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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그리스도를 심은 짧고 강렬한 삶의 증인들

▶ 호남신학대학교 내 광주양림선교사묘역의 선교사 묘비의 모습(출처: 한국관광공사)

[button color=”” size=”” type=”square” target=”” link=””]180호 / 기획[/button]

조선선교열전 (18) – 전라남도 편

종교개혁 500주년을 넘긴 2018년, 한국의 기독교 역사는 133주년을 맞았다. 구한말부터 본격화된 개신교 선교 역사는 문화, 교육, 의료 분야에서 우리나라 역사와 맥을 같이 하며 한반도의 근대화와 함께 진행됐다. 우리나라 곳곳의 선교역사를 통해 이 땅에 임한 하나님의 사랑을 되새겨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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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신학대학교 내 광주양림선교사묘역의 선교사 묘비의 모습<출처: 한국관광공사>

“이 민족에게는 복음 외에는 희망이 없다.” 유진 벨(Eugene Bell) 목사
“대나무로 의족한 소년이 눈에 밟혀서 예배를 드릴 수 없습니다.” 윌슨(Robert M. Wilson) 의사
“여러분은 위대한 꿈을 가지시고 40년이 지나서 그 꿈이 이루어지는 것을 목격하는 행복한 사람이 되십시오.” 브라운(George T.Brown) 목사
“너희가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치 아니하면 죄니라”라는 말씀을 따라 1948년에 한국에 온 카딩톤(Herber A. Codington) 의사
“이 콩밭에 학교를 세우면 콩알보다 많은 아이들이 예수님을 믿고 이 나라의 지도자가 됩니다.” 프레스톤(John F. Preston)

‘광주 선교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양림동. 그곳의 광주 양림선교사묘원 모퉁이마다 서 있는 선교사들의 팻말에 적힌 글귀들이다. 선교사묘역에는 선교사들의 이름을 딴 길이 있다. 윌슨길, 브라운길, 카딩톤길, 프레스톤길…. 이 땅에 생명을 묻은 선교사들의 발자취를 따라 묘원으로 가는 길의 이름도 우월순길이다. 우월순은 광주 기독병원과 여수 애양원병원을 설립한 로버트 윌슨 선교사의 한국 이름이다.

이 양림동 선교사 묘역은 조선시대에는 돌림병에 걸린 어린아이를 버리는 묘지였다. 유진 벨 선교사는 이 산에 나무를 심고 산자락에 교회와 학교, 병원을 세웠다. 묘원은 호남선교를 위해 헌신한 26명의 선교사와 그의 가족 등 45개의 비석이 있는 호남기독교의 성지다.

한문으로 ‘오목사(吳牧師)’라고 쓰인 비석은 클레멘트 오웬(1867~1909, 오기원)의 묘비다. 그는 이곳 묘원에 처음으로 묻힌 선교사다. 1898년 미남장로회 소속 의료선교사로 입국, 유진 벨 선교사 등과 함께 목포진료소를 개소했으며, 해남 완도 나주 보성 고흥 등 지방을 순회하며 많은 교회를 설립했다. 가난한 자의 이웃을 자처했던 그의 집에는 양림천에 있던 많은 거지와 환자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그는 42세로 숨졌다. 오웬 선교사가 소천하자 그의 아내는 한센병 환자를 돌보다가 네 딸과 함께 귀국했다.

윌슨은 고아의 아버지였으며, 포사이트 의사가 데리고 온 여자 한센 환자를 치료하여 오늘의 여수 애양원을 이룬 사랑의 실천가였다.

유진 벨(1868~1925년, 배유지) 선교사는 1895년 4월 8일 한국에 파송되어 광주·목포 지역에서 복음을 전하고 20여 개의 교회를 개척했다. 광주 수피아여학교와 숭일학교를 비롯, 목포에 정명학교와 영흥학교를 세우고, 광주기독병원도 설립했다. 그의 사위 윌리엄 린튼 선교사도 전주 기전여고와 신흥고 교장을 지내면서 교육사업에 헌신했다.

그는 신사참배를 반대하다 출국 당했지만 광복 후 다시 한국에 돌아왔다. 린튼 선교사의 셋째 아들 휴 린튼(인휴)과 부인 베티 린튼(인애자)도 평생 전라도 농촌과 섬에서 지내며 결핵 퇴치 운동에 앞장섰다. 세브란스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 존 린튼(한국명 인요한)이 바로 이들 부부의 막내아들이다. 유진 벨에서부터 시작된 린튼 가문의 한국선교는 5대째 이어지고 있다.

“이 저녁에 누가 가장 춥겠습니까?” 동료들에게 이불과 요를 내놓으라는 따뜻한 강요를 했던 서서평 선교사의 말이다. 엘리자베스 쉐핑(1880년~1934년, 서서평)은 1880년 독일에서 태어났지만, 9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간호사가 되었고, 1912년 한국에 파견됐다.

그녀는 저잣거리를 헤매는 여자 나병환자나 거지들을 만나면 집에 데려와서 목욕을 시키고, 밥을 먹이고, 자기 옷을 나누어 입혔다. 자신에게 부쳐온 선교헌금을 가난하고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해 몽땅 써 버린 후 정작 본인은 1934년 6월 말 홀로 영양실조로 죽었다. 그녀의 나이 51세였다. 남편도 자식도 없이 평생 남긴 전 재산은 두 벌 옷. 담요 반장, 강냉이가루 2홉, 현금 27전뿐이었다.

선교사 묘역의 한쪽에는 작은 묘비도 보인다. 헨리 티몬스(Henry L. Timmons, Jr). 생몰년월이 1911년에서 1913년, 불과 이 땅에서 3년의 시간을 살다 간 어린아이다. 미처 꽃피워보지도 못한 어린 생명을 이 땅에 묻는 선교사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이밖에도 양림선교사묘원에 묻힌 선교사들의 이야기는 많다. 이 땅에서의 그들의 삶은 짧고 강렬했다. 선교사들은 자신의 생명 뿐 아니라 어린 자녀들과 아내의 생명, 때로는 형제자매와 몇 대 아래의 자손들까지 이 땅에 바치며 그리스도께 헌신했다. 그리고 헌신의 열매는 이 땅의 것이 아닌, 죽음 후에 그리스도와 함께 하는 안식이었다. <계속> [복음기도신문]

참고문헌: www.monthly.chosun.com 월간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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