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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지구 기독교인들, “두 개의 망치 사이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 이스라엘 공습으로 무너진 가자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사진 : 유튜브 채널 The Telegraph 영상 캡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두 달째에 접어들면서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가자 시내 중심부를 포위하여 하마스의 군사적·행정적 통제를 없애려고 하고 있다고 국제 기독단체 인터내셔널크리스천컨선(ICC)이 최근 전했다.

사상자(15일 기준, 1만 1000명 이상)가 증가하고 가자지구의 주요 병원을 중심으로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인 사상자 증가와 인구 밀도가 높은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에게 이 비극적인 전쟁이 앞으로 몇 주 동안 어떻게 전개될지 많은 난황이 예상되고 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깔려있는 세계관과 정치적 갈등에 대한 보도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이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갇혀 있는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의 상황은 보도되지 않고 있다.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은 누구이며, 현재 분쟁으로 인해 어떤 고통을 겪는지, 또한 이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이야기해보자.

고대 공동체

가자지구의 기독교는 4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성 힐라리온(St. Hilarion)이 이곳에 수도원 공동체를 세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자 지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는 성 포르피리우스 그리스 정교회다. 이 교회는 5세기의 가자의 주교였던 성 포르피리우스에 의해 설립됐다. 이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3대 교회 중 하나로 꼽히며 이슬람이 이 지역에 도착하기 이전에 설립됐다.

현대의 위기

가자지구의 현대 기독교인 대부분은 요파 등 지중해 연안 도시에서 온 아랍 기독교 공동체의 후손이다. 이들은 1948년 현대 이스라엘 국가가 수립된 후 여러 차례의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해 난민이 되어 가자 지구로 왔다. 가자지구의 다른 기독교인들은 수세기 동안 가자지구와 주변 도시에서 살아왔다.

2005년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국회에서 통과된 분리 계획 이행법에 따라 가자 지구에서 철수했다. 그 후 팔레스타인의 여러 정파들이 가자 지구 통치권을 놓고 경쟁하게 됐고, 2007년 하마스가 가자 지구를 장악했다.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은 2008~09년, 2012년, 2014년, 2021년, 그리고 현재 2023년까지 하마스 무장 단체와 이스라엘 간의 다섯 차례의 주요 분쟁을 겪으며 고통을 겪었다. 이러한 분쟁은 거의 17년 동안 계속된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가자 지역 폐쇄와 함께 발생했다. 이는 실업률, 빈곤, 정치적 어려움 등 팔레스타인 민간인, 특히 기독교인들에게 정치적 어려움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자지구의 기독교인의 삶

가자지구 기독교인의 80% 이상이 그리스 정교회 소속이다. 약 100명의 로마 가톨릭 신자들은 성가정교회의 라틴 교구에 속해 있다. 나머지는 가자 지구의 침례교/개신교 교회의 일부이다. 가자지구의 기독교 공동체는 불안정한 지역에서 소수 종교임에도 불구하고 역사적으로 가자지구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해 왔다. 최고의 교육, 의료, 비즈니스 기관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들에 의해 설립되어 현재까지도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성과와 기관들은 팔레스타인 기독교인들이 문화, 자선, 심지어 정치 발전에 기여했다는 증거로 남아있다.

안타깝게도 2007년부터 지금까지 가자지구의 인구는 급격히 증가했지만 기독교 인구는 급격히 감소했다. 2007년 기독교 인구는 약 3000명이었는데, 2023년에는 200만 명이 넘는 인구중 1000명 미만으로 감소했다. 가자지구의 삶의 어려움과 기독교 소수자로서의 도전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다른 곳으로 이주하면서 남아 있는 기독교인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07년 이후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두 개의 망치 사이에서 살아간다고 표현했다. 한쪽에서는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갈등으로 인한 이스라엘의 통제 하에 살아가면서 경제가 위축되어 실업률이 60% 이상, 공공 서비스 붕괴, 극심한 빈곤이 발생했다. 가자지구의 한 기독교인 신자는 “감옥에 가본 적은 없지만 지금은 일상을 감옥에서 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가자지구의 봉쇄와 이로 인한 가자지구 이슬람 세력과 이스라엘 간의 전쟁으로 인해 이번 분쟁을 포함해 지난 17년 동안 잦은 공습, 로켓 발사, 군사 및 테러로 약 2만 명 이상의 가자지구 민간인이 사망했다. 또한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이 예루살렘과 서안지구에 있는 친척과 기독교 성지를 방문하기 위한 여행도 심각하게 제한됐다. 작년에는 가자지구 기독교인 중 50%만이 이스라엘 정부의 승인을 받아 여행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하마스와 연관된 인물과 조금이라도 관련이 있으면 가자지구 여행이 거부될 수 있다. 이런 제한과 하마스 협력자라는 계속된 의심 속에서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은 전세계 기독교인들의 지원과 공동체의 연대로부터 더욱 고립돼 있다.

