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교토국제고등학교가 일본 고교 야구의 꿈의 무대 고시엔에서 정상에 올랐다. 160명밖에 되지 않는 미니 고등학교이다. 그들은 운동장 길이가 기껏 70m도 되지 않는 열악한 가운데서도 영화 같은 기적적인 우승을 했다. 그런데 일본 전역에서 모여든 재일동포 2800여 명이 야구장 응원석에 앉아 극적인 우승 장면을 보고 울고 또 울었다. 나도 그 광경을 보고 울었다. 그들이 우승과 함께 한국어로 된 교가를 부른 장면은 방송을 통해 전파되었다. 그 우승 장면과 해설을 지금 또다시 봐도 눈물이 난다.
왜 그럴까? 한때 일본은 우리나라를 식민지로 만들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애국 운동가들은 해외에서 나라 없는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특히 신사참배 강요로 많은 순교자가 나왔고, 옥중에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해야만 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당했던 콤플렉스가 있고, 일본은 미국의 원자폭탄을 맞아 항복한 패전 국가라는 콤플렉스가 있다. 때문에 우리 민족의 정서에는 아직도 그 후유증이 남아 <친일>이니, <반일>이니 하여 역사해석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그리고 ‘광복절은 있어도 건국절은 없어도 된다!’면서 ‘1919년 상해 임시정부가 대한민국의 시작이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는 1948년 8월 15일 자 뉴욕 타임즈(New York Times)의 머리기사에 리차드 존스톤(R. Johnston) 서울 특파원은 다음과 같이 썼다.
“한국(서울) 일본으로부터 해방된 지 3년 만에 미국의 군사정부를 마감하고, 한국은 공화국을 세웠다. 8월 15일 일요일 오늘, 인구 2300만 명의 3분의 2가 넘는 지역에 자주 정부가 세워졌다. 그 국가의 이름은 대한민국(Republic of Korea)이고, 한국말로 Tai Han Min Kook으로서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Dr. Syngman Rhee)에 의해서 주권 국가로 선포되었다” 이러한 소식이 New York Times에 헤드라인 뉴스로 실렸다. 조국 광복을 위해 독립운동가들의 투쟁과 노고를 인정하지만, 조선의 해방은 연합국의 승리로 거저 얻은 것이다. 그러니 철 지난 이야기를 가지고 갑론을박하는 입법, 사법, 행정부의 요인들은 모두 배울 만큼 배우고 훌륭한 지도자들인데 어째서 이토록 명쾌한 건국절을 모르는지 알 길이 없다.
며칠 전 나는 강원도 화진포에 있는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의 별장>을 다녀왔다. 거기 자료들은 대부분이 영인본이었는데, 앞으로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 기념관>이 건립되면 흩어진 자료들을 모두 모아서 세계 최고의 기념관이 되었으면 한다. 나는 미국의 <루즈벨트 대통령 기념관> <링컨 대통령 기념관> <포드 대통령 기념관> <조지 W. 부시 대통령 기념관> 등을 가보았는데, 그곳에는 대통령의 메모지까지 다 전시되어 있었다. 지금 한국에는 나라를 거덜 낸 사람들도, 엄청난 국고를 가지고 어마 무시한 아방궁을 세운 자들도 있다. 그런데 정작 자유대한민국을 세운 건국 대통령을 짓밟고 모욕하고 있으니…이러한 어리석음을 당장 멈춰야 할 것이다. 이제는 광복 이야기는 그만했으면 한다. 왜냐하면 광복은 부끄럽게도 우리의 힘으로 일궈낸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방 후 3년 만에 이승만 박사에 의해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세워서 오늘의 번영된 나라를 이루었고,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세계 제10대 선진국이 되었다. 그러니 이제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말했으면 좋겠다.
사실 이번에 일본의 한국계 국제고등학교가 일본 전역의 4000여 고등학교가 겨루는 야구에서 우승한 것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국제고학생들이 <동해 바다 건너서…>라는 교가를 순수 우리 한국말로 부를 때, 일본 언론들은 그들을 일제히 공격하고 욕하고 빈정거렸다. 그리고 SNS를 통해서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퍼부었다. NHK 방송은 교가 자막에서 <동해>를 <동쪽 바다>라고 슬쩍 바꿔 말했다. 그들은 왜 일본해(Sea of Japan)가 아니고 동해냐고 길길이 날뛰고 있으니 자존심이 무척 상했던 모양새다. 그러나 한반도의 동쪽 바다는 동해가 맞다. 일본에도 양심적인 사람들은 동해가 맞다고 한다. 필자는 1980년대 중반에 일본 고배 신학교 특강을 여러 번 갔었다. 고배 신학교 하시모토 교장은 내게 ‘일본의 과거를 용서해 달라!’고 여러 번 진심으로 말했고, 내게 편지 쓰기를, “우리의 목소리가 너무 작고 아직도 일본의 군국자들이 진을 치고 있으니 한국에서 더 큰 목소리를 내어 달라!”고 주문했었다. 그리고 1990년에서 3년 동안 필자의 저서인 <한국교회 설교사>가 동경의 오야마 레이지 목사가 경영하는 요군(羊群)이란 월간 잡지에 실렸었다. 거기서 대한민국 지도를 매회 실었는데, 꼭 <東海>라고 써주었다. 오야마 레이지 목사는 참으로 양심적인 일본인이었다.
그런데 필자가 가지고 있는 1798년의 독일에서 발행한 아시아 지도에는 우리의 동해를 분명히 <한국해(Das Coreanische Meer)>라고 썼다. 과거 우리는 일본에게 당했고, 거대한 지도 싸움에서도 졌다. 그들은 지금도 독도 찬탈을 하기 위해 쉬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한국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노래만 하고 있을 뿐, 논리적, 학문적 접근이 별로 없었다. 필자는 여러 해 전에 <독도는 한국 땅>이라는 주제로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을 했고, KBS 아침마당에도 이와 같은 사실을 강의한 적이 있다. 그동안 <119 독도지킴이>들이 17년 동안 매년 독도를 방문하고 찬양을 부르며 <대한민국 만세!>를 부르는 민초들의 영웅적인 거사가 있었다. 작년에 필자도 독도에 가서 힘있게 찬양하고 축도도 했다. <동해 바다…>라는 한국계 국제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들과 재일교포들의 뜨거운 눈물의 의미를 생각하며 나는 다음과 같이 노래하고 싶다.
“동해는 <한국해>이고, 독도는 <한국 땅>이다!” [복음기도신문]
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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