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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아프간 철수 2년…탈레반 통치 인정 국가 ‘0’

▲ 교육·고용 권리 요구하는 탈레반 정권 치하 아프가니스탄 여성(EPA=연합뉴스 자료사진)

고립 탈피 노력에도 여성억압·권위주의 통치에 국제사회 대화 꺼fu
공식 인정·대화에 근본 인식차…탈레반 ‘승자의 권리’ vs 서방 ‘양보’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이 재집권한 지 2년을 앞두고 있지만, 지금까지 탈레반 정부를 공식 인정한 국가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탈레반은 2021년 8월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 진입하면서 아프간 전역을 장악했으며 아슈라프 가니 당시 대통령은 해외로 도피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그해 8월말 미군 철수와 민간인 대피 완료를 선언했다.

이후 2년간 탈레반은 적극적으로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려고 노력해 왔으나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의한 권위적인 통치는 버리지 않고 있어 탈레반 정부와 수교 협상에 선뜻 나서는 국가는 없는 상태라고 영국 BBC 방송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탈레반 정부는 국제적인 고립 탈피를 위해 적극적으로 외국에 특사를 보내고 있으며 아미르 칸 무타키 외무장관 대행도 거의 매일 카불에서 외국 대표단을 접견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지도자’로 불리는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가 이례적으로 칸다하르에서 카타르 총리와 비밀회담을 가진 사실도 공개됐다.

이를 두고 국제 외교가에서는 탈레반 정권이 국제적인 고립에서 탈피하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란 평가가 나왔지만, 동시에 여성 인권 등 핵심 문제에서의 견해차를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이기도 했다는 분석이 함께 나왔다.

특히 탈레반 정부가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조치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국제사회의 반감도 커지고 있어 탈레반 정부의 국제사회 진출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탈레반과 접촉하는 것 자체에도 “변화를 촉구하기 위해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견해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간 정권을 처음 잡은 탈레반은 2021년 8월 15일 미군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철수 직후 재집권한 뒤 여성 권리를 제대로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탈레반은 집권 이후 여성의 교육권 제한 조치를 잇달아 내놓은 데 이어 지난 6월에는 최고지도자의 구두 지시라며 전국 모든 지역의 미용실을 한 달 안에 폐쇄하고 폐업 신고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아프간 여성들이 항의 집회를 열자 강경 진압에 나서는 등 여성 인권을 억압하는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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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용실서 시위하는 아프간 여성들 (카불 AFP=연합뉴스 사진)

탈레반은 자국의 여성 권리는 다른 나라가 참견할 문제가 아니라면서 여성 인권 문제를 들먹이는 것은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아프가니스탄 애널리스트 네트워크의 케이트 클라크는 한때 총부리를 겨눴던 사이이기 때문에 서방과 탈레반 사이에는 불신과 경멸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은 아직도 서방 국가들이 아프간을 타락시키려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서방 국가들은 탈레반의 여성 정책과 권위적인 통치를 인정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클라크는 서방 국가들은 탈레반 정부 인정 등 중요한 문제에서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분석했다. 서방은 이를 일종의 ‘양보’로 보고 있지만, 탈레반은 서방 강대국을 물리치고 재집권에 성공했으니 신이 부여한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탈레반의 국제적인 고립이 이어지면서 고통은 고스란히 아프간 국민들이 짊어지고 있다.

유엔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프간 가구의 84%가 식량 구입을 위해서는 빚을 내야 할 상태일 정도로 빈곤 상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기부자들이 등을 돌리고 있어 지난달 말 기준으로 필요한 구호자금의 25% 정도만을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여기에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적인 이슬람 무장단체의 세력 확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현재 카불에는 소규모로 운영되는 유럽연합(EU)과 일본 대표부 외에 서방 국가의 대사관은 모두 폐쇄된 상태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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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학생 교육 금지’ 소식 지켜보는 아프간 여학생 (카불 EPA=연합뉴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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