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보기도학교를 섬기던 중 이번 아웃리치에 팀장으로 부르심을 받았다. 가야할 나라는 멀고 먼 아프리카 차드. 도무지 순종하기 힘든 가정형편과 지금 내 상태를 주님이 불쌍히 여기시는 것 같았다.
팀원들 앞에서 팀 모임을 이끄는 것도, 최종 결정을 해야 하는 것도, 모든 것이 떨리고 어색했다. 팀 안에서 가장 연약하고 믿음이 없는 자가 바로 나였다. 그래서 매시간 말씀기도 때 정말 주님을 붙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런 연약함이 있으면서도 어느새 또 내 안에 진리가 아닌 나의 기준으로 지체를 바라보고 판단하는 것을 보게 됐다. 그 증상은 차드 땅에서 더 심해졌다.
열악한 환경과 조건 속에서 어려워하는 지체들에게 집중하느라 기도의 열정도 예배의 은혜도 이전과 같지 않았다. 이러다 실컷 사용되다가 버림받는 신세가 되는 것은 아닐까, 두려웠다.
그때 생명처럼 붙잡게 하신 것은 약속의 말씀이었다. 나의 영광이 지체의 영광임을 알게 하시며 잠이 들 때마다 ‘나를 살려 달라’던 기도 대신 지체들의 약속의 말씀을 가지고 기도하게 하셨다.
사람들로부터 오해를 받든 아니든 상관없이 어떤 취급을 받아도 주님의 말씀이라면 아멘이었다. 그때부터 지체들의 나눔과 고백이 귀하게 여겨졌다. 짧은 고백 속에도 주님이 친히 이루시는 영광을 보게 하셨다.
짧은 2주간의 아웃리치였지만 선교사님과 현지인들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는 시간이었다. 현지 선교사님은 우리와 함께 먹고 자며 기도하셨다. 그때에 선교사님들 안에 주님으로부터 오는 기쁨과 풍성함, 열방을 향한 애통함을 보게 되었다. 이런 선교사님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열방의 먹잇감이 될 것을 결단하였다.
5박 6일 동안 릴레이로 열방을 위해 기도하는 느헤미야52기도시간을 진행했다. 언어와 삶이 다른 지체들이 서로 연합하여 하는 기도가 큰 기쁨과 힘이 된다는 것을 보았다. 그 기쁨이 흘러가기라도 한 듯 차드의 성도들은 이 기도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신학교는 있지만 삶에 여유가 없어 선교에 선뜻 헌신하는 사람이 없는 이때에 민족을 사랑하고 주님을 따를 자들을 일으키실 것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했다.
한 주의 기도가 끝나고 우리 팀은 무슬림 아이들을 초대해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팀원들이 어떻게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지, 각자 만난 하나님을 잠깐씩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또 몇 명의 아이들은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 당신들이 와서 너무 기쁘다. 행복하다. 감사하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고 일정이 끝날 때 쯤, 사탕을 두 개씩 나눠주었다. 갑자기 주변이 소란스러워졌다. 점점 질서를 지키지 않고 부산해졌다. 심지어 슬픈 표정을 하며 사탕을 달라고 애원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러던 중 대부분의 아이들이 사탕을 더 받기 위해 거짓말을 했음을 알게 됐다. 어색해진 분위기에서 아이들은 표정을 바꾸고 집으로 돌아갔다.
‘하나님을 얘기하던 아이들이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고작 사탕 두 개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하나님이 정말 주시고 싶은 것이 있다. 그런데 정작 사람들은 사탕에 온 마음이 뺏겨 있는 아이들과 같다고 생각됐다. 사탕 하나 더 얻으려고 지금도 온갖 노력을 하는 이들의 모습이 곧 내 모습임을 알게 하셨다. 나는 어떻게 살았지? 여전히 사탕에 마음이 빼앗겨 있는 것은 아닐까? 허탄한 것을 좇아 불나방처럼 달려드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하나님은 얼마나 안타까우실까?
결국 나의 노력으로는 이런 모습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나와 지체와 열방이 이같은 그늘에서 벗어나는 길은 오직 말씀과 기도로 주님 앞으로 나아가는 것 밖에 없음을 알게 하셨다. 내게 허락된 시간, 말씀과 기도로 열방을 맘껏 주님 손에 올려 드릴 것이다. 오늘도 하나님의 뜻이 이 땅 가운데 이루어지는 가장 기쁜 시간이다. [GNPNEWS]
송지선(부여 합곡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