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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선교] 선교도 순종도 오직 예수님 때문

사진: rottengrain on gnsee.org

이 코너는 청년 선교사들의 생생한 좌충우돌 믿음의 순종기를 담았다. 기독교인 청년을 찾아보기 어려운 지금, 복음과 운명을 같이한 20대 청년 선교사들이 선교 현장 곳곳에서 매주 치열한 믿음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현장으로 안내한다. <편집자>

군대를 전역한 후, 전 지금 헤브론원형학교에 장기교육선교사로 주님이 불러주셔서 섬기고 있습니다! 이 부르심에 반응하게 된 과정도 사실 나누자면 정말 긴 이야기이지만 주님이 허락하신 만큼 나누어보려 합니다.

군대가 마무리될 때쯤,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이미 예수님이 저를 당신의 생명을 내어주심으로 사셨기에, 또 하나님이 저를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불러주셨기에, 군대에 들어갈 때와 동일하게, 군대 이후의 삶에도 전 선교사로 살아갈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선교사로 살아갈 것인지 고민했습니다.

제 마음 안에는 교육선교사로 다음 세대를 섬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교사”가 아닌 “교육선교사”란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단순히 다음 세대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고 싶거나 선생님이 되고 싶은 게 아닌 제가 복음을 받은 것처럼 복음을 전해주는 선교사가 될 소원을 제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예수님 만나

전 예수님을 고등학교 1학년 때 만났습니다. 교회에서 태어나 교회에서 자랐지만 예수님과 하나님은 그저 머릿속 관념으로 여겼습니다. 모태신앙에 목사님 자녀, 선교사 자녀였지만 전 복음이 필요한 죄인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주님은 복음을 들려주셨습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죽었고 이제 내 안에 그리스도만 사신다는 진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믿어졌습니다. 그리고 제 삶은 완전히 다른 방향을 향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수님이 동행하시고, 하나님의 뜻대로 저를 이끌어 가시는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그 선물과 같은 일에는 저를 복음이 필요한 영혼으로 바라봐주고, 마치 미전도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농도로 생명을 다해 다음 세대였던 저에게 복음을 전해주신 “교육선교사”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전 처음 예수님을 만난 이후로 줄곧 하나님께 그 꿈을 표현하곤 했습니다. “주님, 제가 학교에서 이렇게 예수님을 알아가는 기쁨을 누린 것처럼 저 말고 다른 모든 다음 세대들도 이 기쁨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저에게 이 복음을 다음세대에게 전할, 이런 학교를 섬길 기회를 주신다면 너무 섬기고 싶습니다!”

하지만 막상 군대를 마무리하면서 제가 마음에 품고 있었던 교육 선교현장으로 발걸음을 내딛으려니 여러 가지 걱정이 되었습니다. 제가 너무 준비되지 않은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교육선교사라면 학생들을 가르침에 있어서 실력적으로도 인격적으로도 준비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전 너무 어리고 미숙한 24살 청년에 불과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불러주시면 순종할 수 있지만, 문제는 그것이었습니다. 나는 ‘어떻게 하나님이 이곳으로 불러주셨다고 확신할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이 계속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에게 이곳으로 불러주신 게 맞는지, 아니라면 주님은 나를 어디로 불러주고 계신지 계속 묻게 되었습니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 게 주님이 기뻐하시는 뜻인지를 계속 물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큼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주님은 명쾌하게 제 안에 주시지 않으셨습니다.