다른 한편으로,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은 무슬림형제단과 연계된 이슬람 무장 단체인 하마스의 통치 아래 살고 있다. 2006~2008년 가자지구의 불안정한 시기에 이슬람 무장 세력은 성서공회 서점의 기독교인 매니저인 라미(Rami)를 살해했다. 이후 다른 기독교 지도자들도 무장 세력으로부터 수차례 살해 위협을 받고 가자지구를 떠났다.

최근 몇 년 동안 기독교 공동체를 목표로 한 폭력은 다행히 발생하지 않았지만, 기독교인은 이슬람이 통치하는 지역에서 소수민족으로 2등 시민으로 취급받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무슬림 배경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이들은 은밀하게든 공개적으로든 가족, 문화, 무슬림 종교 지도자들로부터 거부당하고 엄격한 처벌을 받아야 할 배교자이자 반역자로 간주된다. 하마스가 감시하고 통제하는 가자지구의 종교적 분위기에서 이러한 사례는 매우 드물지만, 기독교인이 되기로 결정한 사람들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집과 가족을 잃고 비밀리에 숨어 지내는 경우가 많다.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의 고통

가자지구에서의 한 달간의 전투로 1만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 이 중 많은 사람들이 민간인이었고, 그 중에는 약 4500명의 어린이도 포함됐다. 또한 소규모 기독교 공동체는 자신과 교회의 미래에 대한 큰 두려움 속에 살아가고 있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약 800명의 기독교인 대부분은 가자지구 북부 구시가지에 위치한 두 곳의 교회로 피신해 있다. 이 교회들은 과거 위기 때마다 가자지구 주민들을 섬겨온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의 섬김의 정신에 따라 함께 고통받는 비기독교인들을 위해 문을 열었다. 이번 주에도 하마스 지도부를 소탕하기 위해 IDF가 도심으로 진격하면서 전투는 교회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지역까지 계속 확산되고 있다.

가자지구에서는 사람들의 고통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전해지고 있으며, 기독교 공동체도 예외는 아니다. 10월 19일, 가자지구 자이툰 지역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근의 그리스정교회 건물이 폭격당해 건물 하나가 무너지고 안에 있던 수십 명이 사망했다. 대부분이 기독교인이었다. 총 2명의 영유아와 4명의 어린이가 사망했다. 한 가정의 아버지는 무너져 내리는 천장에서 자신의 몸으로 덮어 세 자녀를 구하려다 사망했다. 지난 주에는 81세의 교회 피아노 연주자가 식량을 구하러 집으로 가던 중 총에 맞았다. 교회 내 식량 공급은 어려워졌다.

슈퍼마켓은 문을 열려있지만 레몬과 기본적인 위생용품만 남아있다. 노인 기독교인들, 특히 암 환자들은 매일 받아야 하는 치료를 중단해야 했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많은 가족들은 갑자기 집을 떠나온 바람에 겨울 옷을 챙겨오지 못해 걱정하고 있다.

이미 자신들의 건물과 집이 파괴됐다고 확인한 가족도 많다.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다가오는 격렬한 도심 전투가 예상되면서 집이 피해를 입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 현재 통신망과 전기가 끊기면서 외부와의 소통이 느려지고 있고, 나쁜 물은 어린이와 성인 모두의 건강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슬픔도 있다. 상실과 트라우마로 인한 슬픔. 집을 잃고, 이재민이 되고, 도시가 파괴된 것에 대한 슬픔. 예언자 예레미야가 예루살렘이 파괴되는 것을 무력하게 목격했던 것처럼 가자지구의 수많은 기독교인도 도시가 파괴되는 것을 보며 눈물을 흘린다. 가자지구 기독교인들의 신앙적 절망감은 앞으로 수년 동안 지속될 것이다.

유엔은 최근 가자 지구의 현재 상황을 “어린이들의 무덤”이라고 표현했다. 살아남을 어린이들은 대부분 엄청난 트라우마로 점철된 세대가 될 것이다. 국제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연구에 따르면 전쟁 전 가자지구 어린이 5명 중 4명이 “우울증, 슬픔, 공포를 안고 살아간다”고 답했다. 이번 분쟁으로 앞으로 몇 세대 동안 가자지구의 어린이들의 치유를 도와야 할 것이다.

다음 단계는 무엇인가?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은 고통에 시달리는 노인들과 자녀의 죽음을 슬퍼하는 부모들 사이에서 하나님은 어디에 계신지 묻고 있다. 이 모든 것의 목적은 무엇이며, 이 전쟁이 멈추면 우리는 어디로 향해야 할까?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에게 미래는 매우 불확실하며, 현재는 생존과 가족의 안전에 중점을 두고 이 끔찍하고 어두운 고통의 시기를 이겨내려고 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이번 공격이 가자지구의 고대 토착 기독교 공동체를 종식시키는 최후의 발악이 될 수도 있을까? 아니면 살아남은 기독교인들을 위한 새로운 시작을 위한 불의 시련일까?

기도 제목 | 가자지구의 기독교인들이 고통 속에 있는 영혼들에게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전하게 하시고, 전쟁에 능하신 여호와께서 이 전쟁을 속히 그쳐주시고 하나님의 공의와 다스리심이 이 땅에 임하게 해주시기를 기도하자.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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