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선 결과, 인도인민당 등 연합 국민민주연합 293석으로 겨우 과반 획득
기독교 탄압으로 논란을 빚어온 인도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가 예상을 깨고 과반 턱걸이라는 초라한 총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인도에서 기독교 박해가 격화되는 가운데 여당의 압승이 좌절되면서 현지 교계가 한시름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모디 총리가 이끄는 인도인민당 등 여러 정당이 연합한 국민민주연합(NDA)은 하원 총 의석수 543석 중 293석을 얻어 과반을 겨우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 이들 연합이 총선에서 거둔 352석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인도인민당은 240석에 그치며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단독 과반에 실패했다. 출구조사는 여당이 최대 400석의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인도인민당은 2019년 303석으로 단독 과반을 거뒀으나 이번에 의석이 60석 넘게 줄면서 모디 총리의 리더십도 타격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는 선거에 앞서 “신이 목적을 갖고 나를 보냈다”는 등 압승을 자신하며 400석을 거두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가 물거품이 되면서 그는 3연임 성공에도 불구하고 연정 파트너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 처했다.
반면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 등 약 20개 정당이 연합한 인도국민발전통합연합(INDIA)은 234석을 거뒀다. 이는 2019년 총선 때 94석에 비해 140석 늘어난 것이다. 특히 지난 총선에서 52석으로 완패한 인도국민회의는 단독 99석을 거두는 등 하원 내 세력이 대폭 확대됐다.
미국 뉴욕타임즈는 “모디 주위를 감싸던 무적의 아우라가 갑자기 산산조각났다”며 “인도인민당은 정권유지를 위해 연정 파트너들의 자비에 의지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도에서 계속 자행되던 교회 탄압에도 제동이 걸릴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독교 인권 감시단체들은 인도인민당이 집권한 2014년 이후 기독교 등 소수종교에 대해 폭력•차별•괴롭힘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언론회도 지난해 7월 보도자료를 내고 인도의 기독교 박해가 점점 심해진다며 마니푸르주에서 박해자들이 수많은 교회를 불태운 사태를 그 예로 꼽았다. 마니푸르주는 인도 뉴델리 동쪽 2400km에 위치한 북동부 주로 지난해 5월부터 ‘기독교인 청소’를 목표로 하는 교인 말살이 진행중이다.
국제선교단체 순교자의소리(VOM)도 올해 보도자료를 통해 2019년 모디의 재선 이후로 교인들이 제한을 받아왔으며 인도 12개 주에서 기독교 개종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독교 사역자들이 성경을 나눠주거나 기도만 해줘도 높은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심각한 차별이 늘었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박해의 배경에는 인도 민족봉사단(RSS)•세계힌두협회(VHP) 등 힌두트바를 따르는 힌두교 극우단체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힌두트바란 인도인이 다 함께 외래종교를 배척하고 힌두교 이념이 다스리는 나라를 만들자는 인도인민당 공식 이념이다.
이들 단체는 여당의 묵인 아래 교인들을 폭행하고 허위로 고발하는 등 조직적 탄압을 일삼아 왔다. 힌두교 자경단체들이 경찰과 결탁한 뒤 교인들의 기도모임과 예배에 난입해 방해하고 교인들이 참석자를 강제 개종시켰다는 허위 죄목으로 체포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인민당이 압승했다면 기독교 탄압은 한층 수위가 높아졌을 것으로 전망됐다.
기독교 언론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모디 총리의 선언대로 여당이 총 의석 4분의 3을 넘겼을 경우 일어날 일을 예상했다. 그 결과 인도 전역에 타 종교로 개종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되거나 헌법을 힌두교 이념에 맞춰 개정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여당이 과반 턱걸이에 그치고 야당이 약진하면서 모디 총리의 리더십에도 일단 제동이 걸리게 된 셈이다.
이번 선거를 앞두고 현지 교인들은 전례없이 합심기도에 힘을 쏟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델리주 소수민족위원회 위원을 역임한 A. C. 마이클(A. C. Michael)은 선거 전에 이뤄진 인터뷰에서 모디 총리가 재집권하면 기독 공동체에 대한 공격이 확대되고 안전과 종교적 자유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현지 교계가 선거를 놓고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전 인도 복음주의 펠로십 대표인 C. B. 사무엘(C. B. Samuel) 목사도 기독교 박해 증가로 현지 교인들이 크게 우려하는 가운데 인도 교회들에 많은 인원이 모여 선거를 놓고 기도했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교인들은 우리의 기도 여부와 무관하게 하나님은 원하시는 지도자를 세우신다고 배웠다“면서도 ”하나님께서 모든 공직자를 승인하시지는 않으며 그분은 우리가 권력자들을 위해 기도하길 원하신다“고 말했다. [복음기도신문]
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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