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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죽음의 위기에서 건져주신 주님의 은혜”

▶ 숲을 이용한 베트콩들의 전술이 뛰어났다. 헬기로 부상병을 데리러 오기 전까지의 모습(출처: vietnam war blog 캡처).
▶ 숲을 이용한 베트콩들의 전술이 뛰어났다. 헬기로 부상병을 데리러 오기 전까지의 모습(출처: vietnam war blog 캡처).
▶ 숲을 이용한 베트콩들의 전술이 뛰어났다. 헬기로 부상병을 데리러 오기 전까지의 모습(출처: vietnam war blog 캡처).

이 연재는 전쟁이 발발하기 직전, 베트남에 입국한 찰리, 에그롱 선교사 부부가 전쟁의 참화 가운데에서 복음의 통로가 된 과정과 베트남 주민들의 상황을 담고 있다. 대하드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는 베트남의 현대 선교사(史)를 이들의 회고록 ‘베트남에 사랑을 담아’(To vietnam with Love)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편집자>

아내의 건강이 회복될 무렵 밥과 바비리드가 안식년으로 귀국했다. 그들은 쩨오레오에서 쟈라이 족들을 위한 나병 환자 치료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나는 그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1962년부터 10년 동안 쩨오레오를 자주 방문했다.

차 안은 때로는 좋은 교실이 되었다. 쩨오레오를 오가며 동행했던 브라오에게 자기 형제 가하오를 죽인 베트남인을 미워하지 말고 도리어 축복하자고 했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20만의 쟈라이 인들이 그리스도께로 돌아오게 할 수 있다며 기도하자고 말했다. 어느 날 차 안에서 그가 나를 돌아보며 “내가 살아있는 동안 쟈라이 그리스도인이 20만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어느 날 홍산(紅山) 기지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릭과 크릴이 동행해주었다. 가는 도중에 만난 젊은 베트남 청년도 태웠다. 대나무 숲이 기둥처럼 되어있는 길을 가다가 두 갈래 길을 만났다. 갑자기 ‘베트콩들이 매복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계획을 말했다. “만약 그들이 앞에서 공격해 오면 우리는 속도를 늦추고 차에서 벗어나 구덩이에 뛰어들자. 옆에서 공격해오거나 뒤에서 공격해 올 때는 먼지를 크게 일으키며 전속력으로 도망가도록 하자.” 갑자기 총소리가 들렸다. ‘탕탕탕, 따다다다.’

나는 차를 전속력으로 몰았다. 백미러로 붉은 흙먼지 구름만 볼 수 있었다. 위기를 벗어나서 생각해보니 그들이 우리를 보호해야 할 월남 정부군(ARVN)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화가 나면서 돌아가서 따지고 싶었으나, 아직 그들이 총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에 섣불리 행동하지 않기로 했다.

2km 떨어진 곳에서 월남정부군을 만나게 되어 “저 뒤쪽에 군인들이 나가 있나요?”라고 물었다. “아닙니다. 우리 모두 다 여기에 있습니다.” 차에는 우리가 공격받았다고 증명할 총알구멍 하나 없었다.

집에는 새로운 소식이 기다리고 있었다. 캄보디아 국경 가까운 곳에 사는 성도인 칠의 어린 딸이 죽었는데, 기독교식으로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것이었다. 55km나 떨어진 국경으로 향해 길을 떠났다. 차(茶)밭을 지나자 작은 관목 숲들이 덮은 길이 나왔다. 베트콩들이 매복할만한 위험한 곳을 지나, 무사히 칠의 집에 도착했다.

우리는 어린 딸의 관을 칠이 세운 마을의 작은 교회로 옮겼다. 칠은 첫 번째 부인과 7명의 자식들을 병으로 잃었다. 예수를 믿기 전에는 죽은 그들을 위해 물소 한 마리를 바쳐야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제는 크리스찬이다. 나는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에게 그리스도께서 어린 아이들을 사랑하시며 우리도 어린아이와 같이 될 때 구원받을 수 있다고 설교했다. 예배를 마친 후에 관을 차 뒤에 실었다. 마을 사람 전체가 동네 길을 벗어나 옛날 마을의 공동묘지로 향했다. 붉은 흙 밑으로 어린아이의 시신을 파묻으며 부활을 기대하고 찬양을 불렀다.

나의 장례가 될 뻔한 장례식 섬김

약 1년 후 나는 칠을 쁠레이꾸에서 만났다. 그는 공격자들로부터 마을에서 피해 쫓겨난 난민신세가 되어있었다.

그는 나에게 “내 딸의 장사를 치른 날 기억해요?”라고 물었다. “물론, 생생히 기억하고 있어요.” 라고 답했다. 칠은 그동안 전혀 몰랐던 그날의 상황을 들려줬다.

“그날 아침 베트콩 2명이 브라우닝 자동 소총으로 무장한 채 마을로 찾아왔어요. 그들이 총을 들고 다른 곳으로 가기에 ‘어디로 가십니까?’라고 물었더니 길에 올라가서 지나가는 차들을 쏠 것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내가 ‘우리 선교사님은 쏘지 말아주세요. 그는 우리 딸의 장사를 지내러 오는 것이지 정부나 군대를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니까 쏘지 말아주세요.’라고 사정했어요.” 나는 그날의 여행길이 떠올랐다. 그날 나는 브라우닝 자동 소총 표적이 됐는데도 그 사실을 모른채 그 길을 4번이나 평안하게 왕복 운행했던 것이다.

그 날 밤에 그 베트콩이 칠에게 다시 찾아와 “오늘 당신에게 착한 일 좀 했다. 당신 선교사 안 쐈다.”라고 말하고 돌아갔다고 했다. 그날 그 길을 지나간 차량은 오직 내가 탔던 한 대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포기했던 것이다. 그때 내 생명은 죽음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 그 당시에 내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위기가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8만3000km를 달린 나의 차엔 총알 자국이 하나도 없다. 주님의 은혜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일이다. <계속>

[GNP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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