그렇게 주님께 기도의 자리에게 계속 묻는 시간들을 통해 주님은 제게 답을 주시기보다 제 마음속 깊숙한 것들을 드러내기 시작하셨습니다. 먼저는 “예수님”보다 “제 순종”을 더 귀하게 여기는 마음이었습니다. 제가 그토록 고민했던 이유는, 주님의 말씀으로 확증받고 싶었던 이유는 예수님을 사랑해서, 그 분의 뜻이 저의 뜻이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정답을 선택하고 싶은, 다른 말로 하면 잘못된 선택을 함으로 내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습니다. 그만큼 제 삶이 너무나 중요하고 소중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얼마나 말도 안되는 일인지 그제서야 깨달았습니다. 결국 선교도, 순종도 오직 예수님 때문이고, 예수님만 가장 귀하신 분이신데 전 어느새 그분을 따라가는 제 걸음이 더 크게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전 저를 사랑하는 죄인이었습니다. 주님은 “어디로 갈까요?”, “무엇을 할까요?” 질문하는 저에게 오히려 “은준아, 넌 나로 만족하니? 나 때문에 정말 기쁘니?” 물어보셨습니다. 그리고 제 안에 부인할 수 없는 고백으로 다시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전 주님을 따라가는 제 걸음 때문에도, 주님으로부터 오는 다른 이득 때문에도 아닌 오직 예수님 때문에 만족합니다.”

제가 어디서, 무엇을 할 때 주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제가 하나님으로 온전히 기뻐하고 만족할 때 하나님이 기뻐하신다는 것을 제게 다시 알려주셨습니다.

보배를 가진 질그릇으로 순종할 뿐

두 번째로 주님은 제 안에 금그릇, 은그릇이 되고 싶은 교만한 마음이 있음을 보여주셨습니다. “준비가 필요한 것 같아요”라는 말의 이면에는 여전히 사람들 앞에 무언가 쓸만해 보이는 그릇이 되고 싶은, 그렇지 않으면 순종할 수 없을 것 같은 착각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꿈꿀 수 없는 죄인을 은혜로 당신의 복음의 통로로 불러주신 것임에도 마치 어떤 과정이나 준비를 거치고 나면 조금 더 자격을 갖출 수 있는 것처럼 속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저에게 주님은 제가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배를 가진 질그릇일 뿐이라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질그릇인 전 아무 상관이 없었습니다. ‘제 안에 보배되신 예수님이 계시는가?’가 오직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전 아무런 능력도, 자격도 없지만 제 안에 계신 예수님으로 인해 전 주님의 부르심에 담대히 순종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주님이 허락하신 과정들을 통해 기쁨으로 주님이 불러주신 자리로, 교육선교사로 순종하게 되었습니다. 성경을 교과서로 삼고, 하나님을 경외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진리를 위해 싸우는 다음세대 선교사를 양성하는 학교인 헤브론원형학교 측에 이 마음을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헤브론원형학교는 정말 신기하게도 저 같이 아무것도 없는 (그러나 예수님만 가진) 초짜를 받아주셨습니다!

전 장기선교사로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부모님을 포함한 많은 선배 선교사님들이 주님이 불러주신 자리에 순종하실 때 따로 기한을 정하지 않으시고 마치 그곳이 인생 마지막 부르심의 자리일 것처럼 순종하시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제 앞으로의 삶에 전혀 아는 바가 없지만 동일한 농도로 기한을 정하지 않고 주님이 불러주실 때까지 여기서 순종하기로 했습니다.

전 “헤브론원형학교”라는 학교에 저를 헌신한 것이 아닙니다. 저를 이곳으로 불러주신 하나님께 저를 드렸습니다. 그 하나님이 언제든지 저를 두시는 곳에 저도 있을 예정입니다. 그 자리가 국내에 있는 헤브론원형학교 본교이든, 외국에 있는 현장이든 장소와 모양에 상관없이 전 제가 은혜로 받은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로 살아가려 합니다.

“사람이 나를 섬기려면 나를 따르라 나 있는 곳에 나를 섬기는 자도 거기 있으리니 사람이 나를 섬기면 내 아버지께서 그를 귀히 여기시리라”(요 12:26)

제가 언제나 예수님 따라가는 선교사로, 예수님 있는 곳에 저도 있는 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무엇보다 무언가 가르치거나 일하려 하는 자가 아니라 먼저 제가 예수님으로 온전히 만족하고 또 이곳에서 함께 하는 지체들과 같이 그 예수님을 기뻐할 수 있도록 기도해주세요!

박은준 선교사(헤브론원형학교 용감한정예병파송본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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