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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무슬림 출신 새신자를 위한 전도자가 절실하다”

▶ 이집트에 있는 개신교 교회에서 성도들이 예배드리는 모습(ⓒ 복음기도신문)

[218호 / 기획 – 이슬람 세계가 열린다 (1)]

철옹성 같이 닫혀 있던 이슬람 세계가 유가하락에 따른 오일시장의 위축과 난민 문제 등으로 큰 변화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이슬람 권역을 방문, 현지에서 체감하고 있는 선교환경의 변화를 소개한다. <편집자>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이 급격한 변화의 물결을 맞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오일에 의존해온 경제시스템을 바꾸기 위해 관광객 유입을 위한 여행비자 확대, 외국기업 유치 등으로 굳게 닫혔던 문을 활짝 열고 있다. 또 걸프 6개국 가운데 가스 의존도가 가장 높아 경제 체질 개선을 꿈꾸는 오만 역시 외국 기업 유치를 위해 문호개방을 서두르고 있다. 이러한 중동지역 국가들의 문호 개방에 발맞춰, 복음 전파를 위해 새로운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고 현장 선교사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 역시 1876년 최초의 문호 개방인 강화도 조약과 1882년 조미수호 조약을 계기로 서구사회에 대한 문이 열렸고, 그 이후 1884년 알렌 선교사, 1885년 언더우드, 아펜젤러 선교사 입국으로 이어졌다. 이런 사례를 감안할 때, 중동국가의 문호 개방은 선교 사역에 청신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예멘,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등 전쟁과 테러 등으로 삶의 기반을 잃은 주민들이 유럽과 인근 국가로 내몰려 발생하는 난민 문제로 관련 국가들이 몸살을 치르고 있다. 그러나 삶의 기반이 완전히 무너진 난민들은 난민 캠프와 정착한 새로운 터전에서 무엇이 자신의 진정한 소망이 될지 주의 깊게 바라보고 있다. 이때 이들에게 사랑의 손길로 다가선 복음이 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상황이다.

첫 기착지 이집트에서 만난 그리스도인

2019년 12월. 겨울로 접어든 이집트의 공기는 한국의 가을처럼 선선했다. 주님이 이집트 땅에서 처음 만나게 해주신 믿음의 사람은 수피즘을 신봉하던 원리주의 무슬림(이슬람 신자)인 아흐메드(가명) 형제였다. 스마트폰의 구글 통역기로 대화를 이어가던 그는 이렇게 고백했다.

218 3 1 Middle East 2300 1
▶ 아흐메드 형제의 고백을 번역한 스마트폰 화면
(ⓒ복음기도신문)

“나는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되어 내가 아니라 내가 살 수 있게 되었지만 그리스도는 계속 살 것입니다”라고 그의 고백을 번역한 스마트폰 화면을 대하며 적잖은 감동이 일어났다. 무슬림으로 예수를 믿기가 쉽지는 않았을 텐데…. 어떻게 이런 고백을 하게 됐을까? 그의 삶에 어떤 어려움과 고통과 고난의 시간이 있었을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감사하게도 이집트 체류 기간 중, 그를 다시 만나 교제할 수 있었다(형제의 인터뷰는 다음 기회에 소개할 예정이다).

그는 코란의 교리를 문자 그대로 실천하는 수피즘을 믿는 무슬림이었다. 청년 시절에 그는 교리를 강조하며 심지어 아버지에게도 엄격한 신앙생활을 요구하며 때로는 거친 언사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그때 가족들은 그를 무덤덤하게 바라보며 무슬림의 당연한 모습으로 여겼다. 하지만 그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후, 그의 태도는 완전히 달라졌다. 친절과 배려, 사랑을 실천하려 했다. 그때부터 그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무슬림에서 기독교인으로 개종하는 것을 수치로 여기는 이슬람의 문화 때문이다. 죽을 고비도 넘겼다.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신자를 일컫는 MBB(Muslim Based Believer)가 겪는 고난은 말로 형언하기조차 어렵다. 이번 북아프리카에 이어 중동 국가 순방 여정 가운데 실제로 2014년 예멘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는 이유로 친척들의 공격을 받아 엄마를 잃고 A국에 머물고 있는 세 자매를 만났다. 이들 세 자매의 엄마는 그해 6월 집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다 동생과 시동생이 찾아와 끓고 있는 기름 냄비를 들이부어서 전신 화상을 입었다. 그녀는 응급실에 실려 갔으나 며칠 만에 사망했다. 이 자매들은 엄마가 화상을 입고 고통하는 것을 지켜봐야만 하는 아픔을 겪었다. 현재는 A국에서 기독 공동체를 만나, 신앙훈련을 받으며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었다.

