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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팔레스타인 평화의 길

김시므온 제공

세계의 화약고, 하마스-이스라엘 사태 1주년

팔레스타인 가자(Gaza)지구의 이슬람 무장 정파 하마스[1]가 이스라엘 남부 지역을 기습 침공한 지 1년이 지났다.(<하마스>는 ‘이슬람 저항운동’이라는 뜻의 아랍어 발음 Ḥarakat al-Muqāwamah al-ʾIslāmiyyah의 각 단어 첫 자음들만 따서 붙인 이름이다) 작년 10월 7일 아침의 테러로 하마스는 이스라엘인 1139명을 살해하고 251명을 납치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은 유대인이 학살당한 그날, 이스라엘은 하마스 격멸을 선언하고 가자지구에 보복 공격을 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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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므온 제공

이후 2024년 10월 18일 현재 1만 6000명 이상의 어린이를 포함, 최소 4만 2500명의 팔레스타인 사람이 살해됐고, 가자지구 주민 230만 명 다수가 굶어 죽기 직전에 내몰렸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2]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중에 지금까지 117명이 풀려났고, 확인된 사망자는 34명이며 100여 명이 현재 살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알 아크사 홍수’작전으로 알려진 그날의 하마스 테러를 주도했던 야히아 신와르가 지난 주 10월 17일 가자지구 남부 도시 라파에서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살해됐다. 지난 7월 31일 이란에서 암살당한 하마스 정치국 최고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 이후 하마스의 1인자였던 신와르 피살 소식에 이스라엘 도시 곳곳에서 환호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각 방송 매체를 통해 소개됐다.

BBC는 신와르의 죽음이 하마스와의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거둔 가장 큰 승리라고 평가하며, 정치조직이었던 하마스를 이스라엘 국가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안겨준 바꿔놓은 하니예의 죽음은 하마스 조직에 심각한 타격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1990년대 이후 하마스의 모든 지도자는 이스라엘에 의해 살해됐으나 언제나 후계자가 나타나 뒤를 이었고 더 강해졌고, 이 전쟁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말살 전쟁이기에 신와르, 하니예 등 지도자들에게 달리지 않았으며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이라는 민족의 대의이기에 우리는 흔들리지 않고 계속 싸울 것이다.”라는 하마스 관리의 인터뷰를 함께 기재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신와르를 살해한 자국 군인들을 칭찬하며 큰 승리를 거둔 것을 자축했지만, 신와르라는 강경파 지도자가 제거됐으니 이제 전쟁을 중단하고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에 즉각 나서라는 시민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전쟁의 모든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스라엘이 바라던 대로 하마스가 궤멸한다고 할지라도, 이스라엘군에 의해 하마스 대원들이 처참하게 죽어가던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본 가자지구의 다음 세대들은 복수를 다짐하며 외로운 늑대로 성장할 것이 우려된다.

이처럼 여전히 물러섬 없는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은, 이제 하마스와 이스라엘이라는 당사자가 아닌 다른 국가들까지 개입하는 제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전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신와르의 사망이 확인된 다음 날인 18일 레바논 남부 헤즈볼라를 겨냥한 지상전 공세를 관성처럼 어김없이 이어갔다.

그동안 이란은 하마스 외에도 레바논 헤지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그리고 시리아의 바샤르 아사드 정권 등을 앞세우고 이란은 배후에서 이들 저항의 축의 중심이 되어 이스라엘을 공격하게 하는 이른바 ‘그림자 전쟁’을 수행해 왔다.

그런데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폭사한 데 대한 보복으로 지난 10월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 약 200발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요르단 영공을 통과하던 그 미사일들이 미군에 의해 다수 요격되었는데, 떨어진 미사일 파편에 요르단 주민 2명이 사망했다. 이렇게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사상 최초의 이스라엘-이란 전쟁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토머스 L 프리드먼(Thomas L Friedman)은 1970년대 말~1980년대에 UPI 레바논 특파원, 뉴욕타임즈 이스라엘 특파원을 거치며 중동의 분쟁 지역들을 10년 동안 취재했던 미국 언론인이다. 그는 당시의 아랍 및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레바논 내전, 미국과 이스라엘의 중동 및 팔레스타인 정책 등을 분석하여, 중동 정치 현실과 아랍인들의 심리를 이해하게 해주는 ‘중동지역 입문 필독서’라는 평을 받았던 자신의 저서『베이루트에서 예루살렘까지』에서 결론으로 이렇게 책을 끝맺었다. “결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조약은 결국 이루어졌으며, 두 국가는 이제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에 접하게 되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반드시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이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이스라엘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아랍인은 희망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기 때문이다.”

1980년대 말 당시의 관점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미래는 반드시 해피엔딩일 거라는 희망을 프리드먼은 확신했고, 그의 표현대로 양국은 이후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자치를 인정하는 ‘오슬로 협정’(Oslo Accords)을 1993년 체결함으로 평화를 향한 첫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이 책이 영문판으로 출간된 지 25년이 지난 지금 진전은커녕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아랍인과 이스라엘 유대인 사이에 테러와 납치와 보복 전쟁으로 사상 유례없는 죽음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레바논 헤즈볼라, 이란 등으로의 전선마저 확대되어 그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난마 같은 팔레스타인의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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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므온 제공

이스라엘-하마스 팔레스타인, 이스라엘-레비논 헤즈볼라, 이스라엘-이란이라는 전쟁 당사국들은 유대교와 이슬람교를 믿는 나라들이다. 이 두 종교 모두 자신의 조상이 아브라함이라고 믿는다.

불행히도 기독교 역시 이 폭력의 대열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2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러시아 두 나라 모두 정교회 신자가 전체 국민의 80%에 달하는 기독교 국가들이다. 물론 지금 발발 중인 이 전쟁들의 원인이 종교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유일신을 믿고 아브라함을 조상으로 섬기는 국가들에 의해 세상은 제3차 세계대전의 발발까지 우려하며 두 편으로 반목하고 있다. 종교가 추구하는 본질이 평화와 구원일진대 말이다.

평화의 왕 예수께서 태어나고 십자가에서 대속 제물이 되어 죽고 부활하셨던 바로 그 땅임에도 정작 평화의 길은 보이지 않는 오늘의 팔레스타인 상황이다. [복음기도신문]


[1] <하마스>는 ‘이슬람 저항운동’이라는 뜻의 아랍어(حركة المقاومة الإسلامية Ḥarakat al-Muqāwamah al-ʾIslāmiyyah) 각 단어에서 첫 자음들만 모아서 붙인(Hamaas 하마-스)이름이다.

[2]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관련 도표, 영상 자료는 다음의 사이트들에 잘 요약되어 있다.

https://www.aljazeera.com/news/longform/2023/10/9/israel-hamas-war-in-maps-and-charts-live-tracker

요르단= 김시므온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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