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안에 하나님 나라, 진리로 세계를 열어주는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33년의 순종, 안식년 끝나도 전도자로 살아갈 것”

▲ 예배 시간에 기도하는 가나의 아이. ⓒ 복음기도신문

가나에 온 지 어느덧 33년이 되고 보니 지내온 숫자가 자랑스러워야 하는데 돌아보니 부끄러운 것밖에 없다. 선교를 한다기보다 하나님 앞에 선교사 자신이 깎이고 낮아지고, 훈련받는 기간이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아프리카 선교 역사 큰 그림에 점 하나 찍는 마음으로 시작된 33년의 기간 동안 고개만 떨구어지고 눈에 나타나 보이는 뚜렷하게 잡히고 보이는 것은 없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선교 동역자들의 기도와 놀라운 그 사랑을 사용하셔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들로 곳곳에 사람을 세우시고 서부 아프리카 곳곳에 무슬림 확장을 막도록 앞으로도 일하실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래도 아쉽고 부끄러운 마음들은 숨길 수가 없다.

계속해서 연결된 사역에 한국인 선교사가 아닌 현지인 사역자들과 바통 터치를 하고 현지인들에 의해 현지인들을 전도하는 일들로 하나님께서 인도하셨다. 3개 지역의 선교센터와 사택도 모두 이양하여 현지인 사역자들에 의해 모든 사역이 진행되고 홀로서기로 몸부림치는 저들을 옆에서 지켜보며 조언과 도움과 기도로 함께 하고 있다.

33년 전 처음 아프리카 땅을 밟았을 때, 아프리카 가나에 대해 막연하게 알고 있었던 것과는 많이 달랐다. 이미 200년 전에 복음이 들어왔던 땅이라 가나에 자리한 기독교는 토착민들의 정서와 풍습이 더 진하게 가미되어 순수한 복음보다는 온갖 종파가 뒤섞인 예배로 기독교가 맞는지 헷갈리곤 했다. 오랜 식민지 생활에서 터득한 잔꾀가 말씀을 순수하게 믿기보다는 살아남는 도구와 방패 역할을 했다. 더욱이 적절한 거짓말은 애교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자리 잡고 있었다. 그런 여건에 뜨겁게 고백하고 찬양하는 이들의 겉모습에 나는 살아갈수록 더 헷갈리고 힘들고 상처를 받으며, 믿었던 성도들에게 배신당한 것 같은 기분에 젖을 때가 많았다.

가나에서 정상적인 가정은 정말 드물었다. 문란해 보이는 성생활의 타협으로 언제나 그 상처와 후유증은 어린이들의 몫이었다. 겉으로는 기독교인이지만 실제 삶에선 복음을 이용한 삶의 껍데기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했다. 차라리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교육이 훨씬 쉽고 힘이 빠지지 않았을지 돌아보게도 된다. 그런 가나 선교 33년이지만 하나님의 역사는 참 놀랍게 이뤄졌음을 또 찬양한다.

오래도록 함께 기도하고 생활했던 후임 현지인에게 모든 것을 이양하고 은퇴를 바라보게 하시니 이 또한 크신 하나님의 은혜다. 아직은 홀로서기가 힘들고 완전하게 이어받아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으나 그 또한 기도하게 될 나의 몫으로 여긴다.

어찌할 바 몰랐던 서부 아프리카 각 나라를 돌아보는 일에 손 걷어붙이고 나선 후원자들을 통하여 열악한 불어권을 도우며 세우도록 인도하셨다. 또 밀고 내려오는 무슬림 확장을 저지하며 그 힘을 약하게 또 방향을 돌리게 하신 일에도 감사드린다.

나라마다 도시마다 어린이 꽃잔치를 열 수 있게끔 하나님께 올려드리고, 서부 아프리카 사역자들을 초청하여 그 나라에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는 것을 소원하고 특별한 사랑을 쏟으신 모든 후원자께 감사를 드린다. 배우고 싶지만 어려운 환경에 포기하고 앉아 있던 아이들을 위하여 유치원을 짓고, 학교 교실을 짓고, 끊임없이 교사들을 후원하여, 즐거운 배움의 장터를 마련하신 귀한 분들의 마음을 하나님께 올려드린다.

그런데 처음 어려움 가운데서 센터를 건립하였을 때 여기저기서 센터를 탐하는 현지인들로 고비가 있었다. 땅과 건물 모두를 선교사 개인 이름으로 등록하지 않았고 모두 단체 이름으로 등록하였음을 보여주었고 선교 사역이 끝나면 다 당신들 거라는 단서가 확실하게 붙자 별로 따지지 않았다. IMF 체제로 어려움을 겪던 한국에서 선교후원이 줄어들자, 오히려 빵 하나 계란 한 판 몇 푼 안 되지만 봉투를 들고 와서 어려워도 가나를 떠나지 말라며 선교사를 격려하고 붙잡기도 하며 많은 현지인의 도움을 받으며 감동의 시간도 있었다.

처음 선교사로 나올 때, 두렵고 떨림으로 영광스럽게 주님을 위하여 죽으러 간다고 생각했던 그 마음이 이제는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길목에 서다 보니 더 떨리고 두려운 마음을 하나님께서 알고 계심을 믿는다. 선교행전은 여전히 계속 이어져 가야 하고 하나님의 나라는 확장돼야 하는 부담감은 안식년이 끝나도 전도자로 살아감이 당연하고 축복임을 부인할 수 없다. 땅을 정복하고 다스리라는 명령 앞에 오직 복음이 살아있는 자의 행진을 가능하게 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게 하실 것을 믿는다. [복음기도신문]

강승천 선교사(아프리카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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