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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정하 칼럼] ‘땅에 쓰신 글씨 프로젝트’

사진: 원정하

2012년, 처음 인도에 왔을 때, 좋은 전도지를 구하는 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등에서 큰 기독교 출판사들에게 ‘전도지 제작 지정헌금’들을 보내주기는 하는데, 그러면 현지인 문서 사역자들은 그것으로 소박하게나마 생계를 유지하면서, 또 부수는 최대한 많이 찍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도의 인구가 워낙 많고, 사역자는 적으니 질을 최소화해서라도 양을 늘리는 게 우선이긴 했겠지요. 또 알지도 못하는 인도인들을 위해 오랜 기간, 거금을 보내주시는 미국의 성도님들께도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낮은 퀄리티의 공짜 전도책자가 곳곳에 보이다 보니, 돈을 주고서라도 사고 싶은 좋은 전도책자 자체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인식 자체가 ‘전도 책자는 공짜로 얻는 것’이고, 그 대신 운이 좋아야 비정기적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이 되었지요.

가끔 기독교 서점이나 교회 창고에서는 쥐가 갉아먹고 빗물에 썩어가는 게 수십 박스씩 있는데, 정작 필요한 곳에서는 구할 수도 없는 경우가 너무 많았습니다.

게다가 그 퀄리티란 별로 좋지도 않은 종이에, 사진이나 그림 한 장도 없이, 몇십 년 전 간증 하나만 적혀진 경우도 있었으니 말 다했지요. 그리고, 전도책자가 세련되지도 않은데다 박해까지 있으니 더더욱 소극적으로 나누게 되고, 그래서 재고는 쌓이고, 쌓인 재고 때문에 새 전도 책자는 원하지도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중이었습니다.

게다가, 가끔 전도책자나 기드온 성경이 박스채로 폐지 가게에 팔리면인도 경찰이 ‘반개종법 위반행위’ 관련 수사에 나올 때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제일 좋아하는 기독교 만화가 김종두 작가님과 함께, 인도에 만화 전도책자 보급을 위한 사역을 열었습니다. 이름하여 ‘땅에 쓰신 글씨’ 프로젝트(이하 ‘땅글’)입니다. 저희는 인도에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하이 퀄리티 만화 전도 책자와 함께, ‘복음의 한류’가 시작된 것입니다.

2015년부터 지금까지 인도 내의 13개 언어(힌디, 영어, 마라띠, 구자라띠, 따밀, 보즈푸리, 말라얄람, 벵갈리, 텔루구, 칸나다, 오리야, 펀자비, 메이떼이 등)로, 그리고 주변국(네팔, 스리랑카, 태국, 인도네시아)의 언어들로, 이제는 인도와 상관없는 먼 나라들(몽골, 일본, 필리핀, 미국 내 인도인)에서까지 사역이 확장되어지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제까지 138만 6862권의 만화 전도책자가 인도와 전 세계에 배포되었고, 44번의 프로젝트가 아름답게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유중국(대만)의 번체자 버전, 그리고 이집트 아랍어, 기니비사우 크레올어, 캄보디아어로도 공급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한국의 ‘올피플’, ‘성경 2.0’, ‘기독교 대한 여자절제회’, 그리고 인도의 OM등과 열심히 동역 중이기도 합니다.

또한, 인도 빈민가에서조차 스마트폰 보급이 빨라지는 이때, 만화책을 넘어, 만화 영화로도 복음을 전하기 위해 ‘히즈쇼’와 연합하여 성경 애니메이션 힌디어 더빙 및 유튜브 공급 프로젝트도 해 나가고 있습니다.

단톡방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땅에 쓰신 글씨 전체방’, ‘땅글 실무진 방’, ‘땅글 + 올피플’, ‘땅글 + 히즈쇼’, ‘땅글 + 성경 2.0’, ‘땅글 태국’, ‘땅글 인도네시아’, ‘땅글 필리핀’, ‘땅글 몽골’, ‘땅글 재한외국인국’, ‘땅글 편집국’, ‘땅글 홍보국’, ‘땅글 미디어국’… 거기에 그때그때 콜라보레이션 되는 다른 선교사님이나 현지인들과의 대화까지.. 카톡이 불이 날 지경입니다.

