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디베랴 바닷가에 선 제자들처럼 자신 없지만…, 전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장로님이신 아버지와 권사님이신 어머니 밑에서, 운명적으로 교회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모태신자로 태어났습니다. 저는 엄격하신 아버지로부터 가정교육을 받으며 자랐고, ‘예의 바르다’란 말은 저 때문에 생긴 줄 알고 자랄 정도로 겉보기에는 신실했습니다.

가는 곳마다 저에 대한 칭찬은 끊이지 않았고 교회 어른들이나 성도들 어느 한 사람도 제가 목사 외에 다른 것을 한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대학 입학 때는 평소 관심도 없던 기계과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목사가 되겠다는 생각은 주님의 부르심이 아닌 그저 어릴 때부터 익숙한 단어였을 뿐이었음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졸업 후 군에 입대하게 되었습니다. 군대에서도 신앙생활은 당연했습니다. 더구나 교회 드라마팀을 이끌게 됐습니다. 그리고 공연이라는 것이 하나님을 전하기에 아주 유용한 도구로 받아들이며 제대할 무렵,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나는 앞으로 문화 영역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라고 마음을 굳힌 것입니다.

다들 알만한 유명한 배우가 되어 나의 삶을 통해 사람들에게 모범이 되는 것으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게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뮤지컬 학원에 등록하고 6개월의 훈련 후에 ‘문화행동 아트리’에서 공연하는 ‘루카스’라는 작품에 배우로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후로 3년간 크리스천 배우로서 열심히 공연을 통해 하나님께 영광도 돌리는 삶을 산다고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아프리카로 단기선교도 다녀오고, 대형교회에서 하는 많은 행사들의 사회도 도맡아 하면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배우’가 되기 위해 그렇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고 있는 듯 했습니다.

그러던 중 2009년 8월 주님께서 저를 총체적인 복음 앞에 세워주셨습니다. 창세전 하나님의 마음에서 시작된 어마어마한 복음을 한 증인을 통하여 듣게 되었고, 총체적인 복음 앞에 제 자아가 온통 침몰하는 시간을 맞았습니다.

제가 존재적으로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름 하나님을 믿으며 살아왔다고 여기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선포되는 진리의 말씀 앞에서 저는 죄를 빼놓고는, 아니 죄와 분리해서는 설명할 수 없는 ‘죄가 곧 나’고 ‘내가 곧 죄’된 존재였습니다.

어두움 가운데 있던 자가 아니라 나 자체가 어두움이었고 어두움이 곧 나였습니다. 내 안에 있는 음란함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너무나 자연스럽고 흥미로운 것이었습니다. 부모님 방에 있는 TV를 훔쳐보며 심야시간에 방송되는 자극적인 드라마와 영화들을 통해 음란함을 키워왔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시작된 자위행위는 멈출 줄 몰랐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교제했던 자매와 처음 관계를 가졌을 때도, 저는 전형적인 모태 신앙출신답게 죄의 열매를 두려워하며 관계를 갖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자매가 이미 죄의 열매가 있는, 하와와 같이 이미 선악과를 범한 존재인 것을 알고는 부담 없이 죄의 열매를 맺은 아담과 같은 자, 하나님을 경외함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자였습니다.

기도는 10분도 하기 힘들어 하면서도 정욕을 채워주는 음란물을 찾아 인터넷 사이트들을 뒤질 때는 밤이 새도 피곤치도 곤비치도 아니한 자입니다. 그런 삶을 사는 중에도 저는 철저하게 저를 포장하고 가린 채로 교회에서 여전히 신실하고 예의 바른 모범적인 학생을 연기하며 살았습니다.

뮤지컬 배우가 되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여러 공연을 하면서도 저는 하나님의 영광을 팔아 저의 영광을 찾아다니던 자였습니다. 이런 나의 죄 된 실체를 보게 되니 죽음과도 같았습니다.

그러나 십자가 앞에서 저의 모든 죄와 저의 병든 자아가 2천 여 년 전 십자가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못 박혀 죽었음을 선포했습니다. 제 안에 사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고 나를 사랑하셔서 자기 자신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사신다고 고백했습니다.

주님이 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주님이 허락하시는 모든 순간에 누구에게라도 이 복음을 나눌 것을 결단했고 또 그렇게 되게 하셨습니다. 복음이 나누어 질 때마다 생명이 변화되고 살아나는 영광을 보았습니다.

주님은 기도의 자리에서 또한 매순간 십자가를 경험케 하셨습니다. 저는 몇 년전 복음을 전혀 모른 채로 평소 호감을 가지고 있던 지금의 제 아내가 된 자매를 따라 인천 신도에 위치한 열방기도센터에 들어갔습니다.

밥 먹고 기도하고, 자고, 기도하고 밥 먹고를 반복한 일주일의 삶. ‘뭐 이런 곳이 다 있나, 이 사람들은 대체 뭐지? 그리고 난 왜 여기 있지?’라는 고민을 할 틈도 정신도 없었습니다.

그렇게 힘겨운 싸움을 일주일 만에 마치고 새벽 6시부터 한 시간씩 기도하는 24.365 기도자로 결단하게 됐습니다.

그 이후로 새벽마다 걸려오는 기도 도우미의 전화 알람. 짜증을 꾹꾹 참아내며 6시에 일어나서 전화통화를 한 번 하고 다시 잠자리에 드는 번거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6시에 기도한 날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었습니다.

그 이후 기도시간을 새벽 1시로 옮겼습니다. 감사하게도 하루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마침 새벽 1시 정도가 되어 기도의 시간을 지키는 데에 아주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도우미 기도자로 섬기게 되자 맡겨주신 5명의 기도자들을 실종하고 말았습니다. 수도 없이 기도의 자리를 피하던 저의 마음의 문을 계속 두드리셨던 하나님의 열심이 저에게는 전혀 없었습니다.

저는 그저 하루 하루 기도의 자리에 나가기 위해 수도 없이 저를 부인하고 몸을 쳐야 하는 연약한 자입니다. 그럼에도 주님의 말씀 앞에 설 때마다 다시금 결단하게 하시고 그러나 또 넘어지고 결단하고 넘어지고 결단하고를 수도 없이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 디베랴 바닷가에 제자들을 다시 찾아오신 것처럼 저에게도 찾아 오셨습니다. 양을 다섯 마리나 잡아먹은 놈에게 ‘내 양을 치라’고, ‘내 양을 먹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난 여전히 자신이 없지만 나로서는 안 된다는 걸 알기에, 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기에 이제는 주님이 모든 것을 다 이루신 십자가만 의지하며 기도의 자리로 계속 나갈 것입니다.

실패하고 넘어진 자리에서 저를 다시 일으켜 세우신 주님께 입술을 열어 고백하고 싶습니다. “주님, 전 주님을 따르겠습니다.” 마라나타!!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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