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서 자서전으로 씌여진 책
고난과 환란, 핍박, 시련, 학대, 질병, 그리고 감금… 육신을 입고 사는 자들에게 정서적으로 정말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단어들, 이 모든 것들이 ‘순전한 사랑’과 어떻게 연결이 될까?
17세기 말부터 18세기 초 프랑스에서 믿음의 삶을 살았던 잔느 귀용. 이 책은 어떠한 상황-고난, 핍박, 원치 않은 상황들-에서도 그분을 온전히 사랑하겠노라고 고백하게 되는 책이다. 한 평생 고난의 삶을 살았던 그의 생생한 일화들을 눈물로 읽어 내려가는 동안 구구절절 확연히 보게 된 것이 있다.
불의 연단이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은 정금을 만들어내듯이 고난과 핍박을 통해 우리의 주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을 빚으시는 하나님을 보게 된 것이었다. 그렇다. 순전한 사랑은 하나님이 빚으신다.
십자가의 고난을 통해 먼저 우리를 순전하게 사랑하셨던 예수님처럼, 우리가 드리는 사랑 또한 순전할 수밖에 없도록 모든 상황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의 깊이는 헤아릴 수 없다. 잔느 귀용이 감옥에서 자서전으로 썼다는 이 책을 읽는 동안 성경의 고린도후서 4장 말씀이 생각났다.
“우리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여도 싸이지 아니하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린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아니하고 우리가 항상 예수의 죽음을 몸에 짊어짐은 예수의 생명이 또한 우리 몸에 나타나게 하려 함이라”(고후 4:8-10)
이 말씀처럼 출생하는 순간부터 주님 품에 안기기까지 사방으로 욱여쌈을 당하며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녀의 삶은 예수 그리스도와 온전히 연합된 삶, 예수 생명이 나타나는 삶이었다.
잔느 귀용 (Jeanne Guyon, 1648-1717)
태어날 때부터 평생 질병과 싸워야 했던 인생. 동생만을 편애했던 어머니, 22살이나 연상이었던 병약했던 남편, 하녀를 붙여 감시하기까지 하는 시어머니. 남편과 시어머니와 하녀의 극심해져가는 학대, 자식들에게까지 무시당하는 비참함.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학대받고 무시당하는 고통을 겪었던 그녀는 인내로 고통을 받아들이며 지속적인 기도로 이겨냈다. 잔느 귀용은 상황이 비참할수록 주님의 도우심이 얼마나 간절히 필요한지 알았고, 주님만 더 깊이 사랑할 수 있도록 하나님 한 분만 소유한 자였다.
12년간의 고통스런 결혼생활 끝에 병치레 하던 남편이 죽고, 28세의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된 귀용 부인은 재혼하지 않고 평생 주님과 동행할 것을 서원한다. 그 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주의 일을 하던 중 그 당시 불경건하다는 제네바로 가게 되었다. 그 곳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얻는 것’과 ‘성직자들만 할 수 있는 기도를 가르쳤다’는 죄목으로 수많은 박해와 오해, 비난과 수치, 수차례의 혹독한 감옥 생활을 하다 70세의 나이에 주님의 부르심을 받는다.
고난을 통해 배운 인내가 얼마나 값진 하나님의 선물인지, 고통이 커지는 만큼 사랑과 인내도 자라게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는 것은 가장 큰 축복이라는 것을 마음깊이 새기게 하신다. 어떠한 불순물도 섞이지 않은 순전함, “주님 외에 어떠한 것도 내게 참된 기쁨을 줄 수 없습니다.” 고백하는 자에게는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 존재했고 예수 그리스도만 남았다.
예수 그리스도만 존재하는 기도와 주님만 순전히 사랑하는 자, 하나님의 사랑에 붙들린 한 증인의 삶을 통해, 입술의 고백으로 머무는 얕은 자리에 있기를 거부하고 순전한 사랑의 대양으로 나아가게 하시는 주님을 찬양한다. 끝으로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간절히 구하는 소원이 있다. “주님, 내 뜻은 아무것도 없기에 오직 주님을 향한 순전한 사랑으로 나를 사로잡아주소서!”
[GNPNEWS]
정준영 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