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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에 영향 미친 ‘도덕적 다수’ 잇는 기독단체 다수 등장

▲ 새로운 기독교 우파가 미국 정치를 바꾸고 있다 - BBC News 사진 : 유튜브 채널 BBC News 영상 캡처

20세기 후반 미국의 보수적 기독교 유권자들의 정치세력화에 기여한 ‘도덕적 다수(Moral Majority)’는 현재까지 미국 정치에 영향을 미친 가장 영향력 있는 20세기 보수 기독교 정치 지지 단체로 꼽힌다. 이는 대부분의 기독교 평론가들이 동의하고 있는 내용이다.

실제로 ‘도덕적 다수’는 기독교 보수 성향의 정치 조직으로 주로 종교적 가치를 정치에 투영하고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정책을 주장했으며, 특히 퇴폐와 도덕적 가치에 대한 우려를 강조했다.

1979년에 제리 팔웰(Jerry Falwell) 목사에 의해 시작된 ‘도덕적 다수’는 낙태, 동성애, 교육권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옹호했다. 또한 수백만 기독교 신자가 투표 등록을 돕는 등의 활동을 통해 정치 참여를 촉진했다.

이 단체는 팔웰 목사가 더 이상 벼락을 방지하는 ‘피뢰침’역할을 하기에 지쳤다며 1987년 중단하고 1989년 해체됐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도덕적 다수가 21세기 미국 정치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미국 기독 언론인 크리스천 포스트(CP)는 오랜 기간 동안 보수적인 기독교 활동가들과 인터뷰를 진행하여, 도덕적 다수에 대한 기억과 장기적인 영향, 그리고 현대에는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지 등을 논의한 결과를 최근 소개했다.

복음주의 정치의 전성기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밑에서 일한 후 1988~1999년 가족연구협의회(Family Research Council)로 재직한 오랜 보수적 기독교 활동가 게리 바우어(Gary Bauer)는 CP와의 인터뷰에서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학교 기도, 생명의 신성함 문제, 학교 선택권 등 “가치관 문제를 다루는 일을 맡았다”고 말했다.

바우어는 “1980년 선거는 중서부 가톨릭 신자들과 남부 복음주의자들이 민주당에서 공화당으로 극적으로 이동한 선거였다”며 “이러한 이슈들이 이들 유권자들을 레이건에게 끌어들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메리칸 밸류스(American Values)를 이끄는 바우어는 “도덕적 다수” 모임에서 백악관을 대표하기 시작했고, 이를 통해 “해당 커뮤니티에서 유명해졌다”고 말했다.

이 활동가는 레이건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 가치를 홍보하는 것”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맥락에서 “국정연설에서 생명의 신성함을 정기적으로 언급한 최초의 대통령이 됐다”고 말했다.

바우어는 이어서 “그는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생명의 신성함을 선언했다”며 “지금은 잊혀졌지만, 그는 실제로 대통령 재임 시절에 생명의 신성함이라는 주제로 팸플릿, 작은 소책자를 썼는데, 이는 현직 대통령이나 그 어떤 대통령도 한 적이 없는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바우어에 따르면 레이건 행정부가 옹호한 또 다른 항목은 연방 기관이 새로운 규칙을 제안할 때마다 “가족 친화적인 환경 영향 보고서”를 포함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는 “현재 법률에 따르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해당 프로젝트가 환경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성명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그래서 레이건 행정부는 모든 정부 기관이 어떤 규제를 제안하거나 백악관에 규제 제안을 보낼 때 가족에게 미칠 영향을 포함하도록 하는 행정 명령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1995년 타임지 커버스토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던 신앙과 자유 연합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랄프 리드(Ralph Reed)는 1980년대에 도덕적 다수와 함께 활동했다.

