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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 버텼더니 이슬람 근본주의 전사…혼란 빠진 알레포 주민들

▲ 시리아 알레포에서 정부군이 버린 탱크를 지나가는 반군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리아 제2의 도시 알레포 주민들은 주말인 지난 30일(현지시간)부터 공포와 혼란에 휩싸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레포 거리는 새벽부터 군복 차림에 총을 든 시리아 반군 병사들로 메워졌다.

지난 2016년 이후 8년간 이 지역을 통제했던 정부군 병사들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반군은 이슬람 사원이 기도 시간을 알리는 데 사용하는 외부 스피커를 통해 주민들에게 집 바깥으로 나오지 말라고 지시했다.

주민들의 안전과 사유재산을 지켜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일부 반군들은 집집이 문을 두드리며 이 같은 안내 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았다.

알레포를 통제한 반군의 정체가 수많은 시리아 반군 세력 중에서도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이기 때문이다. HTS의 전신은 이슬람 테러 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누스라 전선(자바트 알누스라)이다.

HTS의 목표도 시리아의 민주화가 아닌 근본주의적 이슬람 국가 건설이다.

이 때문에 미국 국무부는 HTS를 테러 조직 명단에 올렸고, HTS의 수장 아부 모하메드 알졸라니의 목에는 1천만 달러(약 140억 원)의 현상금이 걸린 상태다.

HTS는 알레포에 진입하기 전 근거지인 이들리브 지역에서 민간인들을 강압적으로 통제했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 뉴라인스 인스티튜트 소속 카람 샤 연구원은 “HTS는 반군 세력 중에서도 나름대로 통치 능력을 선보였지만, 급진적인 이슬람 조직이라는 것이 문제”라면서 “평범한 알레포 주민 입장에서 볼 때 너무 극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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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리아 알레포에 진입한 반군들(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리아는 다민족·다종교 국가다.

당장 알레포의 기독교인들은 자신과 가족의 안위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아프람 말로울리 알레포 그리스정교회 대주교는 피란을 가지 않은 교인들에게 집 밖을 돌아다니지 말라고 당부했다.

주민들이 걱정해야 할 것은 HTS뿐만이 아니다.

알레포를 내준 정부군이 반격하는 과정에서 주민들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로 시리아와 러시아 전투기는 알레포 교외의 반군을 표적으로 공습을 감행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최근에는 알레포 시내에서 민간 차량을 겨냥한 러시아 전투기의 공습으로 최소 16명의 민간인이 숨지기도 했다.

다만 주민들 입장에선 피란을 가는 것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아직 정부군이 장악한 남부 지역 홈스가 유력한 피란처로 꼽히지만, 반군 세력은 남부로 진격 중이다. 피란 도중 오히려 더 위험한 상황에 휘말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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