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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소명 없는 돈벌이 vs 소명이 있는 지식인

사진: Unsplash의 Tingey Injury Law Firm

지난 5년 동안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는 <재판>이었다. 재판은 법을 따라서 죄의 <유>, <무>를 판단하는 것이다. 법대로라 하지만 법 위에는 정치도 있고, 인간의 양심도 있다. 그러니 칼로 무를 베듯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닌 듯하다. 역사상 명 재판으로는 솔로몬의 재판이 있다. 두 여인이 한집에 살았는데 거의 같은 시기에 임신을 했고, 거의 같은 시기에 출산을 했다. 그런데 한 여인이 그만 자기 아이를 압사시켰다. 그러니 다른 여인의 품에 있는 아이를 몰래 훔쳐와서 자기 아이처럼 천연덕스럽게 안고 잤다. 이튿날 아침에 아이를 잃어버린 어머니는 이웃 여자가 품고 있는 아이가 분명 자기 아이라는 것을 확신해서 돌려주기를 원했으나 상대 여인은 오히려 자기 아이라고 둘러대다가 논쟁이 벌어졌고 드디어 지혜의 왕 솔로몬 앞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다. 솔로몬 왕 앞에서 두 여인은 한 치의 양보도 없이 격론을 벌이면서 자기 아이라는 것을 주장했다.

드디어 솔로몬은 재판하기를 “아이를 둘로 쪼개어 하나씩 가지라!”고 했다. 이때 본래 아기의 엄마는 아이를 살리려고 상대방 여인에게 주라고 했다. 그런데 가짜 엄마는 ‘아이를 두 쪽으로 나누어 가져도 좋다.’고 했다. 그때 솔로몬 왕은 ‘아이를 살려서 상대방에게 주라!고 한 사람이 진짜 엄마이고, 아이를 두 토막으로 내어서 가지려는 엄마는 가짜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당시는 지금처럼 DNA 기술이 없었기에 물증을 가리기 어려운 시절이었음에도 솔로몬 왕의 재판은 인류 역사에 가장 명 재판으로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또 하나의 재판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빌라도 총독의 역사적 재판이 있다. 빌라도는 예수 그리스도가 무죄임을 알고도 자기 인기와 정치적 안보를 위해서 부당한 재판을 하면서 자기는 이 일에 무관하다면서 <손을 씻었다>. 그런데 이 부당한 재판으로 2000년 동안 매 주일 전 세계 성도들의 입에서 빌라도의 엉터리 재판에 대해서 증언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공정한 재판은 많지 않다. 재판은 철저히 법 조항에 따르기는 하지만 결국 판사의 <국가관>, <세계관>, <종교관>에 따라서 달라질 수가 있다. 판사가 특이한 사상을 가졌으면 법 해석도 그 사상에 기준을 둘 것이다. 재판받는 자와 재판관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사상적 차이도 있다.

사도 바울이 아그립바 왕 앞에서 재판을 받을 때 사도 바울 자신이 변호사였기 때문에 명쾌하게 논리를 전개했다. 그러자 말문이 막힌 아그립바 왕은 바울 사도를 향해 “미쳤다”고 소리쳤다. 십자가의 복음을 알지 못했던 아그립바 왕에게 바울의 논리적 변증은 미친 자의 소리처럼 들렸다.

최근에 야당 대표의 재판을 하던 판사님들이 도망을 갔다는 뉴스가 화제다. 법과 정의로 심판을 해야 할 재판관이 6개월 이내 재판을 끝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연기하고 또 미루고 재판 기간을 요리조리 피하고 서류 뭉치를 서랍에 넣어두고 세월이 흐르고 세상이 바뀌기만을 기다리면서 재판 기간을 3배나 넘게 하면서 막판에 와서 사표를 던지고 변호사를 하겠단다. 최근 뉴스에 의하면 어느 재판관은 백주대낮에 성범죄를 했는데 벌금 300만 원으로 적당히 얼버무렸다고 한다. 육법전서 위에 <양심의 법>이 있다. 하기는 일주일에 두 번 재판정을 나서고 나머지는 판결문 작성을 한다고 한다. 50여 명의 증인을 상대로 들어야 하고 과중한 업무도 이해할만하다.

그런데 그 판사님이 사표를 던지며 <내가 뭔 사또냐!>라고 자학 섞인 말을 했다고 한다. 참 기가 막힌 명언을 남긴 셈이다. 사법부는 나라의 법과 정의를 지키는 마지막 보루이다. 그런데 최근에 한국의 재판부는 제 몫을 못하고 있다. 재판 기간을 줄였다 늘렸다 마음대로 하면서 세월만 가도록 하고 있다. 옛날에는 제왕이 입법, 사법, 행정을 다하던 시절이 있었다. 제왕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책사>에게 물어보아서라도 해결하였고, 각부서의 대신들과의 토론을 거치고 의견수렴을 거쳐 결론을 내렸다. 지금도 공산주의 국가는 왕정 시대와 다름이 없다. 형식적으로 재판부가 있기는 하지만 독재자의 입맛에 따라서 좌우된다.

자유대한민국은 3권분립이 명확한데, 그것도 야당 당수의 재판을 의도적으로 고의적으로 말도 안되는 이유를 들어서 끝도 한도 없이 미루다가 <내가 뭔 사또냐>라는 유치한 말 한마디를 내뱉고 사표를 내는 것은 참 염치없다. 그것은 책임 회피이고 책임 전가이고 불이익을 받지 않겠다는 뜻일 것이다. 그보다는 무슨 정치적 혜택을 입으려는 의도가 깔려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런 사람이 변호사가 되어 무슨 짓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모든 지식인은 소명(召命)을 가져야 한다. 그러니 정치가도 소명이 있어야 한다. 구국(救國)과 애민(愛民)을 위한 소명이 있어야 하고, 자유민주주의 국가 건설에 소명이 있어야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 물론 법조인도 법조문만 외울 것이 아니라, 나라 사랑의 소명이 있는 검사, 판사, 변호사가 되어야 한다. 소명 없는 직업은 천박한 돈벌이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성직자들이 소명 없이 벼락치기 속성으로 적당히 안수받는 일도 제발 삼가야 할 것이다. 정의와 법이 살아 있으려면 판사님들이 굳건히 서서 옳고 그름을 심판해 주었으면 한다.

“판사님들 도망가지 마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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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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