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높이라 Prize Wisdom 잠 4:8

“나는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존재에요”

원형의 생명임을 믿는 김경선자매

[189호 / 인터뷰]

인생 중 어느 누가 자신이 원한대로 태어나고 계획대로 성장한 사람이 있을까? 김경선 자매는 지체장애인으로 태어났다. 장애가 없는 사람도 부모의 사랑과 지속적인 돌봄, 칭찬과 격려 없이는 자랄 수 없을진대 경선 자매는 그보다 더한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는 삶이었다. 장애가 없는 사람에게는 쉬운 먹고, 눕고, 앉고, 자는 등의 일상적인 일들이 경선 자매에게는 쉽지 않다. 이런 그에게 주님은 어느 날 ‘왜 살아야 하는지, 죽음 이후의 삶은 무엇인지’ 질문하게 하셨고 그 질문의 답을 오직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만 찾게 해주셨다.

–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저는 불신자 가정에서 태어났어요. 그리고 태어날 때부터 근육이 퇴화하는 병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나 첫 돌이 될 때까지 그 사실을 몰랐어요. 걸어야 할 때 제가 걸으려 하지 않자 부모님이 병원에 데리고 가신 것이죠. 많은 병원에 다녀봤지만 정확한 원인과 진단이 없어서 포기한 채 오랜 시간 살았어요. 휠체어에서 생활하던 저를 중학교 때 친구가 처음 교회에 데려갔어요. 친구는 제가 교회에 나갈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줬어요. 휠체어를 끌어주고 힘든 계단도 오르락내리락 하면서요”

친구의 도움으로 교회에 처음 출석

– 친구의 도움으로 계속 교회를 다닐 수 있었군요.

“네. 처음 교회에 갔을 때, 천국과 지옥에 관한 진리를 듣고 너무 무서워서 계속 다녔어요. 그러면서도 질문이 있었어요. 저는 장애인이고 뚱뚱하고 못생긴 얼굴이었어요. ‘왜 나만 다를까?’ 그때부터 ‘장애인’이라는 단어에 모든 문제의 이유를 결부시켰어요. 나와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마음의 벽을 치고, 스스로 죄에 넘어지면서도 다른 사람을 탓했죠. 저는 꼭 천국에 가고 싶었어요. 그곳에만 소망이 있고 행복할 것 같아서요. 그러나 친구가 사정상 교회를 못 나가게 되자 저도 덩달아 교회를 나갈 수 없었어요. 다행히도 고등학교를 미션스쿨로 진학하게 됐어요. 채플 시간을 통해 잊고 있었던 말씀들이 생각났죠. ‘나 이렇게 죽으면 어떡하지?’라는 고민이 시작됐어요. 혼자서는 도저히 교회를 나갈 수가 없으니까 애태우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러다가 엄마가 학교 근처 교회에 가면 데려다 줄 수 있다 하셔서 다시 교회에 다니게 됐어요”

손 외에는 자유롭게 움직일 수 없던 그녀는 어릴 때부터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았다. 사물을 오랫동안 관찰하고 표현할 수 있는 그림은 유일한 취미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집에만 있던 경선 자매에게 다른 장애인 친구가 구민회관에서 하던 그림 모임을 권유했다.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렸고, 고등학교 때 친분이 있던 선생님의 도움으로 그림을 가르쳐주실 선생님을 소개받았다. 그런데 선생님은 그림뿐만 아니라 신앙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가르쳐 주셨다. 선생님은 늘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말했지만,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예수님에 관해 안다고 생각했던 경선 자매는 그때 선생님의 말이 들리지 않았다.

– 언제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셨나요?

“신앙생활을 한다고 했지만, 사람들로부터 관심을 받고 싶으면서도 사람들을 향한 미움과 질투가 끊이지 않았어요. ‘하나님이 살아계시고, 그분을 믿는다면서도 왜 내 마음은 선하지 않을까?’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도 자신들도 그렇다고 하더군요. 그러면 교회를 다닌다고 해서 모두가 천국 가는 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게 고민할 때, 미술 선생님이 ‘2013 다시복음앞에’ 집회 참석을 권유하셨어요. 처음에 ‘이 선생님이 내 세상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도 계속 권유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 같아서 부분적으로 참석해 말씀을 들었어요. 말씀을 들은 후, 사람들이 끊임없이 기도하는데 너무 놀랐어요. 저는 10분 기도하면 기도가 끝났거든요. ‘뭘 더 기도해야 하지? 내가 간절함이 없나?’ 생각했죠. 그런데 마지막 날,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셨다는 진리가 믿어지는 은혜를 주셨어요. 그동안 선생님을 통해 전해 들었던 말이 믿어지니 너무 기뻤어요”

