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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칼럼] 건강한 웃음과 긍정의 에너지를 주는 노숙인

▲ 필자와 함께 한 노숙인. 프레이포유 제공.

파지를 모으며 살아가는 조춘식 형제

조춘식 형제님은 을지로입구역에서 5년 전에 만나 교제 나누며 도움을 주고 받고 있다. 항상 필자를 보면 건강한 웃음을 지으며 긍정의 에너지를 주곤 한다. 어디서 리어카를 구해 매일 새벽부터 점심 식사 때까지 파지를 주우며 식비와 생활비를 모으고 을지로입구역 한 쪽 모퉁이 길 바닥에서 종이 박스로 집을 짓고 살아간다.

그런 춘식 형제가 가끔씩 몸이 아프면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질 못한채 쓰러져 있다. 어느 날 서울 시청 노숙인 자활지원과에 노숙인의 자활 사업 참여에 대해 문의를 해보았다. 들려오는 답변이 현재는 신청자가 많아서 힘들지만 다음 기간에는 기회를 주겠다고 한다.

가뭄에 콩 나듯 기회를 얻는 공공근로(길거리 꽁초줍기)도 6개월 정도의 한정된 기간에 30-60만 원 정도의 금액으로 끝이 난다. 이것으로는 한겨울 추위를 피할 종로쪽방촌 1평짜리 쪽방과 식비만 겨우 해결할 수 있는 금액이다. 그리고 공공근로가 끝이 나면 또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이렇게 이 시대의 소외계층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기회조차 얻질 못하고 있다.

살림공동체로 합류한 정상필 형제

살림공동체에 새로운 분이 오셨다. 한 달 이상 가을 잠바를 입고 남산 김구 공원 정자에서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그러다 너무 추워서 인터넷을 통해 노숙인 사역 단체를 알아보던 중 프레이포유가 눈에 들어왔고 프레이포유 카페에 가입 후 나에게 메신저를 통해 침낭과 운동화와 모자를 줄 수 있는지 물어왔다. 채팅을 통해 대화를 나눴기에 수요일 시민청에 정말 나타날지 확신할 수 없었다. 전에도 이와 비슷한 방법으로 침낭과 의류를 요청해 당일 가지고 갔지만 끝내 나타나질 않아 다시 가져온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지난 주간은 날씨가 추워도 너무 추웠다. 그런데 남산에서 엄동설한을 침낭도 없이 견뎌냈다니 도대체 누굴까 궁금함이 더해갔다. 시민청에 먼저 도착한 살림공동체 형제들이 상필 형제를 만나지 못했다고 전해주었다. 시민청 활짝라운지에서 보기로 했고 우리가 상필 형제를 모르니 우리 형제들을 먼저 찾아오라고 했는데 오질 않았던 것이다. 난 메신저를 통해 어디 있냐고 많은 문자를 남겼지만 답은 없었다.

그렇게 또 인연이 지나가는가 생각했다. 활짝라운지에 앉아계신 노숙인에게 다가가 인사를 드리고 준비한 간식과 핫팩을 전하고 대화를 나누고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사역을 하다보니 상필 형제는 머리에서 잊혀갔다. 그리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는데 조금 전 내 옆에 노숙인 형제가 처음 보지만 마음에 걸려서 혹시 상필 형제가 아니냐고 질문했는데 맞다고 했다.

아뿔싸. 정상필 형제를 드디어 만났다. 상필 형제와 난 시민청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지나온 시간에 대해 대활 나누고 프레이포유 사역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난 상필 형제에게 지금 침낭을 가지고 다시 남산에 가는 것 보단 우리 살림공동체에서 쉬면서 사역도 돕고 몸이 다시 건강해지면 일자리를 구해보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상필 형제는 긍정적으로 바라봐줬고 살림공동체에 오게 되었다. 목요일에는 강원도 화천의 살림공동체 3호에도 함께 가서 난로 설치를 돕고 장선항 형제와 하룻밤을 화천에서 보내고 왔다. 오늘은 살림공동체 형제와 함께 교회도 가보겠다고 한다. 태어나서 교회에는 거의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살림공동체에서 몸과 마음이 회복되어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역자가 되길 기도한다.

“하나님! 귀한 형제를 살림공동체로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일을 저희가 다 알 수는 없지만 이곳에 보내주셨으니 최선을 다해 섬길 수 있게 해주세요. 상필 형제가 하나님의 귀한 사역자가 되게 해주세요.”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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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식 목사 | 2013년 말부터 서울 시내의 노숙자와 홀로 사는 어르신을 돕고 기도하는 프레이포유 사역으로 이 땅을 섬기고 있다. 이 칼럼은 손은식 목사와 프레이포유 사역을 섬기는 사역자들의 사역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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