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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GC칼럼] 욥기를 풍성하게 읽는 다섯 가지 방법

▲ 사진 : 유튜브채널 The Legends of History 캡처

욥기는 고통의 본질에 대해 현실과 분리된 철학적 논문이 아니다. 실제 고통 속에 있는 한 사람과 그 사람이 그 고통 속에서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생생한 경험이다

모든 성경은 다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었기에 가르치고, 꾸짖고, 바로잡고 또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다고 우리는 믿는다(딤후 3:16-17). 그러나 성경 속 몇몇 책은 다른 책들에 비해서 어렵게 다가오는 게 사실이다.

욥기를 읽을 참이라면, 당신은 여러 면에서 잘 준비해야 한다. 왜냐하면 욥기는 특히 어려운 책이기 때문이다.

욥기는 어렵다

욥기는 고통이라는 특히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려운 책이다. 욥은 정말로 끔찍한 고통을 겪었다. 공동체 안에서 그가 누리던 지위는 말할 것도 없고, 그는 부요함, 자녀 그리고 건강을 한 순간에 끔찍한 방법으로 다 빼앗겼다. 이건 마음이 약한 사람이라면 애초에 감당도 할 수 없는, 실로 끔찍한 일이었다.

욥기가 어려운 이유는 이 책은 우리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선하고 거룩하게 사는 사람이 고통받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어하지만, 이 책은 그 질문을 제대로 던지지도 않는다. 사실상 욥이 당한 재난 가운데서 드러난 하나님의 역할을 보면, 그건 당황스럽기조차 하다.

욥기가 어려운 또 하나의 이유는 이 책 내용의 대부분이 욥의 친구들이 한 이야기로 채워져 있는데, 문제는 나중에 하나님이 그 친구들의 이야기가 다 틀렸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그럼 도대체 우리는 욥기 내용에서 무엇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걸까? 그리고 만약 당신이 욥기를 본문으로 설교를 한다면, 하나님이 틀린 의견이라고 결론을 내린 구절을 가지고 도대체 어떤 설교를 만들 수 있다는 건가?

그럼 욥, 당사자는 어떤가? 겉으로 보기에 끝이 안 날 거 같은 욥과 하나님의 대화를 보면, 욥이 말하는 모습은 인내하는 게 아니라 아주 짜증을 내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하나님과 논쟁하고 또 자신의 처지를 불평한다. 욥기는 그래서 하나의 아주 긴 한탄으로 구성된 책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기독교인은 어떤 상황에서도 기뻐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던가?

게다가 욥기는 전체 내용의 95%가 시로 구성되었기에 더더욱 어렵다. 욥기라는 이 시적 문학은 은유와 직유의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히브리어 평행어가 주는 미묘한 뉘앙스까지 파악해야 하는 엄청난 민감성을 요구한다. 거기에 더해서 욥기 이해를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은 욥기 저자와 우리 사이를 갈라놓고 있는 거대한 문화적 차이이다.

욥기가 어려운 마지막 이유로는 이 책이 무려 42장으로 이뤄진 긴 책이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장이 반복적이고 또 노골적일 정도로 우울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고, 욥과 친구들은 서로에게 조금도 양보하지 않으면서 서로 설전을 벌인다. 그래서 종종 사람들은 욥기를 두고 이렇게 말했다. “‘욥의 인내’라는 말은 사실 ‘욥기를 읽는 사람들의 인내’라는 말로 바꾸는 게 더 말이 된다.” 아주 일리 있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욥기를 읽어야 유익을 얻을 수 있을까?

욥기를 읽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는 욥기를 통해서 엄청난 유익을 얻을 수 있는데, 당신이 욥기라는 보석을 캐는데 도움이 되는 다섯 가지 힌트를 주려고 한다.

1. 욥기의 문학 형태를 이해하라

욥기의 시작과 끝은 하나의 형태를 제시하지만, 욥기의 핵심은 이 책이 시라는 사실이다. 욥기는 고통의 본질에 대해 현실과 분리된 철학적 논문이 아니다. 실제 고통 속에 있는 한 사람과 그 사람이 그 고통 속에서 하나님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에 대한 생생한 경험이다.

욥기가 산문이 아니라 시로 쓰였다는 것은 욥기가 우리의 이성 뿐 아니라 우리의 마음에까지 감동을 주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시라는 형태는 욥이 경험하는 감정적 혼란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메시지를 이해하기 위해 독자는 어떻게든 욥이 느끼는 감정 속에 동참해야 한다. 덤덤한 마음으로 욥기를 읽으면서 이 책이 가진 가치를 알겠다는 기대를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

아무리 불편하더라도 욥이 느끼는 감정을 같이 느끼려고 노력해야 한다.

