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조용선 칼럼] 7초의 안아줌

사진: Anastasia Sklyar on Unsplash

2011년 11월 15일 TV 조선 뉴스에서 신동욱 앵커는 사람이 포옹하는 시간이 보통 7초라고 한다.

그 때, 2001년 봄의 어느 날. 선교사인 내가 후원이 중단되어 살 길이 막막할 때, 최창업 목사님은 중국 선양의 타오씨엔 공항에서 나를 안아주셨다. 목사님은 한국전쟁 때에 오른 팔을 잃으셔서 왼팔로만 나를 안아주셨다. 

그런데 그 느낌은 술을 많이 드시고 간경화증으로 돌아가신 내 아버지에게서는 느낄 수 없는 그 어떤 것이었다. 사실 내게는 아버지란 존재가 늘 허약한 분으로 여겨져 내가 지켜드려야 하는 것이지 아버지가 나의 그늘이 되어 주신다는 생각은 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독하고 뾰족하게 마치 송곳처럼 세상을 살아왔다.

처음이었다. 누가 나를 안아주었는데 그것이 아버지 같음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담에 주님이 나를 안아 주시는 것이 이런 느낌이겠지 생각했다. 그 때 서른일곱 살의 나는 또랑또랑한 눈을 가진 네 살 아이가 되었다.

기독교인이 이런 표현을 쓰면 안 되지만 불교의 용어를 좀 빌려 말한다면 천 개의 손을 가진 천수관음(千手觀音)이 나를 안았다고 하더라도 최 목사님이 나를 안아주신 그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그 순간에 알았다. 아버지와 아들은 이런 것이고 목사와 제자가 역시 이런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고 대하는 마음 같은 것이 없으면 목사들의 목회는 꽝이다. 말짱 헛 시간을 보낸 것이다. 어쩌면 천 마디의 설교보다 아버지의 마음으로 아들을 품는 그 한 번의 안아줌으로 인해 가슴에서 가슴으로 전해지는 신앙은 완성된다.

최 목사님이 나를 안아준 시간은 보통의 포옹보다는 길었으니까 10초 쯤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시간으로는 따질 수 없는 영원의 안아줌이었다.

나는 사랑을 받았다. [복음기도신문]

choys

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제보 및 문의:

Print Friendly, PDF & Email

관련 기사

one-person-240927-1
[지소영 칼럼] 한 사람
jung-bible-220604-unsplash
[지소영 칼럼] 나의 사랑하는 책
{"uid":"4d804d7e-1ab6-4704-b255-9168b7c0971b","from":"picsart"}
[고정희 칼럼] 온전한 사랑, 나를 견뎌주시는 사랑
20240910_Seo_picture
[서정일 칼럼] '타인레놀' 위로자

최신기사

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제거' 공식발표…중동 정세 격랑
[GTK 칼럼] 친 동성애적 성경해석에 대한 이해와 답변 (2): 롬1:24-27과 틀린 “착취 논거”
불순종은 사람의 자연본성이다
생명을 위한 40일 캠페인, 전 세계 703개 도시에서 진행
[지소영 칼럼] 한 사람
美 수업 시간에 근친상간 이야기 읽게해... 학부모들 단체 결성해 교육정상화 촉구
정치는 중요하지만, 정치가 복음은 아니다
Search

실시간최신기사

20240928_YP_Hezbollah
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제거' 공식발표…중동 정세 격랑
lgbt
[GTK 칼럼] 친 동성애적 성경해석에 대한 이해와 답변 (2): 롬1:24-27과 틀린 “착취 논거”
306_1_3_Eyes of Heart(1068)
불순종은 사람의 자연본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