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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칼럼] 私敎育은 死敎育이 될 수 있다

▲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 사진: 유튜브 채널 투자가카일 캡처

사교육(私敎育)은 공교육의 반대 편에 서 있다. 과거 우리나라는 공교육이 없었고, 학생들은 일인 교사격인 서당 훈장에게 교육을 받았다. 나의 외조부는 안동의 도산서원 근방의 온혜리에서 평생 서당 훈장을 하시다가, 말년에는 도산서원 원장을 두 번이나 지내셨다. 그러니 이조 시대는 그것이 공교육이자 사교육인 셈이다. 그런데 일본이 우리나라를 강점한 후, 우리를 황민화 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 <국민학교>, <중등학교 5년 과정> 그리고 <전문학교> 즉 대학을 만들었다. 이것이 공교육의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당시 공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인텔리라 불렸고, 전문학교 즉 대학생들은 사각모를 쓰고 망토를 휘날리며 지도자들의 반열에 올랐다. 그 외에도 한글을 깨우치는 <공민학교>, <야간학교>는 주로 교회를 통해서 세워졌고, 1900년 전후로 선교사들이 와서 기독교 중·고등학교와 대학들을 많이 세웠다. 1948년 건국 대통령 이승만 박사에 의해서 안호상 박사를 초대 문교부 장관으로 임명하여, <홍익인간>의 기치를 세우고, 공교육의 틀을 잡아 왔다.

우리나라는 말 그대로 교육입국(敎育立國)의 나라다. 자유대한민국은 자원이 없는 나라기에, 사람을 교육시켜 새로운 문물을 깨우치고, 과학과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최상의 길이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의 <기술 입국>, <과학 입국>의 틀을 세워 서양에 교육받은 자들이 대학들과 연구소에 속속 돌아와 우리나라는 세계 6위의 <기술 강국>이라는 자리를 얻었다. 그러다 보니 한국 사람들의 인식은 성공하는 사람들은 교육받은 자요, 그중에도 최고의 명문대학 출신이어야 높은 지위와 출세가 보장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좀 더 좋은 점수를 받아 좀 더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이 학생들의 꿈이어서, 학부모들은 아예 생명 걸고 자녀들의 입시에 매달리게 되었고, 공교육이 중심이 아니고 사교육에 사활을 거는 사회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하기는 1960년대에도 필자는 가정교사를 했다. 필자의 경우는 집안이 가난해서 고등학생 때도 초등학생을 가르치는 가정교사를 해봤고, 서울에서 대학을 다닐 때도 원효로에서 청와대 옆 동네까지 전차를 타고 다니면서 가정교사를 한 적이 있다. 그때는 모든 대학생들의 알바는 대부분 가정교사였고, 명문대학교 학생들은 아예 부잣집이나 권력 있는 집에 가정교사로 입주해서 하숙비를 해결했다. 그것이 오늘날 사교육이다.

그렇다고 사교육이 나쁜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옛날 서양의 국왕들 또는 세자들은 반드시 왕사(王師)가 있었다. 훌륭한 왕사 밑에서 훌륭한 왕이 나왔다. 예컨대 스코틀랜드 제임스 6세, 나중에 영국에 제임스 1세(James Ⅰ)의 왕사는 당대 최고의 석학이자 신학자이자 언어 학자였고, 존 낙스와 함께 스코틀랜드 개혁의 인물인 조지 부카난(George Buchanan)이었다. 부카난은 제임스에게 히브리어와 헬라어를 가르쳤고, 분명한 성경적 세계관을 가르쳤던 왕사였다. 우리나라에도 고려 시대나, 이조 시대에도 왕사가 있었고, 특히 왕세자에게는 덕망이 높은 학자들이 왕재를 만들었다. 최근 우리나라에는 김호중이라는 세계적인 테너가 있다. 한때 불행했던 김호중을 걸출한 테너로 만든 분은, 그가 다니던 고등학교 음악 교사였다. 그의 눈물의 기도와 그리스도의 사랑과 헌신이 김호중이라는 인물을 키워냈다.

그런데 요즘 기업화된 입시학원은 대대적으로 허위광고를 하거나, 마케팅 전략을 통해서 자녀를 명문대학에 보내려는 학부모의 심리를 교묘하게 이용해서 거대한 기업형 입시학원이 세워졌다. 특히 강남과 대치동 일대를 거점으로 서울 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지방 학부형들의 마음을 움직여 입시학원에 등록해서 공부 안하면 아예 명문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고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들리는 말로는 여기에 가르치는 강사들은 사회서 적응이 되지도 않고 공직에도 나갈 수 없는 문제의 사람들로서, 과거 반정부 데모 주동자들이 많다는 소문이다. 어떤 신문에는 거의 90% 이상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불안 심리를 교묘히 이용하여, 그 학원에서 과외를 못 받은 학생들은 대학도 갈 수 없고, 아예 명문대학은 꿈도 꾸지 말라는 것을 광고지를 통해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 밝혀진 바로는 이들이 이른바 <킬러 문항>을 가르치고는 일선 전교조 교사들에게, 은근슬쩍 문제를 흘려서 강남학원 등에 교육 못 받은 사람은 답도 못쓰게 했다는 것이다. 사실이 이런데도 그들의 항변은 입시 문제는 자기들이 내는 것이 아니고, <평가원>에서 내는 것이기에 억울하단다. 그렇지만 강남학원 강사들은 이른바 <수능킬러 문항>을 만들고, 그 연결고리가 어떤 경로든지 유출된 것은 사실일 것이다. 그리고 웃기는 것은, 4살 된 아이를 <영어 유치원>에 입학시키려고 <레벨테스트>를 한단다. 또 <초등 의대반>도 있다. 아예 의과대학교에 갈 아이들을 초등학교 때부터 교육해야 한다는 것이다. 분위기가 이러다 보니 거기에 못 보내는 학부모들은 자기 자녀만 <부진아>가 될까봐 두렵단다. 그러나 사실 강남학원은 <선행학습>을 하는 것뿐이다.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뛰어넘어 중학교 교육을 단숨에 시켜버리고, 고등학교 때 과외받는 학생은 몇 개월 만에 고등학교 전 과정을 다 배우는 선행학습을 하고 있다.

나는 평생을 대학교수로, 총장으로 일해왔다. 일류대학 나왔다고 인생이 성공하는 것도 아니다. 사람으로서 지성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인성(人性)과, 영성(靈性)이다!. 때마침 윤석열 정부가 공교육을 무너뜨리는 <사교육 카르텔>을 뿌리 뽑겠다고 했다. 사교육의 문제를 바로 본 것이다. 그래서 나는 사교육(私敎育)은 사교육(死敎育)이 될 것이라는 염려가 있다. [복음기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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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구 박사 | 전 총신대. 대신대 총장. 40여년간 목회자, 설교자로 활동해왔으며, 최근 다양한 국내외 시사를 기독교 세계관으로 조명한 칼럼으로 시대를 깨우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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