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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ize Wisdom 그를 높이라 (잠4:8) -

[TGC 칼럼] 짧은 인생이 최선의 인생이 되려면

사진: Dewang Gupta on unsplash

뭔가 할 만한 좋은 일이 있는 한, 때때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 

장모 조니는 우리 부부와 함께 산다. 백 살인데도 꽤 건강하다. 그녀가 잘 웃는다. 또 잘 운다. 그리고 종종 농담도 하는데 손자와 증손자들은 그런 그녀를 즐겨 방문한다. 그들은 할머니의 어린 시절 이야기에 흥미를 느낀다. 

지난주에 조니가 지나가며 한 달이 걸린 다니엘서 연구를 마쳤다고 말했다. “다니엘서를요!” 나는 깜짝 놀랐다. 과연 백 살이 된 내가 그 예언적이고 묵시적인 책을 다루고 싶어 할지, 나는 차마 감도 오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그래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조니에게는 그녀를 괴롭히는 한 가지 특별한 질문이 있다. 특히 시력이 좋지 않거나 혈압이 높은 날에는 더 그렇다. 왜 아직도 나는 살아 있는 걸까?

당신은 왜 사는가? 

조니의 남편은 죽었다. 맏아들도 죽었다. 108살까지 살았던 언니가 작년 12월에 우리 곁을 떠났다. 그녀는 관절이 안 좋다. 그녀는 또한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극적인 도덕적 붕괴를 슬퍼한다. 그녀는 이제 천국에 갈 준비가 되었다. 그래서 쉬지 않고 묻는다. “왜 아직도 내가 여기에 있는 거지?”

아마도 항상 숨겨진 이유를 가지고 계시는 주권적인 하나님의 마음에 동참하는 게 내가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대답이 될 것이다. 그러나 내 생각에는 비록 부분적이지만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있다. 

1975년, 스무 살 대학생이던 나는 조니의 질문에 답이 되는 소중한 한 문장을 발견했다. 나는 디트리히 본회퍼가 쓴 감옥에서 보낸 옥중서신, 그리고 그의 친구 에버하르트 베트게가 쓴 그의 전기를 읽었다. 감옥에서 일 년을 보낸 뒤, 그리고 나치에 의해 처형되기 약 일 년 전, 그는 에버하르트에게 “뭔가 할 만한 좋은 일이 있는 한, 때때로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털어놓았다(136).

나는 이 말이 본회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조니에게도 적용된다고 믿는다. 나는 그 말을 믿는다. 나는 본회퍼의 신앙 선언문에 너무나 놀랐고, 처음 읽은 지 4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그의 말은 여전히 내게 영감을 준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가, 존? 당신에게는 지금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펼쳐지는 복음의 위대한 사업에 일조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다.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라!”

악한 날을 잘 사용하기

본회퍼는 히틀러 살해 음모 혐의로 체포된 게 아니었다. 체포 당시만 해도 사건의 줄거리와 그의 역할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음모는 실패했고, 핵심 선동자인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가 다음날 처형되었다. 고문 끝에 동지를 배반할 것이 두려웠던 사람들은 자살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항 활동 속 본회퍼의 역할은 사실상 숨겨져 있었는데, 그건 그가 조국을 사랑하고 정부를 지지하는 다소 순진한 목사인 척 위장했기 때문이었다. 정치 문제에 대해 모르는 척하며 자신이 부당하게 체포되었다고 주장했다. 히틀러의 죽음과 함께 석방될 것이라고 나름 계산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음모에 가담한 그의 역할은 발견은커녕 조사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히틀러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그는 자신의 계략이 먹히지 않을 것이며 죽게 될 것을 직감했다. 주요 음모자 중 한 사람의 일기에서 본회퍼의 이름이 발견되었다. 러시아가 베를린으로 몰려들었고, 본회퍼는 그의 형제, 그리고 다른 공모자 다섯과 나란히 교수형을 당했다.

본회퍼가 “뭔가 할 만한 좋은 일이 있는 한”이라며 삶에 관해서 말했을 때, 전체 문맥을 통해서 우리는 그가 에베소서 5:15-16을 묵상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살피십시오. 지혜롭지 못한 사람처럼 살지 말고, 지혜로운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세월을 아끼십시오. 때가 악합니다.” 그에게 시대가 악했다는 사실은 자명했다. 그는 감옥에 있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윤리학을 완성하려고 했다. 그것이 그가 생각한 시간을 아끼는 길이었다. 

