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지도자 공식 발표 아직 없어…경호부대장-총사령관 경합 관측
여당본부 공격한 쿠데타 지지자들, 러시아 국기 흔들며 반프랑스 구호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서아프리카 니제르에서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
니제르군 최고 수장이 쿠데타에 나선 군부 세력의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헌정 질서의 회복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잇따랐다.
알자지라 방송은 군부의 쿠데타 발표 이후 니제르 현지는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쿠데타 지지자들과 기존 정부 지지자들 사이에 긴장이 여전히 높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쿠데타 지지자들은 전날 수도 니아메의 여당 본부를 습격해 주차된 차량에 불을 질렀다.
이들은 국회 앞으로 이동해 일부는 러시아 국기를 흔들며 반(反) 프랑스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이후 내무부는 성명을 내어 공공 기물 파손 행위를 비난하며 추가 통보가 있을 때까지 시위를 금지한다고 밝혔다고 국영 TV가 보도했다.
대통령 경호부대장인 오마르 치아니 장군이 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쿠데타 이후 새 지도자가 아직 공식 발표되지 않은 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전날 쿠데타 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니제르군 총사령관 압두 시디쿠 이사 대장이나 치아니 장군 중 쿠데타 정국의 지도자가 누가 될지 불분명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은 짚었다.
치아니 장군은 지난 26일 늦은 밤 국방군과 보안군 등 군부 인사 10명이 국영 TV에 출연해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을 축출했다고 발표한 자리에는 보이지 않았다.
당시 성명을 발표한 니제르 공군 아마두 아브드라만 대령은 전날 오전 프랑스가 니제르에 군용기를 착륙시켰다며 영공 폐쇄 조치를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AFP 통신은 한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군용기가 국경 폐쇄가 선포되기 전에 이륙했기 때문에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통령궁에 가족과 함께 억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줌 대통령의 석방과 헌정 질서 회복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니제르와 차드에 2천500명의 병력을 배치해 사헬 지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는 프랑스 외무부는 전날 “쿠데타를 단호히 비난한다”며 민주주의 질서의 회복을 요구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바줌 대통령의 석방을 촉구하며 “헌법 질서와 법치를 회복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도 바줌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전날 TV 연설에서 “니제르의 헌정 질서 회복이 필요하다”며 “우리는 쿠데타는 위헌이라는 원칙적이고 명확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웃 나라 베냉의 파트리스 탈롱 대통령을 수도 니아메로 보내 중재에 나선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도 전날 “바줌 대통령이 여전히 니제르의 합법적인 대통령”이라며 재차 그의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쿠데타로 니제르에서 유엔의 인도적 지원 사업이 중단됐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에 따르면 니제르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한 사람은 전체 인구 2천700만여 명 가운데 430만 명에 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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