랄프 회장은 “나는 1984년 노스캐롤라이나에 있었을 때 도덕적 다수가 기독교인을 발굴하고 기독교인들을 동원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팔웰 박사가 노스캐롤라이나에 두어 차례 방문했고, 나는 그와 함께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노스캐롤라이나 도덕적 다수의 수장인 라마 무니함(Lamarr Mooneyham)이라는 사람과도 함께 일했다. 그는 주 지부장이었고 나는 기독교 청년들을 조직하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함께 일했다. 그리고 팔웰 박사는 80년대에 내가 주최한 여러 학생 컨퍼런스에서 연설했다”고 말했다.

1989년 팔웰 박사가 도덕적 다수를 해체한 직후, 리드 회장은 텔레비전을 통해 복음을 전하는 팻 로버트슨(Pat Robertson)이 설립한 유사한 단체인 기독교연합(Christian Coalition)의 초대 임원으로 활동했다.

리드 회장은 로버트슨과 팔웰 박사의 정치적인 활동을 기독교 복음주의자들을 국가 정치에 다시 참여시키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봤다.

리드 회장은 “팔웰은 근본주의와 독립 침례교계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한 인물이었다. 그는 뛰어난 전략가이자 조직가로, 친이스라엘 유대인, 몰몬교도, 남침례교를 비롯한 다양한 집단을 포함한 광범위한 연합체를 구척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그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통합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자신의 신학적 견해가 다른 이들과 협력하면서, 그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예배당 밖으로 나와 선거구로 들어가 변화를 만들라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리드 회장은 도덕적 다수를 “20세기 후반 복음주의 시민 참여의 등장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보면서도 이 단체가 “때때로 전술적, 전략적 능력에서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그는 “그들은 전국적으로 기독교인들을 동원하는 집회를 개최했지만, 군, 주, 선거구별로 체계를 구축하거나, 국가별로 체계를 구축하거나, 선거구별 노동자 체계를 구축하는 측면에서는 도덕적다수에서는 진전이 없었다. 결국 1990년대에 기독교연합이 그 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크리스 울만(Kris Ullman)은 보수적인 단체인 이글 포럼(Eagle Forum)의 대표다. 단체의 설립자인 반페미니즘 운동가 필리스 슐래플리(Phyllis Schlafly)는 종종 팔웰 박사와 다양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 협력했다.

크리스는 10대 때 가족과 함께 버지니아 린치버그로 이사했는데, 그로 인해 그녀는 도덕적 다수와 제리 팔웰 박사에 대해 많이 들었다.

그녀는 “매우 보수적이고 생명을 중시하는 가정에서 자랐다”며 “당시에는 주로 침례교인들로 구성된 단체가 많은 공통된 문제에 대해 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기뻤다. 매우 보수적인 시민들로 구성된 이 단체가 친생명, 친가족이라는 대의에 보수주의자들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나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신앙심에 불을 지피다

바우어는 도덕적 다수의 장기적인 영향을 살펴볼 때, 여전히 존재하는 종교적인 미국인들의 투표층에서 그 영향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바우어는 “가족의 역할, 우리 사회에서 종교의 역할, 그런 종류의 이슈에 대한 자신의 견해에 따라 투표를 하려는 동기를 가진 사람들이 미국 정치에서 계속해서 중요한 투표층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공화당 측의 대통령 후보와 국회의원 후보들은 이러한 유권자들에게 자신이 이러한 문제에 민감하고 유권자들의 가치를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어는 도널드 트럼프의 부상이 그 예라면서, 처음에는 “가치를 중시하는 유권자들이 그가 진짜인지 아닌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고 지적했다.

바우어에 따르면 트럼프는 2016년 공화당 마이크 펜스 주지사를 부통령 후보로 지목하고, 대법관 공석을 프로라이프 후보로 채우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보수적인 기독교 유권자들에게 다가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는 “트럼프는 직접 ‘내 임기 중에 발생하는 대법관 공석을 생명의 신성함을 위해 헌신하는 후보자로 채우겠다’고 말했다”며 “조지 W. 부시도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엄격한 해석가를 대법관에 앉히겠다’고 말하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그렇게 말했을 뿐만 아니라 – 그것이 그의 당선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 – 그는 세 번의 기회를 얻었고 세 명의 대법관을 임명하여 공약을 이행했으며 그 결과 로 대 웨이드 판결이 뒤집혔다”고 설명했다.

