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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비아, 여성 할례 9년 만에 재개 돼나?

사진: safehandsforgirls.com

감비아에서 여성 할례가 금지된 지 9년 만에 다시 이슬람 전통 강화를 요구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다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는 19일 AP통신 등을 인용, 감비아 의회가 지난 18일, 2015년에 제정된 ‘여성 할례 금지법’을 폐지하는 법안에 전체의원 58명 중 47명이 참석, 42명이 찬성하면서 해당 위원회에 상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본회의 투표에서 법안이 통과될 경우 여성 할례가 허용되게 된다.

이번 폐지 법안을 제출한 알마메 기바 의원은 “법안은 종교적 충성심, 문화적 규범을 지키는 것을 추구한다.”며 “할례 금지는 문화·종교 실천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의회에서 일부 의원들은 “난 (딸의) 아버지라 법안에 찬성할 수 없다”며 반대 의견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네갈 다카르에 소재한 국제앰네스티의 선임연구원 미셸 에켄도 “여성 할례 금지 조치를 철회한다면 여성 권리에 재앙이 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밝혔다.

이번 할례 금지법 폐지안 발의에 앞서 감비아에서는 지난해 할례 금지 법안에 따라 시술자 3명에서 벌금이 부과됐으며, 이에 한 이슬람교 지도자인 이맘이 “여성 할례는 종교적 의무”라며 할례 금지법 폐지 운동을 일으켰다.

인구의 90% 이상이 무슬림인 감비아에서는 여성 할례가 종교적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어 2015년에 여성 할례 시 벌금 및 징역형을 부과하는 법안이 통과됐음에도 실제 단속은 없었다.

2021년 조사에 따르면 감비아의 15~49세 여성의 76%가 할례를 받았다.

여성 할례는 성욕을 억제하고, 정조를 지켜야 한다는 종교적, 문화적 이유로 정당화돼 왔지만, 의료 목적과 상관없이 비위생적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대다수인 데다 추후 합병증은 물론 심하면 숨지는 사례도 발생해 각국 정부는 여성 할례를 불법이자 악습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엔, 여성 할례를 전면 근절하는 캠페인 추진중

이에 유엔 등은 15세 이하 여성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의료 목적과 상관없이 성기 전체 혹은 일부를 절제하는 여성 할례를 전면 근절하는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할례를 겪은 여성이 8년 전 조사 당시 2억 명보다 약 3000만 명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는 등 세계 곳곳에선 여전히 할례가 자행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달 초 유니세프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 할례를 겪은 인구 전체 2억 3000만 명 중 아프리카에서만 약 1억 4400만 명이 파악됐다. 또 인도·동남아시아 등에서 8000만 명, 중동 지역에서 600만 명 이상 여성이 할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15~49세 여성의 99%가 할례를 받는 소말리아를 비롯해 기니, 지부티, 말리, 이집트 등 여성 할례 경험자가 많은 국가는 공통적으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특징을 갖는다.

여성 할례를 뿌리 뽑으려는 노력이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는 반면 해당 지역의 인구는 빠르게 급증하면서 할례 경험자의 수치도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유니세프에서 여성 할례의 동향을 조사하는 클라우디아 카파 연구원은 “지금까지 이룬 진전은 할례 관습이 강력하게 남아 있는 국가에서 태어나는 소녀의 증가세에 비하면 너무 느리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수년 간 팬데믹을 비롯해 지속된 세계적 전쟁,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만연한 무력 분쟁과 식량난, 가뭄 등으로 인해 국민들이 정부보다는 소규모 공동체에 더 의존하는 점도 할례가 줄어들지 않는 원인으로 꼽힌다. 유엔 등은 “전염병, 기후 변화, 무력 분쟁 등 인도주의적 위기가 2030년까지 성 평등을 달성하고 여성 할례를 근절한다는 계획을 후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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