔을 잃으셔서 왼팔로만 나를 안아주셨다.
그런데 그 느낌은 술을 많이 드시고 간경화증으로 돌아가신 내 아버지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그 어떤 것이었다. 사실 내게는 아버지란 존재가 늘 허약한 분으로 여겨져 내가 지켜드려야 하는 것이지 아버지가 나의 그늘이 되어 주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독하고 뾰족하게 마치 송곳처럼 세상을 살아왔다.
처음이었다. 누가 나를 안아주었는데 그것이 아버지 같음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담에 주님이 나를 안아 주시는 것이 이런 느낌이겠지 생각했다. 그 때 서른일곱 살의 나는 또랑또랑한 눈을 가진 네 살 아이가 되었다.
기독교인이 이런 표현을 쓰면 안 되지만 불교의 용어를 좀 빌려 말한다면 천 개의 손을 가진 천수관음(千手觀音)이 나를 안았다고 하더라도 최 목사님이 나를 안아주신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순간에 알았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런 것이고 목사와 제자가 역시 이런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대하는 마음 같은 것이 없으면 목사들의 목회는 꽝이다. 말짱 헛 시간을 보낸 것이다. 어쩌면 천 마디의 설교보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들을 품는 그 한 번의 안아줌으로 인해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신앙은 완성된다.
최 목사님이 나를 안아준 시간은 보통의 포옹보다는 길었으니까 10초 쯤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으로는 따질 수 없는 영원의 안아줌이었다.
나는 사랑을 받았다. [복음기도신문]
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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