울만 대표는 도덕적 다수가 결성될 당시가 “종교인을 대변하는 정치 활동이 막 시작되던 시기”였다면서 “종교인들이 선거를 통해 정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문제를 통해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시기였다. 종교인들이 정치 과정에 더 많이 참여하도록 동기를 부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만 대표는 “이전에는 사람들이 종교와 신앙,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사람들이 참여하여 자신의 신앙을 광장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 그룹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리드 회장 역시 도덕적 다수와 로버트슨의 활동이 미국 정치의 모습을 극적으로 변화시킨 결정적인 전환점으로 생각했다.

리드 회장은 “제리 팔웰이 1979년에, 그 후 팻 로버트슨이 노력하는 동안 복음주의 기독교인들, 성경을 믿는 기독교인들에게 자신들의 가치를 공공의 장으로 가져와 공공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도덕적이고 영적 의무가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리지 않았다면, 오늘날 미국은 매우 다른 나라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웰 박사는 여러모로 역사적인 인물이었지만, 그가 미국의 정치적 궤도에 미친 영향만으로도 그 자체로 역사적인 성취였다.”고 덧붙였다.

90년대보다 더 분열된 미국

리드 회장은 도덕적 다수의 “장기적 영향”을 보여주는 또 다른 “분명한” 예로 연방 정부에서 직책을 맡고 있거나 최근에 직책을 맡았던 많은 거듭난 기독교인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 말은, 거듭난 기독교인을 하원의장으로 삼았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시대에는 정부의 모든 계층에서 봉사하는 보수적이고 복음주의적인 기독교인들이 더 많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언론 담당 비서관이었던 사라 허커비, 국가안보 부보좌관이었던 디나 파월, 내각의 벤 카슨, 내각의 소니 퍼듀, 국무부의 샘 브라운백, 국무부의 마이크 폼페이오, 교육부의 벳시 드보스 등 끊임없이 계속해서 나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리드 회장은 연방 정부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기독교인이 많이 있다며 “그들은 유명 인사가 아니라 직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친가족 및 친생명 운동에서 나왔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도덕적 다수의 유산이자 그 이후에 이루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도덕적 다수를 대체할 수 있는 단체로 리드 회장은 자신이 속한 단체인 신앙과 자유 연합, 가족연구위원회, 미국을 위한 우려하는 여성들, 수잔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 등의 단체를 언급했다.

기독교연합을 ‘후속 조직’이라고 설명한 리드 회장은 이 단체가 도덕적 다수의 뒤를 이어 기독교적 가치와 정책에 대한 참여를 지속적으로 촉진하는 단체라고 설명했다.

울만 대표는 도덕적 다수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는 단체가 있는지 확신하지 않으며, 보수적인 기독교 운동이 “90년대보다 훨씬 더 분열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도덕적 다수보다 특정 종교 교파에 더 집중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가족연구회(FRC), 가톨릭 투표, 포커스 온 더 패일리 같은 단체의 예를 들었다.

울만 대표는 “우리는 비슷한 이슈에 대해 함께 일하고 있지만,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것은 사람들이 특정 신앙을 가진 그룹에 끌려 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우어는 같은 유형의 문제에 대해 작업하는 다양한 종류의 단체들이 있다고 믿으며, 그 예로 신앙과 자유 연합, 포커스 온 더 패밀리, FRC, 미국가족협의회 등을 들었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기독교인 투표를 동원하기 위해 수천만 달러를 투입하는 “신앙과 자유 연합”이 “유권자 안내서 등을 배포하는 등 선거에서 엄청난 양의 일을 한다”면서 “미국 정치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우어는 해리티지 재단과 같은 보수 단체가 “이러한 문제를 다루기 위해 시작된 것이 아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족 가치 문제에 집중하게 됐다고 믿는다”며 이 보수 싱크탱크가 “이곳이 보수 운동에 진정한 열정이 있는 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주 정부 차원의 가족정책위원회에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래서 정말 다양한 조직이 생겨났다”고 결론을 내렸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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