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과 내전 등을 피해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에 가기 위해 고난의 행군을 감내하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이 급증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가 23일 보도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보트를 타고 고국을 나와 브라질과 같은 남미에 도착해 미국과 접경한 멕시코의 난민 시설에 도착하기까지 걷거나 버스를 타고 이동해 몇 개월 만에 도착한다. 카메룬에서 따져봤을 때 이동 거리만도 1만6000㎞다.
이들이 비교적 가까운 유럽 대신 훨씬 먼 미국을 망명지로 택한 이유는 유럽에 불어닥친 반이민 정서 탓이다.
멕시코의 난민 시설에서 미국 망명 심사를 기다리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올해에만 이달 중순 현재 4945명에 이른다. 지난해 2000명에서 두 배 이상 상승한 것으로 민주 콩고 출신 이민자가 3007명으로 가장 많고, 가나와 소말리아 출신이 뒤를 잇는다.
멕시코로 오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은 2011년 이래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1년 280명에서 2015년 2000명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2010년 대지진 후 베네수엘라와 브라질로 분산 수용된 카리브 해 섬나라 아이티 국민도 미국 망명 대열에 가세했다. 브라질과 베네수엘라의 경제 상황이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어쩔 수 없이 미국으로 시선을 돌린 것이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2005∼2014년 아프리카 출신 5만 4000명의 망명을 승인했다. 이는 이 시기 전체 망명 승인 건수의 40%에 해당한다. 망명을 인정받는 아프리카 이민자는 미국에서 의료지원, 구직 준비, 영어 교육 등의 혜택을 누리지만, 거절당하면 본국으로 돌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