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된 평가기준 적용, 북한 11년 연속 1위, 아프리카 박해 증가세
전 세계의 박해받는 교회를 섬기는 오픈도어선교회는 지난 8일(현지시각) ‘2013 세계기독교박해지수(World Watch List)’를발표했다.
세계기독교박해지수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인종적 혹은 우발적인 이유가 아닌 오직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을 이유로 기독교를 박해하는 50개국의 순위를 나타낸 것이다. 이 리스트의 평가 기준은 오픈도어선교회 자체 설문조사와 전문가의 의견 그리고 공공기관들의 조사자료 등을 기반으로한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웹사이트(http://www.worldwatchlist.us)를 통해서 이번 2013년 세계기독교박해지수를 산출하는 평가기준을 객관성과 신뢰도, 투명도를 높이기 위해 광범위하게 개정했으며, 이러한 이유로 전년도의 세계기독교박해지수와 ‘절대비교’는 어려워졌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통일성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북한, 11년 연속 ‘부동의’ 1위 박해국가
올해도 북한이 1위를 차지해 ‘최악의 박해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내지 못했다. 오픈도어선교회는 “기독교인 박해에 관한 한 북한은 여전히 1위”라면서 “성경을 개인이 소유하는 등의 이유만으로 가족 3대가 수용소에 보내질 수 있다고”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에서는 5만에서 7만으로 추산되는 기독교인들이 수용소에 갇힌 가운데 극심한 고통을 겪고 있지만, 이런 극심한 억압에도 40여만 명의 지하교회 성도들이 믿음을 지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프리카 국가들 박해 ‘급증’
오픈도어선교회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기독교 박해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득세하고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국이 극도로 혼란스워진 말리가 단번에 7위에 올랐다.
또한 잔지바르지역이 급속히 이슬람화가 되고 있는 탄자니아가 24위, 소말리아의 이슬람 세력의 영향을 받고 있는 케냐가 40위, 그리고 우간다와 니제르도 각각 47위와 5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전통적인 아프리카 박해국인 소말리아나 에리트리아 등의 국가들에 비해 비교적 박해 안전지대로 평가받던 국가들이 새롭게 박해국가로 떠오른 것은 아프리카의 정치, 종교 등의 지형도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 아랍의 봄’ 주요국가들 박해 증가세
2010년 튀니지에서 일어난 소위 ‘재스민’ 혁명으로 시작된 ‘아랍의 봄’ 기운은 아랍의 독재자들을 권좌에서 물러나게 했지만, 그 힘의 공백을 ‘이슬람’이 차지하면서 오히려 박해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아랍의 봄’의 주요국가들은 예멘, 시리아, 리비아, 이집트, 알제리, 튀니지의 순서로 박해지수 30위 안에 이름을 각각 올렸다.
한편, 기독교방송매체인 CBN뉴스는 지난16일자 ‘세계기독교박해지수’ 관련보도에서 “전세계적으로 기독교인 박해는 65개국 이상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50위권에서 밀려난 국가들의 경우에도 박해는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잔존한다”고 보도했다.
[message_box title=”박해에 대한 커다란 두 가지 편견” color=”red”]오픈도어선교회는 웹사이트(http://www.worldwatchlist.us)를 통해 기독교 박해국가들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두 가지 주요한 편견이 있음을 밝히고, 분별력을 갖고원조와 기도를 해 줄 것을 요청했다.
편견1. 기독교인을 박해하는 사건이 많이 일어날수록 박해지수가 높다.
이 말은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은 틀린 말이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박해사건’과 보이지 않는 ‘압박’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박해지수 6위인 몰디브의 예를 들자면, 몰디브의 기독교인들은 친구, 이웃, 가족, 정부에 의해서 다각도로 압력을 받는다.
따라서 기독교인이 자신의 믿음을 표현하는 일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즉 몰디브의 기독교인들은 그들을 둘러싼 박해자들의 압박에 의해 ‘말라죽는’ 박해를 당한다는뜻이다. 그러나 기독교인들이 폭행을 당하거나 투옥되거나 추방당하거나 하는 ‘박해사건’은 드물다.
사실 많은 박해자들이 교회를 ‘때려 부수는 것’보다는 ‘말려 죽이는 것’이 더 성공적이라고 믿고, 이것을 더 선호한다.
편견2. 가장 폭력적인 박해자들이 교회의 주요 박해자들이다.
나이지리아 북부를 생각해보면, 그곳의 기독교인들에게 가장 폭력적인 박해자는 단연 교회를 대상으로 폭탄테러와 총격을 일삼는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집단인 보코하람이다.
그러나 실제로 교회를 가장 박해하는 실체는 1980년대부터 점진적으로 그리고 은밀하게 진행되어 온 이슬람화이다. 나이지리아의 기독교인들은 어느 순간 자신들이 하급시민으로 차별을 받으며, 모든 문화가 적대적으로 변해버렸음을 깨닫게 된다. 따라서 폭력 사건만이 박해의 전부가 아닌 것이다.
박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독교인들의 삶과 외부 감시기관들이 어떤 다양한 박해와 압력을 당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이러한 이해와 분별을 통해서 비로소 효과적인 원조와 중재를 할 수 있다.[/message_bo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