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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세 칼럼] 작전명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아프간에 주둔했던 미군들. 사진: 유튜브채널 CBS News 캡처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인들과 관료집단을 따돌리고 전직 그린베레, 네이비실 등 특전사들이 직접 나서서 적진에 침투해 친구들과 무고한 시민들을 구출한다”

무슨 제이슨본 영화 시나리오가 아니다. 지난 15일 카불 함락 이후 아프간에서 실제 일어난 일이다. 

지난 20년 간 아프간에서 다양한 임무를 경험한 전직 군인, 첩보요원, 민간구호요원 등 약 50명의 미국인들이 협력해 정부와 군지휘부를 따돌리고 지난 열흘 동안 아프간에서 처형 위기에 있었던 친구들과 가족들 630명을 구출했다고 한다.

구출 대상은 아프간 특공대와 그 가족들이었다. 미군이 특별히 선별해 최정예 요원으로 훈련시킨 아프간 특공대는 탈레반과 테러조직을 소탕하는 임무를 맡고 있었기 때문에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간에서는 즉결처형 명단에 올라가 있다. 

이들을 훈련한 그린베레 출신 스캇 만(Scott Mann) (예) 중령은 이 특공대원들 및 어린 아이들과 임산부 등을 포함한 그 가족들을 구출하기 위해 전직 동료들을 소집했다. 군 내부에서 비밀리에 협조해 줄 현역 후배들도 포섭했다. 그리고 군 수송기에 몰래 타 아프간 카불에 들어가서 비밀리에 구출작전을 벌였다. 

그렇게 급조된 이들 작전의 암구호는 “파인애플”. 그래서 작전명은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참고로 파인애플은 미 동부 특히 남부에서 집대문에 걸어놓는 등 ‘welcome’의 의미가 있음)

이들은 카불의 하수구를 활용했다. 하수구 곳곳에 “안내원(conductor)”들을 배치했고 군당국을 피해 통신망을 구축한 “엔지니어”도 있었다. 아프간 “승객들(passengers)”에게 갈 곳을 지시한 “목자들(shepherds)”도 있었다. 승객들은 소그룹 단위로 이동하며 안내원에게 “파인애플” 암구호를 말하거나 스마트폰으로 ‘핑크색 바탕의 노랑 파인애플’을 보여주고 다음 접선지로 안내받았다. 포섭된 현역 군인들은 지휘관의 눈을 피해 게이트를 열어주거나 망을 보았다. 

이들의 역할분담과 ‘직함’은 다름 아닌 해리엇 툽만(Harriet Tubman)의 ‘Underground Railroad(지하철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인물사진은 순서대로 ‘파인애플’ 작전 지휘관 스캇 만, ‘엔지니어’ 잭 루이(Zac Lois), 현역시절 얼굴에 큰 부상을 입었던 제이슨 레드맨(Jason Redman), ‘아프간의 로렌스’라고 불렸던 짐 갠트(Jim G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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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파인애플’ 작전 지휘관 스캇 만, ‘엔지니어’ 잭 루이(Zac Lois), 현역시절 얼굴에 큰 부상을 입었던 제이슨 레드맨(Jason Redman), ‘아프간의 로렌스’라고 불렸던 짐 갠트(Jim Gant).

벌써부터 할리우드의 시나리오 작가들과 프로듀서들이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화가 기다려진다. [복음기도신문]

chops

조평세 | 트루스포럼 연구위원. 영국 킹스컬리지런던(KCL)에서 종교학과 전쟁학을 공부하고 고려대학교에서 북한학 박사 과정을 졸업했다. 현재 트루스포럼 연구위원으로 미국에 거주하며 보수주의 블로그 <사미즈닷코리아>(SamizdatKorea.org)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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