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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에서 ‘새로운 통일시대’ 주장… 주민들 “통일시대가 뭐요?”

▶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한 탈북자들의 모습(출처: VOA korea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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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 정부의 대북 정책을 규탄하는 시위를 한 탈북자들의 모습(출처: VOA korea 캡처)

이 시대 가장 고통받는 우리의 이웃은 누구인가? 이 코너는 한반도의 부흥을 소망하며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가장 가까이에서 고통받는 이웃, 북한의 기독교인들과 주민들에 대한 다양한 이슈나 사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

북한이 올해 70주년을 맞는 정권수립일(9·9절)을 앞두고 외부와 손전화(휴대전화) 통화 단속 등 국경 지역에서 주민 통제를 강화한 이후 탈북자에 대한 단속과 대처도 더욱 엄격해졌다. 8월 들어 북한 당국은 탈북자에 대한 무관용 처벌 방침을 천명하고, 경비대원들이 돈을 받고 탈북을 묵인하거나 돕는 행위를 강하게 처벌해왔다. 도강 및 탈북비용은 수천만 원까지 상승했다. 또 경비대원 간에 상호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동료 경비대원을 밀고하면 즉각 입당을 보장한다는 방침도 내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 아래 북․중 국경을 담당하는 경비대에 일가족이 체포되고, 중국에서 체포된 탈북자들을 호송하는 과정에서 보위원들에 의한 비인격적 대우 장면도 목격됐다. 북한 전문 인터넷신문 데일리NK에 따르면, 북한 내부 소식통은 최근 “지난달(8월) 중순 양강도 보천군에서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하려던 일가족 4명이 체포돼 경비대를 거쳐 도 보위부로 이송됐다”고 말했다.

이들 가족 일행은 20대 부부와 돌이 지난 아기, 시동생까지 총 4명으로 탈북을 방조하기로 약속한 경비대의 안내를 받아 강을 건넜지만, 다른 초소 경비대원들에게 적발돼 체포됐다. 소식통은 “도강을 도와주던 경비대원은 혜산에 있는 보위소대에서 취조를 받고 있고, 일가족 4명은 양강도 보위부로 이송해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함경북도에서는 북송된 탈북자 3명이 열차를 통해 관할 지역으로 이송되면서 해당 보위원들에게 ‘반역자’ 취급을 받는 장면도 목격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통화에서 “8월 말경에 중국서 붙잡혀온 가족 3명이 호송되는 기차에서 승객 중 몇 사람이 말을 걸자 보위원들이 이들에게 ‘반역자들에게 왜 말을 거느냐’며 거칠게 저지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전기 사정으로 열차가 멎어 시간이 흐르고, 분위기도 좀 누그러져서 도강자들에게 물어보니 ‘보위원들이 먹을 것을 주지 않아 너무 배가 고프다’고 말했다”면서 “가지고 있는 꼬부랑 국수(라면)를 생으로 줬더니 보위원 눈치를 보면서 어린 아들과 나눠 먹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들어보니 이 가족은 중국에서 10년을 살았고, 거기서 태어난 7살 된 아들도 있는데, 아내가 식당에서 일을 하다가 잡혀서 가족이 전체 북송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달 28일 청년절 모임에서는 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원들을 모아 놓고 한국행을 시도한 형제를 등장시켜 비판하는 사업까지 진행했다”면서 “이 청년들에게는 원수님의 은혜를 배반해 짐승만도 못한 자들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 두 형제는 세 번의 탈출 시도끝에 한국행에 성공한 누나를 따라 중국에 건너가 라오스를 통해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公安)에 붙잡혔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러한 통제와 단속은 9․9절을 준비하는 시기와 겹쳤다. 북한이 외국 정상들까지 초청하며 공을 들이고 있는 9․9절을 앞두고 탈북을 시도한 것은 정치적 범죄로 간주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북한은 9·9절을 앞두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새로운 통일시대’를 강조하는 강연회를 여러 차례 연 것으로 전해졌다. 평양에서는 최근 강연을 통해 김일성·김정일의 유훈대로 새로운 통일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주로 내부의 주요 정치적 행사를 앞두고 ‘남조선(한국)을 해방하고 남녘 동포들과 얼싸안고 통일을 맞이하자’는 내용의 강연이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새로운 통일시대’라는 용어까지 등장하며 강조하는 바가 미묘하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이 같은 모호한 강연 내용에 의아함을 내비쳤고, 강연자에게 새로운 통일시대가 무엇인지 묻기도 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이처럼 북한 당국이 9·9절을 앞두고 주민들을 대상으로 선전과 교육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방송이나 신문에서 국가계획을 완수했다거나 초과달성했다는 발표가 나왔다. 소식통은 “주민들은 믿지 않는다. 해마다 계획을 완수해 왔지만 나날이 쪼들려만 가기 때문”이라며 “계획서를 만드는 부서의 일꾼들조차도 초과달성이라는 말은 신문이나 방송에서만 쓰는 용어로 여기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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