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한반도의 부흥을 소망하며 함께 기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이슈나 사건,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
영하 30도의 날씨, 매서운 바람이 몸속을 파고들었다. 내린 눈이 쌓였다가 얼어붙어 길이 몹시 미끄러웠다. 그래서 안내하는 사역자의 인도를 따라가기가 쉽지만은 않았다. 한참을 그렇게 앞서가던 사역자는 갑자기 멈춰 서더니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는 재빨리 방향을 바꾸어 골목길로 접어들었다. 그리고 허름해 보이는 건물의 계단을 몇 층 오르더니 문을 두드렸다.
깡마른 북한 여인의 방문
조금 후에 문이 열렸다. 그곳에는 조용한 웃음으로 문을 열어 준 청년 밖에는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함께 간 사역자는 그 청년과 몇 마디를 나누더니 방문을 열고 불을 켰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깡마른 여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서로 인사를 하며 앉았다. 그 여인에게 어떻게 성경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느냐고 묻자 여인은 천천히 대답했다.
“내래 작년에 돈을 벌어보려고 친척방문을 왔댔습네다. 그때 친척을 통해 복음을 듣고 예수를 영접했댔습네다. 그리고 돌아갔는데 자꾸만 성경을 더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서 올해 다시 넘어온 겁네다. 기래 여기 선생님을 만나 꼬박 20일 동안 성경공부를 했습네다. 그동안 말씀을 배우고 싶어 목이 탔댔는데 이렇게 공부하니 얼마나 속이 시원한지요. 야~! 아 그거이 실제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모르디요. 내래 이제 며칠 있으면 돌아갑네다.”
처음에는 경계의 눈빛으로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던 여인은 시간이 지나면서 안심이 되었는지 자연스럽게 말을 이어갔다.
남편이 목회자 되기를 소망
“북한에서 기독교인들을 엄하게 다스리는데 어려움이 많지요?”라고 여인에게 물었다.
“얼마 전에도 OO지역에서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 발각되어 처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네다. 조선에서 예수를 믿는 것은 목숨과 한가지란 말입네다. 우리 남편도 예수를 믿고 있습네다. 기런데 내래 성경을 공부하면서 자꾸만 우리 남편을 목회자가 되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쎄게 듭네다. 돌아가면 여기 선생님에게 와서 집중적으로 성경을 공부할 수 있게 해야겠시요.”
돈을 벌겠다는 목적으로 중국으로 왔지만 이미 그 여인에게는 돈보다 말씀을 배우는 일이 더 중요한 목적이 되어 있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이야기를 뒤로하고 집을 나서는데 어느새 여인의 손이 발목까지 오는 나의 신발에 가 있었다. 마치 엄마가 어린 아이에게 신발을 신기듯 조심스럽게 신발을 신겨주었다. 그 손길에 가슴이 뭉클했다.
그리스도의 섬김이 그녀의 삶에 이미 깃들어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 남긴 채 문을 나서는데 여인은 간절한 눈빛으로 “내래 2, 3일 있으면 가야 합네다. 한 번 더 오시라요.”라며 호소한다. “한 번 더 오시라요. 그리고 말씀도 더 들려 달라요.”하는 여인의 목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맴돈다. [GNPNEWS]
<출처: 붉은 예수쟁이(문광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