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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의 명절 ‘이드 알 아하드’… 메카 방문의 진정한 의미

사진 : 시므온 제공

“모압에서의 10년” 룻의 고향, 나오미의 피난처 모압 편-

모세의 인도 속에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자손은 출애굽 제2년 2월 1일, 인구 조사를 단행했다. 전투에 참전할 20세 이상의 장정들은 60만 3550명으로 파악됐다. (민 1:46) 불행히도 이들은 하나님을 향한 불신과 원망과 불순종으로 38년간 광야를 떠돈 끝에 여호수아와 갈렙을 제외하고 멸망하고 만다(신 2:14).

새로운 시작, 세렛 시내

그 후 이스라엘 자손은 요르단 사해 동편의 “세렛 시내”를 건넘으로, 길고 고단했던 광야 방랑 생활을 끝내고 가나안 진입 여정에 돌입한다. 아랍어로 골짜기를 “와디(الوادي)”라고 하는데 현대 지명으로 와디 알 하사(Wadi al-Hasa)라는 세렛 골짜기는 남쪽의 에돔과 북쪽 모압을 가르는 경계였듯, 가데스 바네아 사건으로 38년간 광야를 방황하다 죽어간 이들 대신 약속의 땅을 향해 믿음으로 진격하는 새 세대의 출발점이 됐다. 이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아르논 골짜기를 건너 헤스본 왕 시혼을 무찌르고(신 2:24,25) 북진하여, 요르단 북부 에드레이에서 바산 왕 옥을 이겨 요단강 동편을 차지한다(신 3:3).

이에 모세는 마다바를 중심으로 모압 지역은 장자인 르우벤 지파에게, 오늘날 암만의 북서쪽 경계인 살트 지역은 갓 지파에게, 얍복강 이북의 바산은 므낫세 반(半) 지파에게 기업으로 배분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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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시므온 제공

신명기와 모세의 죽음, 모압 평지

이스라엘 자손이 모압으로 북진하여 평지에 진을 치는 동안, 그들을 두려워했던 모압 왕 발락은 술사 발람을 시켜 이스라엘을 저주하려 했다. 발람의 꿰에 빠진 이스라엘 자손은 모압 여인들과의 음행으로 그들의 우상에 빠져 염병으로 2만 4000명이 죽는 심판을 겪기도 한다(민 31:16).

이 모압 평지는 사해 남단에서 북쪽 요단강으로 이어지는 요단 동편의 광활한 평원(plain) 지대이며, 이스라엘 자손이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전에 머문 최종 지점이다(수 3:1).

이곳에서 그들은 두 번째 인구 조사를 시행했고(민26:3,4) 모세는 신명기 말씀 전체를 여기 모압 평지에서 전하고, 가나안 정복을 위한 지도자로 여호수아를 지명한 후 죽어 벳브올 맞은편 골짜기에 장사 된다(신 34:6).

당시 수도였던 디반(Dhiban)과 오늘날 요르단 중부도시 카락(Karak)을 중심으로 영토를 이루었던 모압 왕국의 역사는 ‘아버지의 소생’이라는 ‘모압’의 뜻처럼, 아브라함의 조카 롯과 그의 큰딸 간에 근친상간을 통해 시작됐다(창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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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시므온 제공

룻의 고향, 나오미의 피난처였던 모압

무엇보다 모압은 룻의 고향이자 나오미 일가가 살았던 곳으로 기독교인들에게 친숙하다.

이스라엘 사사 시대에 살았던 모압 여성 룻은 기근을 피해 가족과 함께 베들레헴에서 모압으로 이주한 유대인 남자 말론과 결혼했다(룻4:10). 그러나 얼마 후, 시아버지 엘리멜렉과 시동생 기룐(민영진, 1998) 그리고 남편마저 죽고 만다.

여인들이 생계를 해결해야만 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시어머니 나오미는 자신의 신앙생활 공동체였던 베들레헴으로 돌아가기로 하고, 함께 길을 따라나선 두 며느리에게는 재혼해 새 출발 하라고 강권한다. 마지못해 동의한 오르바와 달리 룻은 오늘날 결혼 서약 때에도 인용되는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이 되시리니, 어머니께서 죽으시는 곳에서 나도 죽어 거기 묻힐 것이라. 만일 내가 죽는 일 외에 어머니를 떠나면 여호와께서 내게 벌을 내리시고 더 내리시기를 원하나이다”(룻 1:16,17) 하며 단호히 나오미를 따라나선다.

시어머니를 사랑하였고, 남편뿐 아니라 두 아들까지 잃은 시어머니를 불쌍히 여긴 룻의 간증이 베들레헴에 널리 퍼지고 그녀의 신실함을 아는 친족 구속자(the kinsman-redeemer) 보아스는 그녀와 결혼한다. 하나님은 이들에게 아들(오벳)을 주시고, 다윗이라는 증손자를 통해 훗날 예수님의 계보에 오르는 영광으로 룻의 신실함에 상을 주셨다(마 1:5).

“기쁨”이라는 이름과는 너무나 어그러진 쓰디쓴 인생이라고 스스로를 성찰한 나오미(1:20)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들과의 사별이라는 상실의 고통과 가난의 혹독한 세월을 살면서도, 이방 며느리를 감화시킬 만큼 하나님을 향한 주권을 인정하고 믿음을 지켜내는 아름다운 신앙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돈 없으면 초라하고 서러운 노년일 뿐이라는 이 시대의 풍조를 무너뜨리는 난민 출신 시어머니의, 고난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살아있는 믿음을 나오미는 이방 모압 땅에 새겨놓았다.

이슬람 명절의 시작

요르단을 비롯해 이슬람 세계는 오늘 6월 16일부터 한 주간 이드 알 아드하(Eid al-Adha)라는 명절이 시작됐다. 이슬람 경전 꾸란에, 아브라함이 자신의 아들 이스마일을 바치라는 알라의 명령에 순종하여 기꺼이 희생한 것을 기념하는 절기이다. 알라는 이스마엘을 죽이려는 아브라함을 막았고 대신 희생할 어린양을 그에게 준 것을 기념하여 무슬림들은 이 기간에 양이나 염소를 희생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를 방문한다(하지, Hajj).

이번 명절 기간에도 수백만, 수천만 마리의 양들이 흘릴 피가 이슬람 사회 거리마다 흥건할 것이다. 그런 종교예식을 통해 천국과 지옥의 최후 심판대 앞에 설 자신의 영원한 운명을 바꾸고자 염원하는 수많은 이들이, 어린 양으로 오신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피 흘림의 대속의 은혜를 알게 되길 소망한다.

“하나님 여호와께서 그의 날개 아래에 보호받으러 온 네게 온전한 상 주시기를 원하노라”는 이방 여인 룻을 향한 보아스의 축복이, 오늘도 구원의 길을 찾는 모압 땅의 수많은 무슬림들에게 임하길 기원한다.

시므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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