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반정부 시위로 1만 1천명 체포”…하시나 총리, 5선 고지 오를 듯
방글라데시에서 오는 7일(현지시간) 야권의 선거 보이콧 속에 총선이 실시된다.
4일(현지시간) 방글라데시 매체와 BBC 등에 따르면 1896명의 후보가 나선 이번 총선에서는 약 1억 2천만명의 유권자가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다.
단원제인 방글라데시에서는 지역구에서 임기 5년의 의원을 선출하고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여성 몫 50석이 배분된다.
이번 총선은 제1야당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과 자마트-에-이슬라미 등 일부 군소정당이 공정한 선거를 위해 셰이크 하시나 총리 정부 사퇴 및 중립 정부 구성을 요구하며 2021년부터 시위해오다가 거부되자 보이콧에 나선 가운데 치러지는 것이다.
BNP 등 일부 야당은 2014년 총선도 보이콧했다.
야권은 특히 작년 10월 말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열었다가 경찰관 1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한 이후 당국의 대대적인 탄압에 직면했다.
야권 지도자와 당원 등 최소 1만 1천명이 체포돼 수감됐고 많은 당원이 당국에 쫓기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야권은 유권자들의 투표를 만류하고 있다. 투표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투쟁하다가 희생된 이들을 배신하는 행위라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이에 여당인 아와미연맹(AL)은 당원들을 동원해 투표하지 않으면 정부의 복지수당을 박탈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수당을 받는 취약계층은 1300만여 명에 달한다.
AL 측은 이번 총선에 많은 후보가 나서 제대로 치러지는 것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해 후보 등록을 신청했다가 밀린 당원에게 무소속으로 출마하도록 권유하는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측은 방글라데시 당국의 야권 탄압에 우려를 표명하며 공정한 선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압박해왔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5월 민주적 선거 과정을 훼손하는 방글라데시인들에 대해서는 비자 발급을 제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방글라데시 당국은 총선을 전후한 불상사에 대비해 병력을 배치하기로 하는 등 총선 일정을 강행했다.
외신은 총선 결과 전망에 대해 방글라데시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아버지’로 여겨지는 셰이크 무지부르 라만(1920∼1975)의 장녀인 하시나 총리의 압승으로 끝나는 것은 ‘기정사실’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이로써 1996년 처음 총리에 오른 데 이어 2009년부터 3연임에 성공한 하시나 총리는 5번째로 총리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집권 기간에 의류산업을 집중 육성해 경제발전을 이뤘고 미얀마 출신 로힝야족 난민을 수용한 점 등은 높게 평가 받지만 철권통치를 통해 야권과 인권을 탄압해왔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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