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를 대표하는 복음전도자로 수백만 명을 하나님의 자녀로 인도한 미국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소천했다고 미국 CNN이 21일 보도했다. 향년 99세.
그레이엄 목사는 노스캐롤라이나 주 몬테르트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대변인 제레미 블룸이 밝혔다.
빌리그레이엄전도협회(BGEA)에 따르면, 그는 역사상 개신교인 가운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파한 목회자였다. 지난 60여 년 동안 라디오와 텔리비전을 포함해 그의 설교를 들은 청중은 전세계 195개국 중 185개국에서 2억1500만 명에 달한다. 또 그는 3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말씀으로 도전해 그리스도를 위해 자신의 삶을 헌신하게 했다.
2005년 뉴욕 퀸즈에서 진행된 부흥회를 끝으로 설교자로서 은퇴했으며, 자신이 설립한 BGEA도 아들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에게 물려줬다. 이후 파킨스병을 앓아 왔으며, 2007년에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내는 사별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1918년 11월 7일 북 캐롤라이나 주의 샬롯테 부근 농촌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기 전인 1943년 20대부터 부흥사로 삶을 시작했다. 평양에서 출생한 아내 루스와 함께 시카고에서 ‘Youth for Christ’라는 단체를 통해 사역했다.
그는 1973년 한국을 방문, 100만 명 이상의 한국인들 앞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설교를 하며, 그의 부흥회는 이후 한국 교회 급성장의 중요한 계기가 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트루먼 대통령 이후 모든 대통령을 만난 그는 미국 대통령과 정치 지도자들에게 큰 영향력을 미친 목회자였다. 미국 대통령들은 중요한 정치적인 결단의 순간에 대부분 그레이엄 목사를 백악관으로 초청해 그의 충고를 경청하고 함께 기도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나 그는 몇년전 “(나는) 사람들과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고 반대로 하나님과는 너무 적은 시간을 보냈다. 만남을 갖느라 너무 바빴고 예배에도 너무 바빴다. 모든 사람들 중 가장 큰 실패자”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소년 시절 메이저리그 스타디움을 누비는 야구 선수를 꿈꾸던 16세 소년 빌리 그레이엄은 하나님을 만난 뒤 야구 방망이와 함께 오랜 꿈을 내려놓고 인생을 하나님께 바쳤다. 이에 대해 한 언론보도는 “야구방망이를 내려놓은 그를 하나님은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설교자로 대형 야구 스타디움에 세우셨다.”고 평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