“이번에 어디에서 전도집회를 합니다. 몇천 부가 필요합니다.”, “어디에서 어린이 사역을 합니다. 언제까지 몇천 부가 필요합니다.”, “어느 종족 언어로 새로 찍으면 배포 가능합니다. 몇 만 부가 필요합니다.” 등등..

너무나도 가슴 벅찬 소식들입니다. 얼마 전만 해도, ‘이런 거 나누면 위험하다.’, 혹은 ‘소용없다.’는 분들이 많아 설득 영업을 해야 했거든요.(나눠지지도 않는 오래된 전도책자 재고를 엄청나게 갖고 계신 분들도 많았고요.) 그런데 시험 삼아 소량 배포를 해 보신 후, 열매와 간증들을 갖고 대량 공급을 시작하신 분들이 아주 많아지셨습니다. 이제는 홍보는커녕, 들어오는 주문들을 소화하기에도 재정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한번은 정글 깊숙이 가서 인형극을 하고 만화 전도책자를 나누시겠다는 선교사님께서 요청하셨는데, 당장 보내드릴 게 없어서 가슴 깊이 통곡이 나오더군요. 복음 인형극 후에 만화 전도 책자까지 선물하면 효과가 배가될 텐데… 그런 식으로 어떤 곳에서는 난민에게 식사는 나누었는데 식사와 함께 만화 전도책자를 주지 못하고, 어떤 곳에서는 의료 사역을 한 후에 만화 전도 책자를 주지 못하고, 어떤 노방 전도팀은 만화 전도책자를 아끼느라, 더 자주 할 수 있는 노방전도를 아껴서 부활절기에 하겠다고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중단 없는 공급을 꿈꾸며, 이를 위해 결국 개인적으로 수백만 원의 개인 빚을 지기도 했습니다. 인쇄라는 게, 예를 들자면 100만 원에 5000권이면, 만권에는 200만 원이 아니라 150만 원밖에 안 듭니다. 이런 식이니.. 1000권에 한 명만 예수님을 믿는다 해도.. 그런 생각에 가성비를 맞추고 싶어져 개인 재정까지 투입하게 되지요.

때로는 그 시점에서 비교적 풍족한 다른 목적헌금을 이쪽으로 돌릴 명분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헌물을 변개치 말라.(레 27:10)’는 성경 말씀에 그만두기도 했습니다.

사실, 만화선교나 빈민식사를 계속 동원하다 보면, 생활비를 위한 동원은 거의 포기하게 됩니다.(도리어 원래 생활비로 들어오던 선교비가 목적헌금으로 전환되곤 합니다.) 거기에, 우리 생활비까지 만화 전도 책자 제작에 붓게 되기도 합니다.

저뿐 아니라 국제대표 정향범 선교사님을 비롯, 땅에 쓰신 글씨 실무 이사진과 국장급의 선교사님들은 매월 생활비에서 일정 금액을 땅글 기금으로 지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늘 수요에 비해 공급이 느립니다.

저는 어렸을 때, 어린이 Q.T잡지 ‘예수님이 좋아요.’에 연재되던 만화 선교사 열전과 이원복 교수님의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며 자랐습니다. 수도 없이 읽었던 책을 또 읽고 또 읽어 외우다시피 하다가 결국은 먼나라 이웃나라에서 선교사가 되었습니다.

전 세계 곳곳에서 그런 역사가 일어나기를! 138만 명의 아이들의 인생에, 땅글이 공급한 책자는 자기 소유의 유일한 만화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주어진 복음과 구원의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퀄리티를 포기할 수 없고, 공급을 중단할 수도 없습니다.

오늘까지 138만 권, 앞으로 1억 부! 함께 해 주세요!

기도와 후원을 부탁드립니다!

<땅에 쓰신 글씨> 후원계좌
노재근 카카오뱅크 7979-02-21997

사진: 원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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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원정하

[복음기도신문]

원정하 | 기독교 대한감리회 소속 목사. 인도 선교사. 블로그 [원정하 목사 이야기]를 통해 복음의 진리를 전하며 열방을 섬기는 다양한 현장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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