2. 욥기는 속독하는 책이 아니다

무려 42장으로 이뤄진 욥기가 긴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고통과 슬픔이 주는 감정적인 혼란은 길 수밖에 없다. 거기에 쉬운 답, 쉬운 해결책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치료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욥과 친구들이 주고받는 긴 대화, 그 속에 담긴 갈등과 혼란, 이 모든 것은 진짜 삶에서 만나는 고통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 책은 욥이 던지는 질문에 대해서 결코 깔끔한 답을 제공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답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실제 삶 속에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흔히 경험하는 현실이다. 욥기는 이 타락한 세상에서 인간이 겪는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세상에서는 단지 하나님을 믿는 것 외에 다른 정답은 만날 수 없는 것 같다.

욥기는 독자로 하여금 긴 여행에 초대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우리의 삶은 흔들리겠지만, 결국은 변화될 것이다.

3. 욥기 속 극적인 주인공들에게 주목하라

세 친구가 욥을 대면하는 방식의 미묘한 차이점에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그들과 욥의 논쟁이 더 격화될수록 친구들의 주장은 날카로워지고 더 적대적으로 바뀌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이야기의 전체 흐름이라는 맥락에서 욥기 28장 속 지혜에 관한 담론이 어떤 기능을 하는 지 생각해보라. 그건 마지막 섹션이 등장하기 전에 잠깐 끼워넣은 일종의 간주극 같은 것일까? 왜 하필이면 욥의 마지막 이야기 후에 갑자기 신비로운 인물 엘리후가 욥기 32장에 등장하는 걸까? 욥기에서 엘리후의 역할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데에 있어서 저자는 독자에게 어떤 단서를 주고 있는 걸까?

욥기는 극적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하나의 걸작품이다. 이 책의 구성이 이 책의 메시지를 더 잘 전달하도록, 독자는 욥기의 구성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읽어야 한다.

4. 욥의 말을 공감하면서 읽으라

욥은 처음에 우리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는 신앙고백과 함께 자신의 시련에 실로 거룩하게 반응한다(욥 1:21; 2:10).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그가 잃어버린 것들이 그의 마음에서 점점 더 강하게 다가왔고, 슬픔과 불만의 말은 급류처럼 빠르게 그의 입술에서 분출했다. 고통의 처음에 욥이 경험했던 빛의 섬광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그 자리를 깊은 어둠이, 영혼의 밤이 차지했다.

욥의 반항은 겉멋으로 치장한 철학적 사변이 아니다. 그것은 격렬한 고통과 슬픔의 강에 갇힌 사람에게서 터져나오는 폭발이다. 그러나 한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거칠게 말하고 있지만 욥은 쉬지 않고 하나님을 찾고 있다. 그는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과 대면하고 싶어한다. 그는 하나님의 입에서 나올 대답보다 하나님과의 관계에 더 관심이 있다.

그리고 마침내 욥은 하나님의 칭찬을 듣는다. 그는 믿음 안에서 인내했다(약 5:11 참조).

5. 욥이 제기한 문제들을 놓고 당신 스스로 씨름하라

당신은 단지 하나님이 주는 축복 때문에 하나님을 예배하는가? 아니면 하나님이 누구라는 단지 그 사실만으로도 하나님이 예배 받으시는 데에 부족함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가?

마지막 장에 나오는 하나님의 말씀이 이 책의 핵심 질문이 되어서 당신에게도 도전이 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이 세상을 운영하는 방식에 대해서, 이 세상이 어떠해야 한다는 생각에 있어서, 나는 나의 지혜보다 하나님의 지혜를 더 믿고 있는가?

불편하지만 그래도 안전한

그렇다, 욥기는 당신을 불편하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욥기는 신비함으로 가득한 이 세상 가운데에서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향해 당신이 눈을 뜨도록 만들 수도 있다. 또한 욥기를 통해 당신은 고통받는 사람들을 더 공감하게 되고, 무엇보다 당신 자신이 고통을 만났을 때 믿음으로 이겨낼 수 있도록 준비될 것이다.

욥의 반항은 겉멋으로 치장한 철학적 사변이 아니다. 그것은 격렬한 고통과 슬픔의 강에 갇힌 사람에게서 터져나오는 폭발이다

빌 카인즈 Bill Kynes  | 버지니아 주에 있는 Cornerstone Evangelical Free Church의 담임 목사이자 The Gospel Coalition의 이사. 저술한 책으로는, ‘Seven Pressing Questions,’ ‘Wrestling with Job’ 등이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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