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복음을 흉내 낼수록 내 모습은 어설픈 모조품 같았다”

[190호 / 믿음의 삶]

기독학교를 다니며 복음을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졸업 후 2년간 선교지에서 단기선교사로 살면서 복음의 실제와 실존에 대해 깊이 고민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복음 없이 산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복음대로 산다고 할 수도 없었다. ‘복음의 삶이 이런 어설픈 수준인가?’ 질문하던 중 6개월간 공동체 신앙훈련을 받게 되었다.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정말 묻고 싶었다. ‘복음, 진짜입니까?’

‘부르심’이라는 첫 강의에서 주님은 “잘하지 말고 제대로 해라”고 하셨다. 잘하고 싶었고, 뒤로 물러서고 싶지 않았다. 필사적으로 부딪혔다. 입소한지 얼마 되지도 않아 온갖 지저분하고 음란한 생각과 게임이 계속 생각났다. 스스로 이겨낼 수 없어 첫 한 달 동안 매일 밤잠을 자지 못했다. 말씀묵상도 그저 유려한 나눔과 비범한 깨달음을 원하고 있을 뿐이었다.

개인 기도를 하려고 앉으니 생각나는 말을 다 끄집어내도 10분도 지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복음스터디를 하면서 복음을 막연히 이해하면서 알았다 치고 넘어간 것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복음이 내게 실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을 쉽게 인정할 수 없어 행복한 척, 잘 지내는 척을 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타들어가는 시커먼 속을 가지고 주님 앞에 섰을 때, 나를 만나주셨다.

‘회개’에 대한 메시지를 들었다. 크고 두려우신 하나님, 기도가 나오지 않을 만큼 거룩하고 경외할 만한 충분한 하나님이셨다. 하나님을 아는 양, 잘난 체하고 있던 나의 존재는 초라하고 가련했다. 당장이라도 지옥으로 떨어질 것 같아서 책상다리를 붙들고 벌벌 떨며 울었다. 며칠 후, 하나님은 내가 그날 밤의 체험과 눈물을 믿음의 근거로 삼는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믿음은 예수님을 믿는 내가 아니라 예수님과 그가 하신 말씀을 믿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예수님을 믿게 된 것 같았고 기쁨이 샘솟았다.

어느 날 훈련생 중 한 명의 어머니가 소천 하셨다. 그때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셨다는 나눔을 들은 적이 있다. 만일 이 일이 내게 일어난다면 부르심을 저버리고 떠나겠다는 마음뿐이었다. 이런 고민으로 며칠 밤을 자지 못하다 두 차례나 더 이런 소식이 들려왔다. 더욱 몸서리쳐졌다. 사탄의 속임이요 공격이라 여겨 일부러 떠올리지 않았다. 그런데 주님은 가족의 생사에 대한 걱정보다 하나님의 성품을 믿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하셨다.

하나님을 최고의 만족으로 삼는다는 일은 이렇듯 구체적인 일이었다. 그분과 영원히 동행하는 것을 이제야 누리기 시작하나보다 싶었다. 그런데도 지체를 사랑하지 못하고, 권위에 대한 순종도 안 되고, 사람 눈치를 보고 사람을 기쁘게 하려 하는 나의 존재를 보면서 스스로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내 힘으로 어쩔 도리가 없었다. 흉내 내려 할수록 어설픈 모조품 같았다.

내게 주신 약속의 말씀을 떠올렸다.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 46:10)” 가만히 있으라는 것은 소극적으로 하나님의 일을 방관하는 것이 아니라 한시도 주님 없으면 살 수 없는 사람처럼 격정적으로, 절박하게 기다리는 것이었다.

내 안에 살아계시는 예수님이 너무나 실제이신 게 맞지만, 그분이 내 안에서 여전히 많은 과정을 허락하셔야 함도 현실이다. 그러나 ‘푯대를 향하여 달려가노라’라는 말씀을 힘입어 달려갈 준비가 되었다. 제 앞길 멀고 험해도 주님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괜찮다. 이 죄인에게 행하신 놀라운 일을 찬양한다. [복음기도신문]

김야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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