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 세계은행도 지원 가세…”몇달 뒤 한자릿수 가능”
지난해 ‘국가 부도’ 발생 후 74%까지 치솟았던 스리랑카의 월 물가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사회의 지원 속에 22%대로 진정됐다고 이코노미넥스트 등 스리랑카 매체와 외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스리랑카 조사통계국에 따르면 스리랑카의 5월 국가소비자물가지수(NCPI)는 작년 동월 대비 22.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4월 NCPI 33.6%보다 더 낮아진 것으로 73.7%까지 올랐던 작년 9월과 비교하면 51.6%포인트(P)나 대폭 감소한 수치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식품 물가와 비식품 물가는 각각 15.8%, 27.6%로 4월 27.1%와 39.0%보다 낮아졌다.
스리랑카는 콜롬보소비자물가지수(CCPI), NCPI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물가를 집계하는데 앞서 발표된 5월 CCPI도 25.2%로 작년 최고치 69.8%(9월)보다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전문가 셰헌 쿠레이는 “두달 정도 후에는 물가지수가 한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최악의 수렁에 빠졌던 스리랑카 경제는 최근 전반적으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지난 3월 약 30억 달러(약 4조원)에 달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지원이 시작되면서 안정세를 찾는 분위기다.
스리랑카 중앙은행(CBSL)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해 지난 1일 정책 기준금리인 대기성 수신 금리(SDFR)와 대기성 대출 금리(SLFR)를 각각 13.0%, 14.0%로 2.5%포인트씩 인하했다.
폭등하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꾸준히 금리를 인상해온 스리랑카가 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은 2020년 중반 이후 3년 만이었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인플레이션 완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당국은 동시에 인도, 일본 등 주요 채권국과 채무 재조정 협상을 벌이면서 세계은행(WB) 등 다른 국제기구의 추가 지원도 받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가 현재 중국 등 주요 채권국에 빚진 채무 규모는 약 71억 달러(약 9조1천600억원)에 달한다.
중국에서 가장 많은 30억 달러(약 3조8천700억원)를 빌렸고 인도에 16억 달러(약 2조600억원), 그리고 일본 등 그 외 선진국에 24억 달러(약 3조2천억원)의 빚을 각각 진 상태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에는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스리랑카에 대한 3억5천만 달러(약 4천500억원) 규모의 차관 제공 방안을 승인하며 경제 회복 지원에 나섰다.
세계은행도 오는 28일께 스리랑카에 대한 7억달러(약 9천억원) 규모의 지원안을 승인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최근 보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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