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거리사역을 하며 참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있었지만 그 중 최고는 살림공동체와의 만남입니다. 지난 2년간 15명 이상의 사람들이 살림공동체에 머물며 프레이포유 사역에 동역했습니다. 한 명 한 명의 이름이 생생합니다. 그 이름들은 김재남, 장인호, 강용준, 이재명, 장선항, 정상필, 정시화, 임성욱, 김희경, 정민철, 김영훈, 정세근, 이서광, 이석재, 김삿갓, 심명웅, 서풍길 님 등입니다.
살림공동체 형제들 가운데 육체가 병들었거나 가끔 정신이 병든 분도 있습니다. 물론 아프지 않은 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공동체에서 함께 지내며 서로를 힘들게 했던 사람이 떠나면 다 좋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결국 변화되는 모습을 바라보는 것이 가장 기쁘고 좋았습니다. 그런 가운데 살림공동체가 지난 2년간 지속돼 왔습니다. 그것은 한 마디로 기적입니다. 하나님께서 살아계시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프레이포유 사역을 2-3주 정도 특별한 사고 없이 잘 마치고 함께 기분좋게 웃으며 회식을 합니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별도로 술을 마시고 공동체에 사고가 일어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사고도 그냥 사고가 아닙니다. 혼자 술이 고파 몇 일간 술을 마시고 사역에 빠지거나 공동체에 오지 않는 것은 귀여운 사고입니다.
살림공동체에서 사고라 함은 술을 마시고 공동체에서 고성이 오가고 물건이 날아다니고 싸움이 일어나고 동네가 시끄러워지고 경찰차가 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와 같은 사고가 두 달이 멀다하고 일어났습니다. 그 누구 특별히 한 사람만 사고를 일으키는 것도 아닙니다. 대부분 공동체 형제들이 한 번 이상은 일으켰습니다. ‘왜 사고를 쳤을까?’ 원인도 불분명합니다. 그냥 술이 문제였습니다.
저는 살림공동체를 통해 깨닫는게 많습니다. 지난 2년간 살림공동체가 없어지는 것을 막으려고 별의별 생각을 다해보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하나님이 키를 가지고 계심을 인정하고 모두 내려놓는 것 외엔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 후로 저는 누군가 변화된 모습으로 사역에 잘 참여한다고 기대를 하지 않게됐습니다. 또 사고를 쳤다고 실망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게 된 것은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깨달음입니다.
프레이포유와 살림공동체를 시작하며 사람에게 기대하지 않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기대를 내려놓고 하나님께 의지했을 때 지난 2년 간 살림공동체에 사람이 줄었던 때는 많았습니다. 하지만 공동체에 사람이 모두 떠나간 적은 없었고 그로 인해 프레이포유 사역이 멈췄던 적은 없었습니다. 사실 지난 2년간 프레이포유 사역이 조금씩 더 확장되어 갔습니다.
마지막으로 살림공동체를 통해 큰 깨달음이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것은 바로 하나님은 프레이포유 사역과 살림공동체 성장이나 폐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거리에서 하나님을 만나고자 길을 나선 한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가장 주목하고 계셨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이 정말 원하는 것은 제가 날마다 더 진실하고 순결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마음과 생각이 날마다 더 진실하고 순결해지는 것을 원하십니다. 저는 그와 같은 하나님을 섬깁니다. 지금도 살아계시고 바로 옆에 계시고 친구와 같이 대화나누며 저를 인도하시고 사역과 가정을 책임지시는 하나님을 섬깁니다.
살림공동체 형제들은 알코올 중독으로 기인하는 대부분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노숙을 하지 않는 일반인도 병을 갖고 있습니다. 모두 마음에서 기인하는 병을 가지고 있습니다. 교만, 질투, 시기, 거짓말, 탐욕, 음란, 사기 등등 마음의 생각으로부터 기인하는 병 말입니다(마가복음7:15-23, 마 15, 고전 6,갈 5, 롬1).
누구의 병이 더 크고 중한 병일까요.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복음기도신문]
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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