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상혁 목사님을 모시고 뭄바이 구 시가지의 여러 명승고적을 다녔습니다. 목사님은 전문적인 사진작가로, 제가 생전에 듣도 보도 못한 엄청난 장비들을 갖고 오셨지요. 뭄바이부터 바라나시를 거쳐, 국경을 넘어 네팔까지 다녀가실 예정입니다.
주로 제 사역지를 같이 다니며 많은 대화를 나누고, 사진도 찍어주시곤 하셨습니다. 마지막 날인 어제만큼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인 엘레판티나 섬의 고대 유적들을 비롯해 작품 사진을 만들기 좋은 여러 명소들에 모시고 다녔습니다.
저도 참 편했습니다. 오고 가며 ‘절제회 전도팩’을 많이 나누어 줄 수 있어 좋았습니다. 명소에 도착해서 기본적인 설명을 드린 후, 목사님은 카메라와 온갖 장비를 들고 삼십 분에서 한 시간 반 정도 여러 곳을 이동하며 촬영하시고, 저는 시원한 그늘에서 책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사님은 원하시는 작품 사진을 찍으시는 중에도, 계속해서 인도 사람들의 사진도 찍어주고 계셨습니다. 많은 인도인들은 자신에게 사진이 전송되어 오지 못하더라도, 사진에 찍히는 것을 좋아합니다. ‘내가 당신 사진을 찍어도 되나요?’라고 하면 대부분 즐겁게 오케이를 하며 포즈를 취하고, 심지어 먼저 와서 자기 사진도 찍어달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크고 멋진 카메라를 가진 분께는 많은 이들이 요청하지요.
그럴 때 목사님은 유적 및 풍경 작품 사진촬영을 접어두고, 온갖 전문적인 포즈를 제안하며 수십 장의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그렇게 신혼부부나 우정 여행, 학교 소풍 등의 사진을 찍어주십니다. 그리고 카메라로 결과물을 보여주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시고, 이메일 주소를 주십니다. 그리고 ‘내가 어느 배경에서 사진 찍은 누구’라고 메일을 보내주면 사진을 보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그리고 메일이 오면 사진과 함께 복음의 메시지가 가득 들어간 메일을 보내주십니다. 정말 엄청난 사역입니다. 메일도 연결되었으니 지속적인 교제도 가능하고요. 많은 곳을 다니며 이 사역을 하시는데, 어떤 분들은 메일을 보내지 않고, 어떤 분들은 메일을 보내서 사진과 메시지를 보냈는데 읽음 표시만 있고 답이 없답니다. 그러나 행복했던 순간, 호의와 함께 받은 사진, 거기에 영어가 능통한 한국인 사진작가 친구를 만난 후 깊은 영적 교제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미지의 세계였던 ‘사진’이라는 게 이렇게도 쓰이는구나 싶었습니다.
이분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이 분들이 목사님께 이메일을 보내서 좋은 교제가 이뤄지고, 마침내 천국에서도 기념사진을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도 부탁드립니다.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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