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총체적인 복음을 만나고 하나님 앞에 선교사로 살 것을 서원했다. 이후 3년 동안 선교훈련을 꾸준히 받았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갈 바를 알지 못했다. 게다가 강도 높은 훈련도 나를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만 알게 될 뿐이었다. 그러던 중 주님은 2015년 한 선교 공동체로 나를 인도하셨다. 그곳은 진리를 따라 살아가는 증인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주님이 그곳에서 1년간 행하실 일이 기대되었다.
내가 배치된 곳은 열방의 소식을 기도정보로 제공하며 기도 동원 사역을 하는 곳이었다. 나는 그곳에서 해외번역본 기도정보책 관리와 매일 드려지는 말씀기도시간을 담당하는 기도지기로 섬겼다.
나를 기도지기로 부르신 주님은 오랫동안 자기연민과 눈물로 얼룩져있는 비틀어진 내 마음과 눈을 말씀을 통해 기경하셨다. 주님은 나에게 끊임없이 개유하시고 하나님의 사랑을 쏟아 부어주셨다. 그 앞에 나는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다시 다음 걸음에 대해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 꼭 제가 있어야할 자리, 주님이 원하시는 그곳에 저를 인도해주세요.” 나의 주인 되신 하나님의 뜻을 알고 싶었다. 하지만 기도할수록 어느덧 하나님을 아는 것보다 선교사가 되어야 한다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그러나 주님은 내가 선교사가 되는 것보다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아는 것을 원하셨다.
정작 난 하나님의 마음을 몰랐다. 열방을 위해 기도하면서도 정작 나는 열방에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 앞뒤가 맞지 않는 모순덩어리. 결국 주님 앞에 회개하며 주님이 불러주신 어느 곳이든지 아멘이라고 고백하였다. 이 고백을 받아내시고 곧바로 C국으로 불러주셨다. 가장 완전한 부르심! 너무 기쁘고 감사해서 몸 둘 바를 몰랐다. 하지만 아직 이곳에서 사역이 마무리가 된 것이 아니었다. 마무리도 잘 하고 싶고 C국을 나가기 위한 준비도 잘 하고 싶었지만 쉽진 않았다. 그러던 중 주님이 한 사건을 허락하셨다.
주님이 부르신 C국의 현장상황을 구체적으로 들을 수 없었던 터 때마침 비자 때문에 잠깐 한국에 들어온 지체와 연락이 닿아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들을 쏟아냈다. 그런데 긴 통화를 마치지마자 팀 선교사님이 나를 불러 호되게 나무라셨다.
“지금 뭐하는 거에요? 이제 그 땅에 선교사로 가게 되는데, 정말 뭘 준비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처음에는 어안이 벙벙하고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울고 싶지 않았지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잘하고 싶었는데 뭘 준비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나의 영혼은 그 이유를 알고 있었다.
사실, 그 지체와 개인적으로 묻고 연락하는 것은 그때 내가 할 일이 아니었다. 대화의 통로는 파송단체와 현장 선교사님이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통화했던 그 지체는 다음날 내가 있는 공동체에 방문하기로 되어있었다. 내가 허락하신 때를 기다리지 못한 것이었다. 권면을 사랑으로 받지 못하고 어려운 감정에 휘청거리며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는 초라한 내 실상만 보게 되었다.
현장에 먼저 나간 지체의 권면은 이러했다. “주님이 불러주신 부르심만 확실하면, 그걸로 충분해요!” 부르신 주님은 내가 뭘 가져가야 하는지, 그리고 지금 이때에 준비해야 할 건 무엇인지 하나하나 가르쳐주셨고 뿐만 아니라 풍성하게 채워주셨다.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 오직 믿음이었다. 부르신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 앞서가시는 주님을 따라가는 믿음 이것이 가장 필요했다.
그리고 2016년 내게 주신 약속의 말씀은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약 1:4) 아멘! 조금도 부족함이 없는 완전한 만족을 주시겠다고 약속해주셨다. 내게서 나올 수 없는 인내를 주님 안에서 선물로 누리게 하실 주님만 기대한다
[GNPNEWS]
고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