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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중국 추방기4] “선생님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복음기도신문

나의 중국 추방기(4)

이 글은 중국에서 추방된 조용선 선교사가 2018년 1월 5일부터 18일까지 중국 ‘구어바오’(国保) 요원에 의하여 체포되어 추방된 과정의 자전적 기록이다. 중국 공산정권의 극심한 종교탄압으로 2020년 2월초 현재 중국의 거의 모든 교회에서 성도들이 모이는 예배가 사라지기 직전 단행된 중국의 선교사 추방과정을 담았다. 현재 중국교회 성도들은 정부의 불허로 함께 예배를 드리지 못하고, 대부분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편집자>

왜 경찰청으로 다시 소환할까?

나는 캄보디아에 있는 후배 K 선교사를 통해 내 상황을 본부에 알렸다. 소식을 듣고 선교본부에서 전화가 왔다. 그러나 곧 도청하는 낌새를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한국의 카카오톡과 같은 기능을 하는 위챗(wechat)을 사용해 K 선교사를 통해 본부에 상황을 알렸다. 나는 ‘구어바오’ 요원의 전화번호와 ‘구어바오’ 요원이 조사를 한 내용과 내가 그와 만나는 동안에 느꼈던 부분과 그리고 앞으로 한국의 대 중국 선교를 대하는 그들의 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 것인지 예상되는 부분들을 전했다. 내가 그의 전화번호를 본부에 알린 것은 선교본부가 다른 교단의 선교본부에도 알려주어서 만일 ‘구어바오’ 요원이 S지역에 있는 다른 교단의 선교사들도 추방시키는 일을 계속 할 때에 선교사들의 전화기에 그의 전화번호가 뜨면 그 전화를 받지 말고 즉시 집이나 사역지에서 떠나 추방을 면하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 다음 날, 그러니까 1월 9일 날 12시에 그 ‘구어바오’ 요원으로부터 다시 전화가 왔다. 그는 나에게 행정상 처리가 안 된 부분이 있어서 나보고 오후 2시에 ‘빤스따팅’(办事大厅.경찰청) 홀에서 다시 만나자고 했다. 순간 나는 내가 어젯밤에 그의 전화번호와 여러 가지 정보가 될 만한 상황을 본부에 알린 것을 그가 이미 알게 되어 나를 괘씸하게 여겨 다시 잡아서 조사하려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나는 그와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긴장하게 되었다. 내가 괜한 짓을 했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선교사로서 비록 얼굴도 알지 못하는 다른 교단의 선교사들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들이 추방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생각했다. 나는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를 향해 가면서 ‘빤스따팅’에 가지 말고 그대로 도망을 갈까? 하는 생각도 했다. 그러나 그 시간까지 그 장소에 가지 않으면 비록 내가 다음 날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가려고 한다고 하더라도 아마 중국 공항에서 잡힐 것이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지만 나는 오후 2시까지 가서 그를 만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었다.

나는 매우 긴장된 마음으로 ‘구어바오’ 요원을 만났다. 그런데 그는 나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고 매우 부드러운 얼굴로 나를 보고 웃으며 손가락 열 개의 지장(指章)을 찍어야 하는데 어제 그것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 다시 부른 것이라고 했다. 나는 속으로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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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성도들이 예배드리는 모습 ⓒ복음기도신문

이미 추방대상자로 올랐던 나

컴퓨터에 지장을 인식시키는 동안 나는 ‘구어바오’ 요원과 담소를 나누었다. 그런데 그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에 사실 2015년에 다른 성(省)에서 나를 잡으려고 S지역에 왔다고 말했다. 나는 그 시기에 다른 성에서 나를 잡으러 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그 시기에 나의 활동은 주로 내가 거주하는 R지역을 중심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구어바오’ 요원은 분명히 다른 성(省) ‘구어바오’ 요원들이 나를 잡으러 왔었다는 것이다. 나는 이해할 수 없었다. 왜 다른 성의 ‘구어바오’ 요원들이 나를 잡으러 왔다는 말인가? ‘구어바오’ 요원은 내게 또 다른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것은 사실 2017년에 나를 잡아서 추방시키려고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바쁜 일이 생겨서 2017년에는 그냥 넘어갔다는 것이다.

나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구어바오’ 요원이 한 말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랬더니 2015년에 한 가지 마음에 생각나는 일이 있었다. 그것은 K 선교사의 소개로 2월경에 어느 지하교회에서 대학생들의 연합수련회 강사로 5일 동안 강의를 한 적이 있었다. 만일 이것이 문제가 되어 그 지역의 ‘구어바오’ 요원들이 나를 잡으러 왔다는 것이라면 설령 그들이 나를 잡지 못하고 돌아갔다고 하더라도 S지역의 ‘구어바오’ 요원은 다른 성의 ‘구어바오’ 요원들 때문이라도 이미 나를 알고 있었다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왜? 나를 그대로 둔 것일까? 다른 성의 ‘구어바오’ 요원들이 나를 잡으러 왔을 정도라면 S지역의 ‘구어바오’ 요원들은 상황을 중요하게 여기고 그때에 나를 잡아서 조사하고 추방시켜야 했어야 하지 않는가? 그런데 왜? 적어도 그때에 이미 나를 알고 있었던 ‘구어바오’ 요원이 나를 그대로 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생각을 할 때에 내 마음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내가 가르치고 있는 네 번째 나의 제자인 L이 종종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저는 선생님의 안전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선생님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배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사실 2015년에 추방되었어야 했다. 그리고 2017년에도 추방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추방되지 않고 계속 중국에 있었다. L은 2011년부터 나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배웠다. 생각해보니 내가 만일 2015년에 추방되었다면 그녀는 나에게서 약 3년 정도를 충실히 배운 것이 된다. 그러나 2018년 초에 내가 추방되는 것이니까 그녀는 최소한 6년을 나에게서 배웠다. 그 정도면 괜찮은 시간이다. 그녀의 기도가 나의 추방 시간을 3년 더 연장시키고 있었다.<계속>

조용선 선교사 | GMS(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선교회) 소속으로 중국에서 사역 중 추방된 이후 인터넷을 활용한 중국 선교를 계속 감당하고 있으며 세계선교신학원에서 신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복음기도신문]

<저작권자 ⓒ 내 손안의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복음기도신문 > 문의:

[관련기사]

나의 중국 추방기(1) 나는 중국에서 이렇게 추방됐다
나의 중국 추방기(2) 중국 추방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나의 중국 추방기(3) 열흘 뒤에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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