-그 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살아계신 하나님을 만났고 교회를 다니면서 가졌던 질문들의 해답을 찾게 되니까 기뻤죠. 교회를 잘 다니고 싶은데 제가 마음을 먹는 것만으로는 안 되죠. 저와 같은 사람을 섬기는 활동보조사로 일하시는 어머니의 도움을 받게 됐어요. 어머니의 시간에 맞춰 나가야 했기 때문에 항상 교회에 일찍 도착하게 됐어요. 그러나 이젠 예배 시간 전까지 홀로 있는 긴 시간이 어렵지 않더군요. 기도하면 되니까요. 그 후, 저는 더는 건강이나 장애를 위해서 기도하지 않게 됐어요.

복음훈련을 더 받고 싶었지만 상황이 쉽게 열리지 않았어요. 그때 미술 선생님이 매일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기도24·365 일일기도학교’를 참석해 보는 게 어떻겠냐고 권하셨어요. 선생님 지인의 아들이 최근에 복음학교도 가고 기도학교도 간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너무 부러워서 저도 대뜸 가겠다고 했어요”

부활의 진리가 믿어졌어요

기도학교에 참석한 그녀는 무엇을 기도해야 할지 알게 됐고 열방을 위한 기도는 성도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기도라고 생각했다. 기도를 통해 복음이 무엇인지 더욱 분명해지는 은혜를 주셨다. 성도들의 모든 기도의 끝은 다시 오실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것이었다. 주님을 더 알고 싶다는 사모함이 생기고 2016년 12월에 5박 6일간 진행되는 복음학교에 가게 됐다.

– 5박 6일간 공동체 생활을 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네, 제 몸을 누군가에게 다 맡기는 게 엄두가 안 났어요. 대·소변 처리를 다른 누가 보는 게 싫어 혼자 처리하다 몸에 묻어 온종일 냄새가 날까 봐 걱정도 됐어요. 그런데 이때가 아니면 도저히 안 되겠더군요. 정말 주님이 하실 것을 믿을 수밖에 없었어요. 복음학교에서 두 분의 섬김이를 제게 허락해주셔서 온전히 복음 앞에 설 수 있었어요. 섬김이들이 전심으로 섬겨주시는데도 ‘장애’가 자꾸 복음에 집중하는데 방해가 됐어요. 이 모든 과정을 통해 제가 얼마나 하나님보다 사람을 신경 쓰는지 알게 됐죠. 이런 제가 2000년 전,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다시 산, 하나님이 창세전에 꿈꾸셨던 원래의 생명인 완전한 원형 생명이라는 것을 믿게 됐어요.

다음 해인 2017년 3월경 ‘원형 된 생명으로 기도하는 학교’라고 소개된 중보기도학교를 지원하게 됐어요. 불완전한 육체를 가진 내가 원형으로 회복되었다는 말씀이 어떤 말씀인지 알고 싶었거든요. 무엇을 시작할 때, 저는 늘 이런 고민을 해요. ‘나는 장애인이기 때문에 이건 할 수 없어’ 혹은 사람들이 ‘장애인이 와서 왜 이렇게 폐를 끼쳐?’ 말씀이 쏟아지는 현장 속에서도 ‘하루만 참자, 일주일만, 한 달만…’ 이렇게 생각에 갇혀 있으니까 주님이 저의 이런 태도가 복음에 반응하는 합당한 태도가 아니라고 하셨어요. 보이는 것으로 사는 존재가 아닌 회복된 원형의 생명은 적극적인 생명으로 사는 존재라고요”

▶ 지역 교회에서 아웃리치 팀원과 기도하는 김경선 자매

– 그래서 적극적인 생명으로 살게 되었나요?

