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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어디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 사진 : Markus-Schumacher on Unsplash

[선교통신]

일 년 전, 미국의 한인 집사님 한 분이 탄자니아에서 3개월 정도 생활하면서 탄자니아와 탄자니아 사람들에게 반했다며 미국으로 돌아간 뒤 탄자니아에서 죽을 때까지 살겠다는 소망을 품고 짐을 바리바리 싸 들고 다시 탄자니아에 오셨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난 뒤, 그녀는 상처투성이 마음으로 다시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다.

지긋지긋하다며 몸서리치는 그녀에게 탄자니아는 더는 아름다운 곳도, 죽을 때까지 머물 곳 싶은 곳이 아니었으며, 순박하고 착하고 사랑스러운 사람들은 사기꾼에 거짓말쟁이 게으름뱅이가 되어 버렸다.

그녀는 현지인 7명과 함께 전도팀을 꾸려서 일주일에 2번 시장에서 전도를 함과 동시에 현지인 청년 4명을 데리고 살면서 그들을 리더로 키우고자 물심양면으로 그들을 도왔다.

아침 저녁으로 예배를 드리고, 때마다 풍성하게 먹이고 그들이 아프면 돌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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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김봄 제공

하지만 그들의 계속되는 거짓말로 신뢰는 깨어져 버렸고 틈만 나면 손을 벌리며 아쉬운 소리를 하는 그들의 도가 넘치는 요구에 그녀의 선함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관심은 오직 그녀의 돈인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어떻게 하면 얼마나 더 많은 돈을 얻어낼 수 있을까? 그런 궁리만 하는 사람 같다고 했다.

한 두 사람에게 베풀었던 호의가 계속되자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몰려왔으며 그녀의 호의는 그녀를 호구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미안하지만, 나는 6개월 전 이런 결과가 있으리라고 예상했다.

어떤 선교단체나 공동체에 속하지도 않고, 선교훈련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선교훈련의 필요성도 깨닫지 못하는 일흔을 앞둔 그녀가 오직 호의만 가지고, 사람들에 대한 믿음으로, 언어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물론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그녀에게는 그것이 하나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청년들과 함께 살겠다고 했을 때부터 누구나가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인들에게 투자받아 식당을 개업해서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주겠다는 그녀의 계획에 나의 얕고 좁은 생각과 경험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두고 싶지 않았지만 과연? 이라는 불안한 마음은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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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김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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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김봄 제공

하지만 그녀는 ‘선교지에서 사람들을 못 믿으면 어떡해?’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와 함께 있는 애들은 그렇지 않아. 얼마나 신실한데. 예배도 잘 드리고. 말씀도 열심히 읽고. 나는 그들을 믿어.’라는 자신감으로 나의 불안과 걱정을 위로했었다.

하지만 투자를 약속했던 지인들은 사건·사고에 휘말려 재정의 압박을 받게 되면서 그녀에게 투자할 수 없게 되었고, 그녀가 그렇게 믿었던 예배도 잘 드리고 신실한 청년들은 그녀의 뒤통수를 쳤다.

그녀가 믿었던 것들은 그 어떤 것도 그녀의 바람을 충족시켜주지 못했고, 오히려 그녀에게 절망을 안겨 주었다.

결정적으로 누군가 그녀를 의료 불법 행위자로 신고했다. 그녀가 한 것이라고는 넘어져서 다친 아이에게 연고를 발라준 것뿐인데 그것이 불법 의료행위가 되어 신고가 접수되었고 그녀는 이민국으로 불려 가 심문을 받고 벌금까지 물어야 했다.

그를 신고했던 자는 그녀에게 원했던 도움을 받지 못했던 자였다.

결국, 그녀는 너덜너덜해진 마음으로 다시 미국으로 떠난다.

‘다시 올 거예요?’라는 질문에 ‘와야 오는 거지’라는 애써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면서 대답하는 그녀는 끝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녀는 말했다.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하지만 그녀 역시 모르는 것이 있었다.

안 당해본 선교사는 없다는 것을.

거짓말에 속아 재정을 지불해야 하는 것, 지키지 않은 약속을 기다려야 되는 것 등은 선교사가 선교지에서 감당해야 하는 아주 기본적인 덕목이다.

사람은 언제나 누군가의 뒤통수를 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은 너나 할 것 없이 죄성을 입은 인간의 본성이다. 하나님이 없다면 우리 역시 마찬가지다.

우리라고 자유로울까? 세상에 의인이 어디 있으려고.

‘세상사 인지상정. 주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하는 거’를 기대하거나 ‘사랑은 되돌아오는 거’를 희망하면서 선교지를 지키고 사랑을 하는 선교사는 없을 것이다.

기대와 희망과 상관없이 그들을 사랑해야 하는 존재가 바로 선교사이기 때문에 도망가지 않고 선교지를 지키고 영혼들을 사랑하려고 하는 것이다.

고린도전서 13장에 기록된 사랑의 첫 번째 정의가 오래 참음이다.

선교지에서의 사랑이야말로 오래 참는 것이다. 인내와 겸손과 헌신이 아니면 결코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만 하면 가슴 두근거리고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고 희망에 부풀어 오르고 다시 만나고 싶은 그런 사랑이 아니다.

속이 훤하게 보이는 거짓말에 또 속아줘야 하고, 지키지 않은 약속을 또다시 해야 하고, 도둑질당하고 사기도 당하지만 그들의 곁을 떠날 수 없는, 떠났다가 다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그 지독히도 아프고 고통스러운 인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선교지의 사랑이다.

겸손과 인내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섬기는 것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희생 헌신 이런 것들을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걸고 해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그랬듯이 말이다.

며칠 전 나 역시 마음이 상한 일이 있었다. 선교지에서 늘 있는 일이 마음 상한 일이다.가당치도 않은 요구를 해오는 현지인에게 나는 성질을 내고 말았다. 내가 판단하고 정죄하려고 했으니 부끄러운 짓이었다.

하나님이 열어두신 문을 내가 닫으려고 했으니 말이다.

그게 믿음이 없는 것이고, 연약한 것이고 세상 무지한 사람들이 하는 유일한 방법인데 말이다.

하나님의 사랑을 힘입고 선교지에 온 내가 현지인 앞에서 그 짓을 한 것은 여전히 사랑이 없어서였다. 하나님이 나를 어떻게 사랑하셨는지 잊어서 그런 것이다.

그래서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묻고 묻는 것이다.

“어디까지 사랑해야 합니까? 언제까지 용서해야 합니까?”

이미 답은 성경에 나와 있다.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마 22:37~39)

그때에 베드로가 나아와 이르되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게 이르노니 일곱 번 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 (마 18:21~22)

예전에 이미 하나님께서 대답해 놓으셨다.

우리의 인생이 이 질문 앞에 얼마나 낙담하고 고통스러워할지. 하나님은 이미 알고 계셨다.

오늘도 한 영혼의 구원을 위해 십자가에 피 흘리며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의지하고 나아간다. 뒤통수 맞을 것을 각오하고, 사기당하고 도둑질당할 것을 각오하고 말이다.

그 사랑이 비록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것 같은 사랑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복음기도신문]

탄자니아=김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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