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고정희 칼럼] 함께해서 정말 다행입니다

ⓒ 안호성

그토록 보고 싶은 나유타코에 유미씨 가족을 만나러 다녀왔다. 우리 조선인을 만나러 가는 길은 늘 설렘이다. 예전보다 좀 더 번화가에 자리 잡은 가게는 작지만 예뻤다.

5년 전 우리(조선)학교 유치부에 다니고 있던 나유를 만나고 엄마를 학교바자회에서 만났다. 나유는 이제 초등 2학년이 된다. 처음에 만난 나유 아빠는 학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자전거야(가게)를 하고 있었고, 나유 엄마는 자전거를 수리하는 한 쪽에 칸막이를 만들어 테이블을 놓고 타코야끼를 구워 팔고 있었다. 유치원에서 돌아온 나유는 아빠가 만들어 준 책상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찬바람이 불 때 쯤 이었다. 출입구가 두꺼운 비닐로 되어 있어서 포장마차 같은 느낌도 있었다. 추워하는 내게 유미씨는 따뜻한 와인에 유자청과 계피, 흑 후추를 넣어 유미표 와인을 만들어 막 구운 타코야끼와 함께 주었다. 그 후로 유미씨 부부를 만나러 갈 때마다 나는 그 와인과 타코야끼를 먹고 온다. 여름엔 시원하게 만들어 준다. 왠지 유미씨 부부가 좋아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이다. 그 부부와 가까워지는 방법이었다.

내가 모든 사람에게서 자유로우나 스스로 모든 사람에게 종이 된 것은 더 많은 사람을 얻고자 함이라… 약한 자들에게 내가 약한 자와 같이 된 것은 약한 자들을 얻고자 함이요… 내가 복음을 위하여 모든 것을 행함은 복음에 참여하고자 함이라 고전9:19~23

‘이렇게 와 줘서 고맙습니다. 오랜만에 와인 좋을까요?’

새로 가게를 오픈하고 부부에게 바뀐 것이 있다며 이야기 한다. 이전에는 가게에 손님이 와도 일본인인 척하며 손님을 대했는데 이제는 당당히 조선인 4, 5대로 살고 있는 가족이라고 말한다고 한다. 그런데 너무 신기하게도 관심을 가지고 궁금한 것을 묻고 나유가 다니는 조선학교를 궁금해 하며 가보고 싶다는 일본인 손님들이 있다고 한다. 사실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려고 학교에 갔을 때 일본인들이 먼저 와서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고 있었다. 그 일본인들이 이 부부를 만나고 조선학교를 찾아 온 것이었다.

‘이 땅은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지 때부터 부모님이 사시는 감사의 땅입니다. 이 땅에서 조선인으로 당당하게 살겠습니다. 더 이상 숨지 않겠습니다.’

메마른 땅 끝 외진 곳에 인내하며 살았던 곳이 감사의 땅이라고 말한다. 그 부부 앞에서 나는 이렇게 기도하였다.

‘주님~ 이 땅에 밭을 갈고 씨를 뿌릴 것이니 하늘 문을 여시고 당신의 생명이 자라는 영혼의 땅으로 축복하소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에서 중보하시는 권사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조선인들과 함께 모여 예배 할 수 있는 곳(조선인 예배당)을 구하는 씨앗헌금을 보내오셨다.

다음날 일본 성도들이 이사하고 생활하기에 괜찮은지 집으로 찾아왔다. 대화 중에 일본 성도들은 어제도 모여서 조선인들을 위해서 기도했다고 한다. 유미씨 부부를 만난 날이다. 주님은 그날 한국 권사님, 일본 성도님들, 그리고 조선인을 만난 우리 부부를 묶으시며 일하셨다. 하나님의 동역자들, 어찌 놀랍지 않은가?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 그런즉 심는 이나 물주는 이는 아무것도 아니로되 오직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뿐이니라 심는 이와 물주는 이는 한가지이나 각각 자기가 일한대로 자기의 상을 받으리라 우리는 하나님의 동역자들이요 너희는 하나님의 밭이요 하나님의 집이니라 고전3:6~9

마태복음 20장에 포도원의 품군들 이야기가 하나님의 동역자들이라는 새로운 은혜로 묵상이 되었다.

우리는 하나님의 밭에 일꾼들로 들여보내졌다. 누구보다 일찍 나온 주님은 아침 일찍 일꾼을 찾아 하나님의 밭에 들여 일하게 하고, 계속해서 아침 9시에 나가 일꾼을 찾아 밭에 들이고, 12시, 3시에도 일꾼들을 찾아 밭에 들인다. 조금 있으면 해가 저물어 하나님의 밭의 일이 끝날 시간이 다 되어간다. 마지막 종일 놀고 있는 자를 불러 그 일꾼까지 들이시어 일을 하게 한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것을 같이 일하는 자로 선택받는 것은 굉장한 일이다. 하나님의 밭에 들어오는 자가 축복이다. 그러기에 주님은 계속해서 찾고 계시며 끝나는 시간이 다 되어가도 어떻게든 한 명이라도 더 들여보내려고 애쓰신다. 먼저 들어 온 자는 ‘어서 들어오세요. 늦게라도 함께해서 정말 다행입니다’하며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먼저 들어와 일을 많이 했어도 괜찮다. 주님의 밭에 들어온 일꾼들은 시기와 분쟁 없이 하나가 되었다. 함께 하는 것이 기쁨이다. 멋진 하나님의 동역자들!

“이제 너희의 넉넉한 것으로 그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그들의 넉넉한 것으로 너희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균등하게 하려 함이라… 많이 거둔 자도 남지 아니하였고 적게 거둔 자도 모자라지 아니하였느니라” 고후8:14~15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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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희 선교사 | 2011년 4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가족이 일본으로 떠나 2014년 일본 속에 있는 재일 조선인 다음세대를 양육하는 우리학교 아이들을 처음 만나, 이들을 섬기고 있다. 저서로 재일 조선인 선교 간증인 ‘주님이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고 싶었다'(도서출판 나침반, 2020)가 있다.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출처를 기재하고 사용하세요.>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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