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수용 정원 10배 넘는 4121명 체류 중
서울 여의도의 6배 크기인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 기록적인 규모의 이주민이 몰려들고 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26일 정오(현지시간) 현재 람페두사섬에는 약 4121명의 이주민이 체류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람페두사섬에는 지난 25일 하루에만 보트 65척이 접안해 총 1918명의 이주민이 섬에 발을 디뎠다. 상륙 건수와 상륙 인원은 하루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26일에도 보트 29척이 도착해 1116명이 람페두사섬에 추가로 상륙했다.
이전에도 람페두사섬에 대규모로 이주민이 상륙한 적은 있지만 하루에 2천명에 육박하는 이주민이 도착한 것은 기록적인 규모라고 현지 언론매체들은 전했다.
지난 2월 이탈리아 서남부 해안에서 이주민을 태운 목선이 난파해 94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한 지 6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탈리아로 향하는 이주민 행렬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람페두사섬은 튀니지 스팍스에서 직선거리가 180㎞에 불과해 유럽으로 향하려는 아프리카·중동 이주민들이 이 경로를 통해 쉼 없이 몰려들고 있다.
현재 람페두사섬 이주민 센터에는 공식 수용 정원(400명)을 훨씬 초과하는 4121명이 체류 중이다.
다만 최근 이탈리아 적십자가 센터를 증축해 공식 수용 정원보다는 더 많은 사람을 임시로 수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람페두사섬 인근 시칠리아주 아그리젠토시 당국은 일부 이주민을 다른 지역으로 조속히 분산 배치하고자 행정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과밀 문제를 완전히 해소하려면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필리포 로마노 아그리젠토 시장은 “람페두사섬은 더 이상 이주민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내무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최근까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로 유입된 아프리카·중동 이주민 수는 10만753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5만2954명)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2021년에는 같은 기간 3만7262명이었다.
국적별로는 기니(1만2856명), 코트디부아르(1만2515며), 튀니지(8588명), 이집트(8017명), 방글라데시(7029명), 파키스탄(6175명), 부르키나파소(5927명), 시리아(4401명) 순이었다.
올해 들어 이주민 유입이 이례적으로 늘어난 데에는 아프리카 식량 위기, 튀니지·리비아 등 이주민 체류국의 외부인 혐오·탄압 증가, 지중해 횡단에 적합한 기상 조건 형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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