당신에게 주어진 일

본회퍼의 신앙 선언이 나에게 그토록 큰 영향을 미친 이유는 무엇일까? 적어도 두 가지가 있다. 첫째, 본회퍼의 선언은 우리 모두 에베소서 2:10을 믿고 거기에 따라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고,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우리를 만드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미리 준비하신 것은, 우리가 선한 일을 하며 살아가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우리 각자는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남겨두신 선한 일을 갖고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그분의 위대한 사업에 기여하고 하나님의 나라를 발전시킬 수 있다. 그분의 계획은 창조부터 완성까지 쉬지 않고 전개된다. 본회퍼와 조니, 그리고 당신과 나, 우리 모두 다 하나님의 글로벌하고 거침없는 사역 안에서 맡겨진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본회퍼는 하나님이 수많은 경험과 수년간의 성경 묵상을 통해 자신으로 하여금 윤리에 관한 책을 쓰도록 준비시키셨다고 생각했다. 악과 죽음이 그를 둘러싸고 또 감방에 갇힌 상황에서 책을 쓰는 것이 그가 성취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라고 느꼈다. 그리고 시대의 악함을 감안할 때, 그는 우리 모두 오늘날 마땅히 느껴야 하는 것처럼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는 긴급함을 느꼈다.

사는 것은 그리스도이다

본회퍼는 하나님께서 성취하기를 원하신다고 생각했던 일을 마치기도 전에 처형당했다. 조니의 경우, 적극적이고 실질적인 선행을 하고도 남을 긴 생애를 살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내가 본회퍼의 구절을 좋아하는 두 번째 이유로 이어진다. 공개적으로, 매일, 그리고 지속적으로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것은 뭔가 할 만한 좋은 일이 하면서 사는 바로 그 길이다. 성경은 “나에게는, 사는 것이 그리스도이시니, 죽는 것도 유익합니다”(빌 1:21)라 말한다.

본회퍼는 그리스도를 위해서 일을 할 만큼 오래 살았다. 조니는 심지어 백 살에도 할 수 있는 훌륭한 일을 가지고 있다. 다름 아니라 우리로 하여금 육신이 너무 약해지고 이 세상에 지쳐도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것이 무엇인지 보여 주는, 바로 그 일이다. 

솔직히 나는 본회퍼의 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그가 미완성으로 마친 윤리학을 읽는 데 적잖은 어려움을 느꼈다. 나는 또 제자도의 대가를 읽었다. 나는 그 책이 필요하다고는 느끼지만, 실제로 그리스도를 위해 공개적으로, 매일, 그리고 지속적으로 살았으며, 무엇보다 삶과 죽음을 통해 “제자도의 대가”가 무엇인지 온몸으로 보여준 본회퍼가 저자라는 특징이 없는데도 과연 이 책이 오늘날에도 인쇄되어 팔릴 수 있을까에 관해서 의문을 가진다. 

그러나 본회퍼의 책처럼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는 건 책 뒤에 있는 사람이다. 악한 시대와 환경 속에서도 그리스도를 위해 살고, 하필이면 나치즘이 사라지는 상황 속에서 죽임을 당하는 것도, 뭔가 할 만한 좋은 일이 있어서 사는 것이다. 

걷는 자 옆에서 달리기

백 살이 된 조니가 여전히 곁에 있는 것은 그리스도를 위해 사는 것 자체가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그의 나라를 발전시키는 위대한 일이기 때문이다. 단지 방에서 그리스도를 위해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 또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 것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녀는 거의 알지 못한다. 아마도 그녀는 지금 내가 아무것도 아닌 일을 떠들고 다닌다고 비난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백 살에 다니엘서 공부를 마친다는 것이 하나님 나라를 구하고 또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날을 사모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사는 모습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매력적인 그림이라고 말하고 싶다. 

조니의 몸은 여행을 할 수 없지만, 그녀의 간증은 얼마든지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다. 나는 중국, 우간다, 쿠바 등지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보행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녀의 간증은 뛰어다닌다. 조니를 보면서 나는 그녀가 다음 세대가 그리스도를 위해 살도록 권유하는 데 꼭 필요한 만큼 살고 있는 게 아닐까 하고 느낀다. 그것이야말로 뭔가 할 만한 좋은 일이다. [복음기도신문]

원제: The Best Use of Your Short Life

존 엔소 John Ensor | PassionLife의 대표이다. 지은 책으로는 The Great Work of the Gospel이 있다. 

이 칼럼은 개혁주의적 신학과 복음중심적 신앙을 전파하기 위해 2005년 미국에서 설립된 The Gospel Coalition(복음연합)의 컨텐츠로, 본지와 협약에 따라 게재되고 있습니다. www.tgc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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