이 가정에 고난이 시작된 것은 1997년 자매들의 아빠 사에드가 어느 날 기독교와 관련된 신문 기사를 보면서부터였다. 컬럼에는 이런 성경 말씀이 적혀 있었다.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면 너희 하늘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시려니와 너희가 사람의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면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 잘못을 용서하지 아니하시리라”(마 6:14~15)

충격이었다. 학교 교사였던 그는 이슬람에서 찾기 어려운 용서라는 단어가 기독교에서는 일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라는 보복과 응징이 지금까지 이어지는 이슬람 세계관과는 달라보였다.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교리가 있기에 용서가 가능할까? 성경을 보고 싶었다. 그러다 위성라디오를 통해 매일 한 시간씩 예멘어로 전파되는 복음 방송을 듣게 됐다. 목마른 사슴 같았던 그는 예수님을 영접했다. 그리고 그의 삶에 변화가 시작됐다. 자아를 추구하던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배려하고 용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변화를 이웃사람들이 알아가면서 그의 개종 사실이 드러나 결국 직장에서 쫓겨났다. 분명한 것은 사탄은 죽이고 멸망하는 일을 좋아하지, 사랑하고 용서하는 일은 좋아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에드는 2014년 아내를 잃고 고향에 더 이상 머물 수가 없었다. 그리고 그와 그의 가족들은 나그네의 삶을 살기 시작했다. 5년이 지난 2019년 말 현재 그와 가족들은 A국에 머물고 있다.

아흐메드와 사에드 형제의 가족을 만나면서 문득 궁금해졌다. 이들 MBB는 어떠한 삶을 살고 있을까? 이들을 받아서 양육하고 섬길 교회는 있을까?

현재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외형적으로 교회가 존재하는 국가는 레반트 지역(고대의 가나안에 해당하는 팔레스타인)에 있는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과 아라비아 반도의 쿠웨이트, 아랍에미레이트(UAE), 이란, 북아프리카 일부 국가 등이다. 방문지인 UAE의 경우는 특정 지역을 종교 시설로 지정, 각국에서 이주해 온 외국인들이 출석하는 교회가 존재하고 있었다. 그러나 대부분 이슬람 국가의 시민들은 신분증에 자신의 종교가 기재되어 있어 종교란의 변경이 불가능하다.

무슬림 출신 새신자, 기독교 세계관을 심어줘야

요르단에서 사역해온 송유세프 선교사는 “시리아, 요르단, 레바논, 이란 등에서는 가톨릭이나 동방 정교회 등의 교회가 전통적으로 존재해 왔고, 개신교회도 일부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개신교회가 무슬림 출신 새신자를 교인으로 받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개종을 불법화하고 있는 이슬람 세력의 무력행동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송 선교사는 “목회자들이 드러내지 않고 이들 새신자들을 교제하며 섬기지만 이들이 기존 교회에 정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집트에서 만난 B선교사는 “교회가 공개적으로 이슬람 출신 새신자를 받으면 무슬림의 공격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새신자 역시 쉽게 교회에 다가가지 못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최근 난민 현장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무슬림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난민 캠프에서 이주한 난민들 가운데서 공격을 당하기도 하지만, 조금은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

레바논에서 난민캠프를 운영하고 있는 정바울 선교사는 “10여 년간 중동에서 사역하면서 성경을 나눠주고 복음을 전한 횟수는 손에 꼽을 정도로 미미했다. 그러나 난민 사역을 시작한 이후, 이들에게 성경을 자유롭게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스마트폰 등장 이후, 스마트폰에 꽂아 사용할 수 있는 성경이나 성경관련 자료가 담긴 메모리 카드 등은 없어서 나눠주지 못할 상황이다.

그러나 이들을 체계적으로 양육하고 섬길 손길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처음 복음을 접하는 이들에게 십자가 복음이 온전하게 전달되어 믿음의 증인을 세우는 일은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 같은 난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뤄 복음을 전하고 있는 D선교사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개종한 이후,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어버린 이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슬람 세계관에서 기독교 세계관으로 관점을 바꿔 주기 위해 부단한 대화와 신앙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중동 = 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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