“저는 할 수 없었는데, 주님이 적극적으로 순종할 수 있게 인도해주셨어요. 학교가 끝날 즈음 아웃리치를 가게 되는데 사실 꿈도 꿀 수 없었어요. 그런데 먼저 팀장님과 팀원들이 저와 함께 가고 싶다고 학교 측에 말해주었죠. 감사했지만, 쉽지 않은 결정이었어요. 제가 팀원들에게 짐은 되고 싶지 않았던 거죠. 하지만 기도하는 중에 주님이 제 마음을 녹여주셔서 은혜로 참석하게 됐어요. 저희 팀은 국내에 있는 교회를 방문했는데, 일정 중 2박 3일간 부산에 있는 한 교회에 정착해 열방을 위해 릴레이로 기도하는 ‘느헤미야52기도’에 참석하게 되면서 정말 순종의 기쁨을 누릴 수 있었어요”

– 이런 달라진 모습을 본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교회 다니는 건 좋은데,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말씀하세요. 앞으로 제 삶이 걱정되셔서 그런 거겠죠. 두 분이 계시지 않을 때, 저 스스로 살아갈 기반을 뭐라도 갖춰놔야 하는데 제가 그렇지 않으니까 많이 답답해하세요.

복음학교가 끝난 후, 제게 실제 된 복음을 가족에게 나눌 마음을 강력히 주셨어요. 철부지 딸로 어리광만 피워봤지 한 번도 진지하게 복음을 얘기해 본 적이 없었어요. 쑥스럽기도 하고 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 않아서 긴 글을 문자로 보냈어요. 제가 떡으로만 사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 말씀으로 사는 존재임을 믿는다면서 그동안 저축한 것을 깨겠다고 했어요. 어머니가 완강히 반대하셨어요. 아무래도 제가 이상한 곳에 들어가 헌금하는 줄 아셨던가 봐요. 그 돈을 전부 부모님께 드렸더니 오히려 그 재정에 보태어 전동 휠체어를 선물로 사주셨어요.

아웃리치를 떠나기 전, 팀원들과 돌아가면서 나의 복음을 나누는 시간이 있어요. 어머니가 절 데리러 오시는 날이었는데 마침 제가 나눌 차례였죠. 처음으로 제 목소리로 나의 복음을 들으신 거죠. 말씀은 다 하지 않으셨지만, 그동안 저를 못마땅해하시던 어머니의 표정은 그 날 이후로 볼 수 없었어요”

하나님 말씀으로 사는 존재

▶그림을 그리고 있는 김경선 자매

– 현재 복음기도신문에서 삽화 동역자로 섬기고 계시는데 어떤 은혜가 있으세요?

“중보기도학교 훈련생으로 있을 때, 강사로 오셨던 분이 복음기도신문을 만드는 선교사님이셨어요. 그때 선교사님과 잠깐 교제한게 계기가 되어 미디어 사역을 은혜로 섬기게 되었죠. 신문에 들어갈 삽화니까 이전에 했던 삽화들을 참고하면서 여러 가지 기법과 도구들을 생각해 봤어요. 그림이란 내가 말하고 싶은 것, 보여주고 싶은 것을 여러 기법으로 표현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삽화를 그리면 그릴수록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님을 구하는 것이었어요. 때론 형식적으로 ‘대충 마감 기한 내에 그려서 넘겨야지’라는 생각도 했어요.

이전에 그림을 그릴 때는 맘에 드는 음악을 들으며 가장 우울할 때의 감정을 그림으로 표출했거든요. 주위 사람들이 제 그림을 보면 슬프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요. 유일하게 칭찬을 듣고 관심을 받았던 영역이라 앞으로의 가능성을 내다보고 전시회까지 열 계획을 세우는 등 세상에서 성공하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어요.

그런데 복음을 만나고 난 후, 더는 그럴 필요가 없잖아요. 내가 아니라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존재인데요. 삽화를 그리면서 믿음으로 사는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아요. 제가 주님을 만날 수 있도록 주님은 많은 사람을 저의 손과 발이 되게 하셨어요. 저에게 사울이라고 하셔도, 다윗이라고 하셔도 인정이 돼요. 순간순간 제게 말씀해 주심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그 모든 말씀이 절 사랑해서 해주시는 말씀이니까요”

–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우리가 처한 환경이나 어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아시는 하나님이 계신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분은 우리의 모든 것을 뛰어넘는 분이세요. 하나님 말씀은 거짓이 없고, 주님이 앞으로 저의 모든 것을 책임지실 것을 믿어요. 그래서 모든 분들이 하나님과 예수님을 믿었으면 좋겠어요”

– 마지막으로 기도 제목이 있으시다면요?

“가족들과 복음으로 교제하고 싶고, 모든 관계 안에서 십자가 생명으로 서길 원해요”

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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